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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대통사지, 웅진시대 연구 새 장 열어"

기자명 노중국
  • 기고
  • 입력 2018.05.15 11:07
  • 수정 2018.06.01 19:38
  • 댓글 0

백제 웅진도읍기 최대사찰로 꼽히는 대통사의 구조를 밝혀줄 유물이 공주에서 발견됐다. 노중국 계명대 사학과 명예교수는 기고문에서 “대통사지는 고대 동아시아 불교문화 교류를 이해할 수 있는 단초”라며 “보존과 관리가 우선돼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편집자주

대통사 유물 대거 발견되며
위치 관련 학계 논란 종지부
사지 보존·관리 우선시 돼야

공주는 475~538년 63년 동안 백제의 왕도였다. 이곳에는 궁성인 공산성과 왕릉인 송산리고분군, 이념공간인 대통사지가 있다. 대통사가 백제 사찰이라는 것은 왕궁관련 시설 지구에서 출토된 벼루 바닥에 새겨진 ‘대통사(大通寺)’ 명문에 의해서도 입증된다.

대통사의 위치에 대해 그동안 학계의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대통사임을 확정할 수 있는 백제 당시의 건물이 확인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최근 공주시 반죽동에서 행해지고 있는 발굴조사에서 대통의 ‘통(通)’자의 일부 획이 나오는 기와편, 치미와 귀면와, 망새, 연화문 수막새, 지두문 암막새, 전돌, 불상의 무릎 부분이 남은 소조상, 나한의 얼굴 등이 출토 됐다. 100㎡ 정도밖에 되지 않는 좁은 면적의 발굴에서 나온 이러한 유물은 조사 지역이 대통사지임을 분명히 보여준다. 이로써 대통사지에 대한 논란은 종지부를 찍게 됐다.

한국에서 불교가 공인된 것은 4세기 후반이다. 고구려는 372년 불교를 공인하고 초문사와 이불란사를 세웠다. 백제는 384년 불교를 공인하고 한산에 절을 세웠다. 그러나 이 절들의 위치는 알 수 없다. 527년에 세워진 대통사는 한국 고대의 사찰 가운데 이름과 위치와 건립 연대를 명확히 알 수 있는 가장 빠른 사찰이다. 여기에서 출토된 유물들은 우리나라 최초의 사찰 건축 부재이고 불상이다. 앞으로 조사에서 확인될 대통사지의 구조는 우리나라 최초의 가람 모습이 될 것이다.

대통사지가 확인됨으로써 웅진시대 불교 연구는 새로운 장을 열었다. 대통사가 완공된 527년은 시기적으로 무령왕의 장례가 끝난 525년과 왕비의 장례가 끝난 529년의 중간에 해당된다. 이는 성왕이 부왕과 모후의 명복을 빌기 위한 원찰로서 대통사를 세웠음을 짐작하게 한다.

대통사지는 백제 불교뿐 아니라 고대동아시아 불교문화의 교류를 이해하는데 단초가 된다. 양무제가 세운 동태사와 백제 성왕이 세운 대통사는 모두 대통 연호와 연관을 갖는다. 대통사를 통해 백제와 양나라 사이에 이루어진 불교문화 교류를 파악할 수 있다.

신라는 불교가 전래되는 초기에는 고구려 불교의 영향을 받았지만 이차돈의 순교를 계기로 538년에 불교를 공인할 당시 백제 불교의 영향이 컸다. 이 시기에 백제와 신라는 제라동맹을 맺어 우호관계에 있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통사는 백제 불교와 신라 불교의 관계를 이해하는데 토대가 된다.

한국 고대의 도성에서 가장 중요한 시설은 왕궁, 능묘 그리고 사찰이다. 이를 연결시켜 주는 것이 도로이다. 웅진도성의 중심도로는 공산성의 왕궁에서 나온 성왕이 웅진교를 통해 제민천을 건너 대통사에서 예불하고 왕릉을 참배하는 길이다. 따라서 대통사지는 웅진 도성의 시가지 구조를 파악하는데 기준점이 된다.

공주에서의 고도보존은 단순히 옛 도시를 보존하는 것이 아니라 백제 왕도로서의 고도를 보존하는 것이다. 따라서 백제 왕도의 모습을 밝히고 보존하고 관리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 현재의 발굴 현장은 보존조치하고 발굴기간을 연장해 백제 층에 대한 정밀 조사를 해야 한다. 문화재청과 공주시는 대통사지의 사역(寺域)으로 추정되는 범위에 대한 체계적인 발굴조사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사적 지정 등과 같은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

 

 

 

 

▲ 노중국계명대학교 사학과명예교수
대통사지의 위치가 밝혀짐으로써 백제 왕도로서의 공주시는 통치공간으로서의 왕성 능묘공간으로서의 왕릉, 이념공간으로서의 사찰이라는 주요 요소들을 모두 갖추게 되었다. 대통사지의 전모를 드러내고 잘 보존하면 대통사지는 백제역사유적지구의 확장유산으로 유네스코에 등재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날이 하루빨리 오기를 기대하는 바이다.

 

 

 

 


 

[1440호 / 2018년 5월 1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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