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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다섯 인연이 밝힌 혜암 스님의 삶·사상

  • 불서
  • 입력 2018.05.15 11:34
  • 수정 2018.05.15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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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승 혜암’
혜암선사문화진흥회 지음
김영사
“큰스님만 장좌불와와 일종식을 하셔서 저희가 참 면목이 없었어요. 스승은 정진하는데 제자들은 잠을 자고 있으니 얼마나 한심해요. 그래도 차츰차츰 강도를 높여 큰스님과 함께 용맹정진을 한 것은 잘한 일 같습니다.”

혜암선사진흥회, ‘스승혜암’ 출간
탄신 100주년 앞두고 선양사업
혜암 스님 생전 삶·가르침 회고
5월7일 원당암서 봉정식 갖기도

한평생 장좌불와(長坐不臥)와 일종식(一種食)으로 정진했던 전 조계종 종정 혜암 스님 탄생 100주년을 앞두고, 인연 있는 스물다섯명의 출·재가자들이 스님의 생전 삶과 가르침을 회고했다.

혜암 스님은 항상 후학들에게 ‘공부하다 죽으라’며 참선 공부만큼 중요하고 귀한 공부가 없음을 강조했다. 그런 스님은 1920년 전남 장성에서 태어나 외가에서 성산보통학교를 다닌 후 17세에 일본으로 유학했다. 일본에서 입산 출가를 결심한 혜암 스님은 1945년 일제강점기에서 해방되자마자 귀국길에 오른 후 백양사를 거쳐 해인사로 출가했다.

부모의 반대에도 결연한 의지를 보이며 발심 출가 한 혜암 스님은 출가 후 오로지 참선만을 고집했으며 효봉, 동산, 경봉, 성철, 향곡, 서옹, 전강 스님 등 당대 고승들 회상에서 안거를 나며 정진에 정진을 거듭했다. 이처럼 쉼 없는 정진은 한평생 수행의 방편으로 삼아 지켜온 장좌불와 및 일종식과 어우러져 훗날 스님을 ‘가야산 정진불’로 부르게 하는 이유가 되기도 했다.

▲ 혜암 스님은 한 평생 장좌불와와 일종식으로 정진해 ‘가야산 정진불’로 불리기도 했다.

출가 전 일본에서 수많은 동서양 철학서와 사상서를 탐독했던 혜암 스님은 ‘경전을 여의지 말고 외도의 서적은 마음에 두지 말라’며 수행자들의 경전 이외 서적 읽기를 경계했고, 스스로도 출가 후에는 경전과 선어록 이외의 서적을 가까이 하지 않기도 했다.

스님은 그렇게 평생을 올곧은 수좌의 모습으로 정진하다가 2001년 12월31일 세납 82세, 법랍 56세로 원당암 미소굴에서 후학들에게 “인과가 역연하니 참선 잘하라”고 당부한 후 “나의 몸은 본래 없는 것이요/ 마음 또한 머물 바 없도다/ 무쇠소는 달을 물고 달아나고/ 돌사자는 소리 높여 부르짖도다”라는 임종게를 남기고 입적했다. 그렇게 대중 곁을 떠난 스님의 미소굴에는 주장자, 안경, 회중시계, 돋보기, 그리고 ‘금강경’ 한 권만 남았을 정도로 무소유의 삶을 살았던 선지식이다.

이 책 ‘스승 혜암’은 그런 스님의 삶과 가르침을 곁에서 지켜보고 배워온 후학들의 회고록에 다름 아니다. 혜암선사문화진흥회 이사장 성법 스님은 “큰스님을 가까이 모셨던 스님들과 재가자들의 체험과 증언을 통해 큰스님의 면모와 가르침을 더욱 생생히 접하고 ‘스승부재’의 오늘날 혜암 큰스님의 가르침을 깊이 되새겨 자비와 겸양의 인간 본래 모습으로 돌아가 ‘나’를 찾기 바란다”며 책 속에 담긴 혜암 스님 가르침에서 오늘을 사는 지혜를 얻기를 당부했다.

한편 지난 2011년 설립한 혜암선사문화진흥회는 “포교·교육·승가복지·사회복지사업, 장학·문화사업, 효사상 실천사업, 다문화 지원사업 등을 통해 구도자적 불퇴전의 이정표를 제시한 선사이자 큰 인물인 큰스님의 삶과 업적 재조명” 등의 활동방향을 제시했다. 진흥회는 이에 따라 2020년 혜암 스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혜암대종사문집 정본화사업, 평전간행 등 출판 사업을 비롯해 수행처 순례사업, 학술대회 등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책 ‘스승 혜암’(1만6000원) 출간 역시 혜암 스님 선양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됐으며, 이에 따라 지난 5월7일 해인사 원당암 선불당에서 탄생 98주년 기념법회를 겸해 ‘스승 혜암’ 봉정식이 열렸다. 봉정식에는 해인총림 방장 원각 스님을 비롯해 혜암대종사문도회장 성법, 해인총림 전계대화상 종진, 해인사 주지 향적 스님 등 200여 사부대중이 참석해 혜암 스님을 기리고 생전 가르침을 새겼다.

심정섭 전문위원 sjs88@beopbo.com
 

[1440호 / 2018년 5월 1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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