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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이 있더라도 원[願] 없으면 왕생할 수 없어”

중국 정곡 스님의 '무량수경청화' 법문 ①

 

▲ 정공 스님은 중국 정토종을 대표하는 고승 중 한 명으로 ‘무량수경청화’를 통해 정토사상에 대한 바른 이해와 실천 방법을 일러준다.

1927년 3월 중국 안휘성에 태어난 정공(淨空) 스님은 1953년 불법에 심취해 다양한 불경을 익힌 뒤 1959년 대북의 임제사에서 출가했다. 정토신앙으로 중생구제 원력을 세운 스님은 중국 본토를 비롯해 싱가포르, 홍콩, 호주, 미국 등 세계 각지에 정종학회(淨宗學會)를 설립하는 등 정토신앙 확산에 혼신의 노력을 기울여왔다. 법보신문은 정공 스님이 ‘무량수경’ 경문을 가려 뽑아 법문한 ‘무량수경청화(無量壽經菁華)’를 매주 연재한다. 정공 스님의 ‘무량수경청화’는 정토사상 이해와 실천의 길라잡이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무량수경청화기’를 우리말로 소개할 허만항 번역가는 서울대 자연대 동물학과를 졸업하고, 정토종을 중심으로 중국 대승불교를 소개하는 번역불사에 매진하고 있다. 역서로는 ‘정토오경일론’ ‘불설아미타경요해’ ‘아미타경심요’ ‘무량수경심요’ ‘반주삼매경심요’ ‘관세음보살보문품심요’ 등이 있다. 편집자

예경제불은 일체 공경 의미
일심으로 예경이 불법 공부
일심은 보현행이자 평등심

나무아미타불은 일체공덕법
무량수경의 화엄경 귀착점
가장 중요한 부분은 18원

“보현대사의 덕을 쫓아서 수학하시고, 무량한 행원을 구족하여 일체 공덕 법 가운데 안온히 머물러 계신다(遵修普賢大士之德. 具足無量行願. 安住一切功德法中).”

제1경문은 바로 정토종의 종지입니다. 고덕께서는 ‘보현보살행원품’을 정토삼경에 넣은 후에 ‘정토4경(淨土四經)’이라 불렀습니다. 그 근거는 바로 이 경문으로 우리들로 하여금 서방극락세계 49품, 하하품에서 상상품까지 모두 보현의 덕을 닦는다는 사실을 명확히 합니다. 당연히 화장회상(華藏會上)의 41위 법신대사(法身大士)들도 모두 보현보살을 따라 염불하여 서방극락세계에 태어나길 구해야 합니다. 대승경론에서는 보살이 보현행을 닦지 않으면 불도를 원만히 성취할 수 없다고 말합니다.

‘구족무량행원(具足無量行願)’

‘행(行)’은 실행이고, ‘원(願)’은 뜻과 원으로 압축해서 말하면 사홍서원입니다. 사홍서원을 전개하면 바로 무량행원입니다. 보현보살은 십대원왕(十大願王)을 무량한 행원의 총강령으로 삼습니다.

십대원왕의 첫 번째는 예경제불(禮敬諸佛)입니다. 제불은 일체중생을 포괄합니다. ‘화엄경’ ‘원각경’에서 모두 이르시길, “일체중생은 본래 성불하였다(一切衆生本來成佛)” 하셨습니다. 그래서 예경제불은 과거불·현재불·미래불(일체중생)을 평등하게 공경 예경함을 뜻합니다. 경전 말씀에 따르면 일체 유정중생은 모두 불성을 가지고 있고, 무정중생은 법성(法性)이라 부르며, 법성과 불성은 하나의 자성(性)입니다. 그래서 의식(儀式)상에서나 외형상에서나 갖가지 차별이 있지만 마음속의 존경은 털끝만큼도 차별이 없습니다. 예경제불로부터 불교를 배워야 합니다.

지극히 높고 위없는 불법은 예경으로부터 배울 뿐만 아니라 불문의 법요집에서 늘 ‘일심공경(一心恭敬)’ ‘일심예경(一心禮敬)’을 염송합니다. 일심(一心)이 바로 보현행으로 일심은 평등합니다. 부처님을 대할 때도 이 마음이고, 사람을 대할 때도 이 마음이며, 동물을 대할 때도 이 마음이고, 가구들을 대할 때도 이 마음입니다. 이것이 바로 일심입니다. 두 마음, 세 마음이면 공경하지 않는 것이고, 보현행이 아닙니다.
 

 

▲ 그림은 ‘정토4경’으로 불리는 ‘보현보살행원품’ 변상도 일부.

