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 사념처의 의미
19. 사념처의 의미
  • 김재권 교수
  • 승인 2018.05.22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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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법인을 여실히 깨닫는 가장 기본적인 수행법

초기불교의 주요교리는 붓다에 의해 자신의 내면관찰이나 외부 존재와의 관계를 통한 연기적 현상들과 그 이치가 유전문과 환멸문의 두 방향으로 전개되는 것을 고려하여 매우 다양하게 시설된 것으로 이해된다. 이런 점에서 붓다의 가르침은 하나의 교설 내에도 이론적․실천적 의미와 그 연결고리가 내포되어 있음을 항상 음미하고 주시해야 한다. 예컨대 화두처럼 항상 챙기고 음미해야 할 문구는 ‘연기를 보는 자 법을 보고, 법을 보는 자 연기를 본다’는 것이다.

초기불교 다양한 수행법 중
37조도품의 첫째 실천항목
신수심법의 4가지 대상에
오롯하게 마음 집중이 관건


일상 속에서 항상 마주하는 실존적 고뇌와 심리적 현상들은 교리와 긴밀한 관계를 가진다. 즉 한 마음을 일으키고 마음의 대상과 조우하는 과정 속에서 일어나는 그 연기적 현상들을 교리적으로 풀이하면 다음과 같다. 요컨대 일상 가운데의 그 한 마음은 5문(눈․귀․코․혀․몸)을 쫓아 6처로, 나아가 그 각각의 대상을 쫓아 6처에서 12처로, 그리고 그 대상에 대한 인식으로 말미암아 18계로 전개된다. 아울러 그 한 마음은 알아차리거나 주의집중(sati)이 없다면, 쉬지 않고 근․경․식의 삼사가 만나는 촉(觸, sparśa)을 거쳐 수(受)․상(想)․사(思) 등의 심리현상들이 생겨나는 12연기나 5온 등의 교리로 전개된다. 이러한 과정을 하나의 흐름으로 볼 때는 연기적 현상이요, 그 개개의 현상을 주시 할 때는 법의 의미로 이해된다.

이러한 인간의 심리구조와 그 연기적 현상들은 우리가 늘 일상 속에서 내면적으로 겪는 역동적인 변화과정들을 보여준다. 결국 이러한 인간의 내면적 심리현상과 그 실존적 상황들은 붓다의 위대한 통찰에 의해 여실하게 초기불교의 주요교리에 반영된 것이다. 이런 점에서 초기불교의 주요 교리에 대한 이해는 앞에서 제시한 ‘연기와 법’의 긴밀한 관계에 대한 연기적 안목과 그 일상적 관찰이나 통찰을 통한 자기내면화를 필요로 한다.

특히 ‘4념처(四念處)’는 초기불교의 다양한 수행법을 하나의 체계로 정리한 ‘37조도품(助道品, bodhipakṣa)’ 가운데 첫 번째의 실천항목을 말한다. 이 ‘4념처’는 ‘4념주(四念住)’로도 불린다. 기본적으로 ‘4념처’는 ‘몸(身)․느낌(受)․마음(心)․법(法)’이라는 네 가지에 대상에 대한 주시와 지속적인 관찰방법을 말한다. 이때 4념처는 네 가지 대상의 각각에 대해 별도로 행하는 방법을 ‘별상념주’로, 네 가지 대상을 연계하여 전체적으로 행하는 방법을 ‘총상념주’로 구별한다.

이와 관련하여 초기경전 가운데 ‘대념처경’에서는 다음과 같이 “비구들이여, 이 도는 유일한 길이니 중생들의 청정을 위하고 근심과 탄식을 다 건너기 위한 것이며, 육체적 고통과 정신적 고통을 사라지게 하고 옳은 방법을 터득하고 열반을 실현하기 위한 것이다. 그것이 바로 4념처(四念處)이다”라고 되어있다. 요컨대 ‘4념처’란 인간의 실존적 고뇌의 문제를 해결한 완전한 행복, 즉 열반을 직접적으로 실현하기 위해 행하는 구체적인 실천방법으로 제시된 것이다.

이러한 4념처를 간략하게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즉 ⑴‘신념처(身念處)’는 몸과 관련된 현상, 즉 호흡과 몸의 움직임(행․주․좌․와) 등을 여실하게 관찰하여 분명히 아는 것을 말한다. ⑵‘수념처(受念處)’는 즐거움․괴로움․즐겁지도 괴롭지도 않은 느낌 등을 여실하게 관찰하여 분명하게 아는 것을 말한다. ⑶‘심념처(心念處)’는 탐욕․성냄․어리석음 등의 마음을 비롯한 혼미하거나 산란한 마음 등을 여실하게 관찰하여 분명히 아는 것을 말한다. ⑷‘법념처(法念處)’는 다섯 가지 장애(五蓋)라 불리는 ①탐욕․②성냄․③혼침과 수면․④도거와 악작․⑤의심의 작용을 비롯한 5온․12처․7각지 등을 여실하게 관찰하여 분명하게 아는 것을 말한다.
결국 4념처는 4가지 대상에 대해 오롯이 마음을 집중하여 ‘사띠(sati)’를 명료하게 확립하는 것이 그 요체이며, 즉 호흡관찰(수식관)을 비롯한 집중과 관찰을 통해 확립된 주의력과 알아차림(sampajñña)으로 ‘무상․고․무아’를 여실히 깨닫는 가장 기본적인 수행법으로 이해된다.

김재권 동국대 연구교수 marineco43@hanmail.net
 


[1441호 / 2018년 5월 2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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