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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홍창성 교수가 현응 스님에게 건넨 농담

  • 교계
  • 입력 2018.05.20 15:14
  • 수정 2018.05.29 18:06
  • 댓글 14

5월17일 페이스북에 인연 소개
성추행 의혹 진실 속속 드러나
PD수첩 의혹 “거짓으로 판단”

법인카드 문제도 이해되지 않아
“자신 앞으로 나오는 법인카드로
유흥업소서 결제했다는 건 상식 밖”

▲ 홍창성 교수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게재한 글.
MBC PD수첩에 방송된 조계종 교육원장 현응 스님과 관련한 의혹이 조작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홍창성 미국 미네소타주립대 모어헤드 철학과 교수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현응 스님과의 인연을 소개하며 “(현응 스님은) 넘어선 안 될 선을 넘으실 분이 아니다”고 밝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홍 교수는 5월1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경찰조사에 의해 현응 스님에 대한 성추행 의혹이 음해였다는 점이 조금씩 더 밝혀지고 있다”며 “선학원 법진 이사장이 그 배후라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고 밝혔다. 홍 교수는 이어 “(법진 이사장이) 성추행으로 실형을 선고받고서는 물귀신 작전으로 현응 스님에게 동일한 혐의를 씌우려고 흑색선전을 폈다고 하는 분들이 있다”며 “그런데 MBC가 이런 정황을 무시하고 무책임하게 선정적인 방송을 내보냈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홍 교수는 “앞으로도 여러 팩트들이 더 드러날 테니, 당분간 호흡조절을 하면서 지켜보겠다”면서도 “솔직히 나는 이번 성추행 의혹은 거짓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홍 교수는 자신이 경험했고, 여러 사람들에게서 들은 현응 스님에 관한 이야기를 술회했다. 특히 홍 교수는 “내가 경험한 바에 따르면 현응 스님은 넘어서는 안 될 선을 넘으실 것 같지는 않는 분”이라고 단언했다.

홍 교수에 따르면 재작년 여름, 현응 스님은 홍 교수가 미국으로 돌아가기에 앞서 서울 종로의 한 서점에서 만나 책 2권을 선물했다. 당시 현응 스님은 자신이 볼 책들과 홍 교수에게 선물하는 책들을 두 개의 다른 카드로 결제했다. 교육원에서 공식적으로 구입하는 것은 그쪽(교육원)의 법인카드로, 홍 교수에게 선물하는 책들은 개인카드로 결제했다는 것이다.

홍 교수는 “미국에서 26년을 살고 있는 나로서는 그렇게 하는 것이 너무도 당연한 일이어서 무심코 지나쳤었다”며 “그런데 MBC가 현응 스님이 해인사 주지 시절 스님 앞으로 나온 해인사 법인카드로 유흥업소에서 수천 만 원이 결제되었다는 의혹을 제기했는데, 이는 참으로 이해하기 어렵다”고 적었다. 홍 교수는 “이는 내가 경험한 스님과는 너무 다른 이야기여서 그렇다”며 “(스님께서 쓰신) 글 한 줄 한 줄에서 총명함이 넘치시는 분이 유흥업소에 드나드는 것도 모자라 비용이 스님 앞으로 나오는 해인사 법인카드로 결제하는 짓을 했으리라는 것은 참으로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그 이유를 밝혔다.

홍 교수는 또 현응 스님이 해인사 주지를 맡았던 시절을 회고했다. 홍 교수는 “내가 매일 같이 꿈에도 그리는 해인사는, 좀 엉뚱하게도 아직도 중세봉건제로 절이 운영된다”며 “다섯인가 여섯인가 되는 강력한 문중들이 있어 주지스님도 이 문중들 눈치를 보면서 절의 소임을 안배해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적었다.

홍 교수는 이어 “현응 스님이 주지가 되었을 때는 겨우 49세였다”며 “기라성 같은 선배스님들과 강력한 문중들의 기세가 등등한 한국 최고의 사찰에서 49세 젊은 주지가 처음에 어떤 어려움을 겪었을까를 생각만해도 숨이 가쁘다”고 했다. 때문에 홍 교수는 “만약 스님 앞으로 나온 법인카드가 MBC의 방송내용과 같이 잘못 유용되었다면, 나는 이런 상황과 연관되었을 수도 있다고 추측한다”며 “법인카드는 본인이 아닌 다른 사람들이 사용할 경우가 더 많으니까 그렇다”고 밝혔다.

홍 교수는 또 “물론 이런 일들이 있었다면 현응 스님에게는 주지로서의 ‘관리소홀’이라는 책임도 있다”면서도 “그렇지만 나는 중세봉건제 사찰의 젊은 주지가 처했을 어려웠던 상황을 참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 교수는 “이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적자로 허덕이던 해인사를 4년 후 흑자로 전환시키고, 승가대학 등에 기금을 많이 마련해 놓고 해인사를 떠나신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적었다.

홍 교수는 끝으로 재작년 여름, 과한 농담을 던져 현응 스님을 상심시킨 일화도 소개하며 글을 마무리했다.
“스님, 한국불교계는 수준을 맞추기가 너무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수준이 너무 낮아서요.”

권오영 기자 oyemc@beopbo.com

[1441호 / 2018년 5월 2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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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홍창성 미국 미네소타주립대 모어헤드 철학과 교수의 페이스북 전문.