두 번째는 칭찬여래(稱讚如來)입니다. 여래와 제불은 어떤 차별이 있습니까? ‘불(佛)’은 상(相) 차원에서 말한 것으로 일심으로 평등하게 공경하여야 합니다. 여래는 성(性) 차원에서 말한 것으로 만약 성과 상응하면 선한 일로 우리는 이를 찬탄하여야 하고, 상응하지 않으면 나쁜 일로 찬탄하지 말며, 단지 공경하기만 하여야 합니다.

‘화엄경’에서 선재동자는 방문 드리는 선지식 한 분 한 분마다 반드시 먼저 예경을 드리고 그런 후에 찬탄합니다. 그러나 53선지식 중에서 세 분은 예경을 드리지만, 찬탄은 하지 않습니다. 첫째 분은 승열바라문으로 어리석음[愚痴]을 대표합니다. 두 번째 분은 감로화왕으로 성냄[瞋恚]을 대표합니다. 세 번째 분은 벌소밀다녀로 탐냄[貪愛]을 대표합니다. 탐·진·치에 대해 선재동자는 예경은 드리지만 찬탄하지는 않습니다. 이로써 찬탄은 선법을 찬탄하는 것이고 악법을 찬탄하지 않지만, 예경에서는 선악의 분별이 없음을 알 수 있습니다.

보현보살께서는 십대원으로 무량한 행원을 귀납하셨고, 아미타부처님께서는 48원을 세우셨습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구족(具足)입니다. 우리는 원을 구족하고 있습니까? 만약 믿음이 있고 행이 있지만 원이 없다면 서방극락세계에 왕생할 수 없습니다. 이번 생에 왕생하길 정말 희망하신다면 반드시 ‘무량수경’ 48원을 염송하고 배워서 48원을 자신의 본원으로 바꾸어야 합니다. 그러면 구족됩니다. 48원이 바로 무량행원입니다. 보현보살 십대원왕과 사홍서원은 모두 그 가운데 있습니다.

‘안주일체공덕법중(安住一切功德法中)’

일체공덕법은 바로 나무아미타불입니다. 49년 설하신 일체법 중에서 어느 것이 제일입니까? 대부분 ‘화엄경’이 제일이라고 인정합니다. ‘화엄경’은 경중의 왕이고, 근본 법륜입니다. ‘화엄경’을 다시 ‘무량수경’과 비교하면 ‘무량수경’이 제일입니다. 왜냐하면 ‘화엄경’은 최후에 이르러, 보현보살 ‘십대원왕이 극락으로 인도하고 돌아가야(十大願王,導歸極樂)’ ‘화엄경’이 원만하기 때문입니다. ‘무량수경’은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서방극락세계를 말합니다. 그래서 그것은 ‘화엄경’의 귀착점(歸宿)·총결론이자 제일의 제일이라고 말합니다. 무량수경에서는 48원이 제일입니다. 이는 아미타부처님 당신이 직접 말씀하신 것으로 전체 경전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입니다. 고인께서는 48원 중에서 제18원이 제일이라 말씀하셨습니다. 제18원은 바로 ‘임종시 명호를 십념에 이르기까지 정념이 이어지면 왕생하도록 하겠나이다(臨終十念往生)’는 원으로 이는 명호공덕의 불가사의함을 설명합니다. 그래서 이 한마디 명호가 바로 ‘일체공덕법’입니다. 한마디 명호는 총 강령으로 이 강령을 잡으면 모든 일체 법·일체 경전·일체 법문을 전부 장악합니다.

안주(安住)는 마음을 아미타불에 머무는 것입니다. 진정한 수행인은 이번 생 한가운데 온당하게 빨리 성취하고 싶으면 이 한마디 부처님 명호이면 충분합니다! 경전 염송과 독경으로 이치를 밝혀서 도리를 명백히 이해하고 사실을 똑똑히 알면 믿음이 건립 되고, 다른 것은 저절로 내려놓게 됩니다. 우리가 정토법문을 한번 듣고 환희하고, 믿으며, 받아들여서 수학하기로 원과 뜻을 세우면 이 점에서 우리는 문수보살과 비교해도 다르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그도 이 법문을 선택하였고 나도 이 법문을 선택하였으며, 그도 지혜롭게 선택하였고 나도 지혜롭게 선택하였기 때문입니다. 이(理)와 사(事)에 통달하여 명료하여야 마음이 비로소 진정으로 나무아미타불 부처님 명호 가운데 진정으로 안온히 머뭅니다. 이것이 바로 일체공덕법입니다.

허만항 번역가 mhdv@naver.com
 

 

[1441호 / 2018년 5월 2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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