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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불연대 성명, 소속단체 동의조차 없었다

기자명 법보신문
  • 사회
  • 입력 2018.05.20 17:56
  • 수정 2018.05.31 22:44
  • 호수 1442
  • 댓글 10

5월18일 본지 보도 비판 성명
사실 확인 없이 편파보도 규정
불교포커스·닷컴 성명 기사화
성불연대 단체들 잇따른 반발
“몰랐다” “성명에 동의 않는다”
“종단 비난하는 정치집단 전락”

성평등불교연대가 ‘현응 스님의 미투 제보자 알고 보니 선학원 전 직원’이라는 법보신문의 보도를 비판하기 위해 발표한 성명이 사실과 다를 뿐 아니라 연대단체들의 동의 없이 발표된 것으로 드러났다. 더욱이 법보신문에는 2차 가해 운운하면서 정작 자신들도 성명에서 미투 제보자의 신상을 공개해 빈축을 사고 있다.

법보신문은 MBC PD수첩의 ‘큰스님께 묻습니다’ 보도 내용을 비판하며 “지난 3월 ‘metoo’라는 웹사이트에 조계종 교육원장 현응 스님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는 글을 게재한 데 이어 MBC PD수첩에 출연했던 여성이 재단법인 선학원 전 직원 신씨였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그러자 조계종으로부터 해종매체로 지정된 불교포커스와 불교닷컴은 5월18일 제보 여성의 성씨를 드러낸 것을 문제 삼아 법보신문을 비판했다. PD수첩이 방송에서 성추행 의혹만으로 현응 스님의 실명과 얼굴까지 공개해 심각한 인권침해 및 인격살해에 노출된 것은 전혀 문제 삼지 않던 태도와는 딴판이었다.

PD수첩 방송 직후인 5월3일 성명을 통해 의혹 제기된 스님들을 “후안무치하다” “이것이 진짜 훼불이다” “(참회와 책임만이) 불교사에 더 이상 죄를 짓지 않는 일이다” 등 주장했던 성평등불교연대는 인터넷 매체가 법보신문을 비판하자 마치 기다렸다는 듯 성명을 내고 “법보신문의 보도가 언론의 공정성과 중립성을 해치는 편파보도”라고 주장했다. 특히 이들은 “아직 사실여부가 밝혀지지 않은 사건에 대해 어느 한 쪽의 입장을 기정사실화하고 입증하려는 듯한 편파보도를 중지할 것과 피해자의 신상을 노출하는 2차 피해를 당장 멈출 것”을 법보신문에 요구했다. 이러한 성명 내용은 다시 불교포커스와 불교닷컴에서 곧바로 주요기사로 다뤘다.

그러나 법보신문 취재 결과 이 성명은 연대단체의 전체 동의 없이 발표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소속 단체 구성원들은 성명이 발표된 것을 아예 모르거나 성명의 사실관계가 잘못된 것에 대해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더욱이 성불연대가 주장하는 ‘현응 스님 미투 제보자’의 신상정보가 최초로 유포된 것은 법보신문이 아니라 불교포커스와 불교닷컴에 의해서였다. 성불연대의 주장대로라면 이들 매체가 2차 가해자인 셈임에도 이에 대한 정확한 사실 확인조차 않고 인터넷 매체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여 왜곡된 성명을 발표한 셈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성불연대 소속의 일부 단체들이 정치적 목적을 관철시키기 위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 성불연대가 법보신문을 비판한 성명 태도는 PD수첩이 방송에서 성추행 의혹만으로 현응 스님의 실명과 얼굴까지 공개해 심각한 인권침해 및 인격살해에 노출된 된 것은 전혀 문제 삼지 않던 태도와는 딴판이었다. PD수첩 캡처.

성불연대 성명 내용을 접한 단체들은 “아무런 동의 과정이 없었다.” “이런 내용의 성명이 나올 줄은 전혀 몰랐다.” “PD수첩 내용이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특정인에 대한 비난보다 선행돼야 할 것은 사실규명이다.” “몇몇 단체들의 일방적인 입장을 담아 발표한 것에 문제제기를 하겠다.” “어쨌든 사실이 아닌 이상 법보신문에 사과를 해야 한다” 등 입장을 표명했다.