경찰조사에 의해 현응스님에 대한 성추행 의혹이 음해였다는 점이 조금씩 더 밝혀지고 있다. 20여년 전부터 선학원 재산문제로 조계종단과 특히 90년대 중반 종단개혁 당시 기획실(국?)장이었던 현응스님과 관계가 좋지 않다는 선학원 법진 이사장이 그 배후라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자신이 성추행으로 실형을 선고받고서는 물귀신 작전으로 현응스님에게 동일한 혐의를 씌우려고 법진이 흑색선전을 폈다고 하는 분들이 있다.

그런데 MBC가 이런 정황을 무시하고 무책임하게 선정적인 방송을 내보냈을 가능성이 보인다. 그러나, 앞으로도 여러 팩트들이 더 드러날 테니까, 당분간 나는 계속 호흡조절하면서 지켜 보겠다.

호흡은 계속 조절하겠지만 솔직히 나는 이번 성추행 의혹은 거짓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내가 경험했고 또 여러 분들로부터 들은 이야기에 의하면, 현응스님이 품행이 언제나 방정한 얌전한 스님은 아니다. 그러나 범생이보다는 끼가 있는 사람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그 정도는 흠이 아니고 오히려 매력 포인트로 다가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경험한 바에 의하면, 스님은 넘어서는 안 될 선을 넘으실 것 같지는 않은 분이다. 재작년 여름에 종로쪽 어느 서점(영풍문고?)에서 미국으로 돌아가는 길이었던 내게 책 두 권을 사주셨던 적이 있다 - 강병균교수의 <어느 수학자가 본 기이한 세상>과 유시민작가의 책 한 권. 유작가의 책은 공항과 비행기 안에서 다 읽었고 강교수님 책은 얼마 전 구한 그 2탄과 함께 현재 내 책상위에 있다.

그런데 그때 스님은 자신이 볼 책들과 내게 선물하는 책들을 두 개의 다른 카드로 결제하셨다. 분명 교육원에서 공식적으로 구입하는 것은 그쪽 법인카드로, 그리고 내게 사주신 책들은 스님의 개인카드로 결제하셨을 거다. 미국에서 26년을 살고 있는 나로서는 그렇게 하는 것이 너무도 당연한 일이어서 무심코 지나쳤었다. 그런데 MBC가 현응스님의 해인사 주지 시절 스님 앞으로 나온 해인사 법인카드로 유흥업소 지출이 수천 만원이나 결제되었다는 의혹을 제기했는데, 참으로 이해하기 어렵다. 내가 경험한 스님과는 너무 다른 이야기여서 그렇다.

쓰신 글 한 줄 한 줄 총명함이 넘치시는 분이 유흥업소에 드나드는 것도 모자라 비용을 스님앞으로 나온 해인사 법인카드로 결제하는 짓을 했으리라는 것은 참으로 앞뒤가 맞지 않는다. 나는 현응스님과 학문적으로 인연을 시작했지만 그 인연이 깊어지면서 여러 경로를 통해 스님이 어떤 분인가를 알아보면서 인연을 유지했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소위 권승이라는 분들 가운데 현응스님만큼 가난한 스님도 없다는 점이다. 실은 그래서 사람이 쉽게 모이지 않는다는 느낌도 여러 번 받았다, 너무 맑은 물에 물고기들이 모이지 않듯이.

미국 사는 내가 매일같이 꿈에도 그리는 해인사는, 좀 엉뚱하게도, 아직도 중세 봉건제(feudal system)로 절이 운영된다. 다섯인가 여섯인가 되는 강력한 문중들이 있어서 주지스님도 이 문중들 눈치를 보면서 절의 소임을 안배해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현응스님이 해인사의 주지가 되었을 때 겨우 49세였다.

기라성같은 선배 스님들과 강력한 문중들의 기세가 등등한 한국 최고 사찰에서 49세 젊은 주지가 처음에 어떤 어려움을 겪었을까는 생각만 해도 숨이 가쁘다. 그래서, 만약 스님 앞으로 나온 법인카드가 MBC의 방송내용과 같이 잘못 유용되었다면, 나는 이런 상황과 연관되었을 수 있다고 추측하기도 한다.

법인카드는 본인이 아닌 다른 사람들이 사용할 경우가 더 많으니까 그렇다. 물론 이런 일들이 있었다면 현응스님에게는 주지로서의 '관리소홀'이라는 책임이 있다. 그렇지만 나는 중세봉건제 사찰의 젊은 주지가 처했을 어려웠던 상황을 참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스님은 이러한 여러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적자에 허덕이던 해인사를 4년 후 흑자로 전환시키고 승가대학 등에 기금을 많이 마련해 놓고 교육원장의 소임을 위해 해인사를 떠나신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저러나, 내가 재작년 여름 과한 농담으로 현응스님을 상심시켜 드린 말씀을 다시 한번 해야 겠다. “스님, 한국 불교계는 수준을 맞추기가 너무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수준이 너무 낮아서요.”

▲ 홍창성 미국 미네소타주립대 교수. (홍창성 교수 페이스북 캡처)
홍창성 교수는.

서울대학교 철학과 및 동대학원 졸업. 미국 브라운대학교 대학원 철학과 졸업. 철학박사. 현 미국 미네소타주립대학교 모어헤드 철학과 교수. 형이상학과 심리철학 그리고 불교철학 분야의 논문을 영어 및 한글로 발표해 왔고, 유선경 교수와 함께 현응 스님의 저서 ‘깨달음과 역사’(불광출판사)를 영역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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