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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김애경의 민들레 우주선

기자명 신현득

위성발사를 민들레 꽃씨로 표현

5월의 들길에서 가장 인기있는 들꽃이 민들레다. 씨가 여문 민들레의 꽃대는 씨앗 하나에 낙하산 하나씩을 단 구형의 예술품이 된다. 그리고 이 씨앗 하나씩을 바람에 날린다. 많은 후손을 너른 자연 세계에 퍼뜨리려는 민들레 엄마들의 소망이다. 그 소망이 이루어져 민들레는 들길 여기저기, 양달 여기저기에 많은 후손을 두고 있다.

민들레 꽃씨가 날리는 장면
인공위성 발사와 매우 흡사
민들레 꽃대는 구형 예술품
많은 곳 씨 퍼뜨리려는 소망

그런데, 민들레의 꽃씨 날리기를 우주선 쏘아올리기에 견주어 노래한 동시가 있으니 관심이 가지 않을 수 없다.

민들레 우주선

고흥반도
우주 기지
민들레 마을.

나로호
발사다.
카운트다운!

- 넷
- 셋
- 둘
- 하나
- 발사!

쓩!
민들레 우주선
떴다!
-김애경 동시집 ‘민들레 우주선’

우리는 본격 우주시대를 열기 위해서 고흥에 우주기지를 마련했다. 고흥반도는 전라남도 동남부에서 남해안으로 돌출한 반도다. 여기에 대한민국 우주기지가 있다. 우주기지에서 15km 떨어진 곳에 우주기지 전망대를 두고 있다. 지상 7층의 이 전망대에 서면 우주기지가 가까이에 보인다.

2013년 1월 30일, 제3차 발사에서 인공위성 나로호가 궤도진입에 성공했다. 태극기 휘장을 단 나로호가 우주에 뜬 것이다. 이날 전망대에서 태극기를 흔들며 카운트다운의 순간을 지켜보던 관객은 나로호를 궤도에 올려줄 로켓이 불을 뿜는 장엄한 광경에 환호성을 질렀다.

우주기지 가까운 민들레 마을에서, 민들레들이 사람들에게 들은 얘기를 지껄여댄다. “얘들아! 우주기지에서 우리가 민들레씨 쏘아서 날리는 흉내를 내며 인공위성 나로호를 쏘았대.”

나로호를 쏘아올린 로켓이 민들레 흉내를 내었단다. 민들레가 할 만한 소리다.

“그 말 맞아. 우리는 아득한 옛적, 조상 때부터 씨앗을 쏘아 허공에 올려 보냈지.”

민들레의 자존심은 대단하다.

“우리도 씨를 쏘아올릴 때 카운트다운을 해 보자. 사람들은 겨우 인공위성이다. 우리는 우주선을 쏘아올리자! 어서 꽃 피우고, 씨앗을 익혀라!”

나이 든 민들레가 하는 말이다.

민들레들은 열심히 꽃을 피우고, 씨를 맺어서, 까만 씨앗 하나에 낙하산 하나씩을 달았다. 이것을 몇 십 개 모아서 공 모양의 예술품을 만들어 꽃대 꼭대기에 달았다. 꽃대는 발사대다.

“같이 쏠까? 쏘자!”

민들레 마을 모두가 민들레 씨 우주선을 같이 발사하기로 하고, 바람에게 부탁을 했다.

“넷, 셋, 둘, 하나, 발사!”

카운트다운에 맞추어 휙, 하고 큰 바람이 닥치며 민들레 인공위성들이 허공에 떴다. 쓩!

“야아아!” 민들레의 함성, “짝짝짝.” 민들레의 손뼉 소리.

이것은 고흥반도 우주기지가 있는 민들레 마을에서 쏘아 올린 민들레 우주선이다.

지은이 김애경 시인은 오랫동안 독서운동을 하면서 동시를 창작해 왔다. 한국아동문학회에서 준 동시문학상(1912) 등을 수상했으며. 지은 책으로는 동시집 ‘민들레 우주선’(2016) 등이 있다.

신현득 아동문학가·시인 shinhd7028@hanmail.net
 


[1441호 / 2018년 5월 2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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