절차상 문제와 더불어 성불연대가 발표한 성명 내용도 공감을 얻지 못하고 있다. 연대단체들조차 성명에 대한 공감보다는 성명에 담긴 정치적 의도에 대한 불편함을 지적했다. “선학원 법진 이사장의 성폭행 문제로 연대가 시작됐는데 일부 구성원들에 의해 도리어 법진 이사장에 붙어 종단을 공격하는 정치집단으로 변질됐다” “작년 선거 때부터 정치적인 결을 보여 함께 활동하는 데 대한 고민을 하던 중이었다” 등 반발하고 있다.

한편 불교포커스와 불교닷컴은 5월17,18일 나란히 법보신문 보도 비판기사와 성불연대 성명기사를 게재하는 행보를 보였고, 자신들 보도가 오보임이 밝혀지자 5월19일 2차 피해 사과문과 함께 5월1일 기사 내용을 돌연 삭제했다. 하지만 법보신문에 대한 성불연대의 성명은 그대로 게재해 2차 피해에 대한 우려보다 비판을 위한 요식행위라는 논란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법보신문은 성불연대 및 이곳 공동대표인 옥복연 젠더와여성연구소장, 김영란 나무여성인권상담소 소장에게 이번 성명과 관련해 △성명 내용을 모르거나 동의도 않았는데 이들 단체의 이름을 올린 이유는 △내부 의견을 수렴해 성명을 쓰는가, 아니면 누군가 일단 쓰는 방식인가 △이번 성명은 누가 어떤 자격으로 쓴 거고 어떤 과정을 거쳐 발표한 것인가 △피디수첩 방영 직후인 5월3일 발표한 성명에서 “후안무치하다” “이것이 진짜 훼불이다” “(참회와 책임만이) 불교사에 더 이상 죄를 짓지 않는 일이다” 등을 주장했다. 성추행 의혹이 제기됐을 뿐 사실 확인이 이뤄진 게 아닌데 이렇게 쓴 이유는 △성평등불교연대가 5월18일 성명에서 주장한 “아직 사실여부가 밝혀지지 않은 사건에 대해 어느 한 쪽의 입장을 기정사실화하고 입증하려는 듯한” 태도와 성평등불교연대라는 이름으로 나간 5월3일자 성명이 어떻게 다른가 △ 불교포커스와 불교닷컴이 기자회견 자료를 검토도 없이 인터넷에 그대로 올려서 미투 제보 여성의 신상정보가 공개됐다. 이것도 2차 가해의 한 종류라고 볼 수 있는가 △이것이 2차 가해라면 불교포커스와 불교닷컴을 상대로 성명을 낼 의향이 있나 △법보신문은 5월18일 불교닷컴 대표 이석만씨가 선학원 피해여성에게 “(목적지로 가는 동안) 거부표시를 할 시간이 있었는데 왜 하지 않았냐? 수치심을 뒤늦게 표시한 이유가 있는지, 모텔에 들어가자고 강제로 권유하는 등 압박이 있었느냐?” 등을 질문한 문자를 공개했다. 피해자가 이러한 문자를 받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나 △ 알고 있었다면 그때 항의를 했었나, 하지 않았다면 이유는 무엇인가 △이석만씨의 피해자에 대한 이러한 질문은 2차 가해라고 볼 수 있나 △선학원 피해자가 이 질문으로 마음의 상처를 입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에 대해 성평등불교연대 차원에서 대응할 계획은 있나 등을 물었다.

그러나 공문으로 질문을 보내달라던 옥복연 소장 등은 답변 요청 시간까지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

성평등불교연대에는 전국비구니회, 사)지혜로운 여성, 한국불교상담학회, 한국대학생불교연합회, 대한불교청년회, 샤카디타코리아, 불교환경연대, 나무여성인권상담소, 종교와 젠더연구소, 광주전남불교NGO연대, 전북불교네트워크, 참여불교재가연대, 선학원의 미래를 생각하는 모임, 송광한가족상담센터, 교단자정센타, 아카 마지, 본마음심리상담센터, 바른불교재가모임 등 18개 단체가 참여하고 있다.

특별취재팀=남수연·권오영·김현태·최호승·신용훈·임은호·조장희 기자

[1442호 / 2018년 6월 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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