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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수동자’라는 김문수 후보 “남북공동발원문 왜 하나 의문”

  • 교계
  • 입력 2018.05.23 15:59
  • 수정 2018.05.23 16:09
  • 댓글 7

5월23일 교계기자간담회서 언급
“절만 있고, 스님도 불교도 없는
북한과 공동발원문 발표는 의문”
“차별금지법, 동성애 때문에 반대”
“당선되면 서울시에 종무과 신설”

 
김문수 자유한국당 서울시장 후보가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남북불교계가 공동 발표한 ‘통일기원 남북합동발원문’에 대해 평가절하하는 듯한 발언을 해 논란이 예상된다.

김 후보는 5월23일 서울 인사동에서 서울시장 출마와 관련해 교계기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어제 조계사에서 남북불교도 통일염원 공동발원을 발표하는 것을 봤다”며 “북한에는 스님이 없고, 절은 있지만 불교는 없다고 들었는데 오직 공산당 김일성, 김정은 사상만 있는 북한과 어떻게 공동발원을 할 수 있는지 의문이 들었다”고 지적했다.

김 후보는 이어 “북한에 있는 조선불교도연맹이라는 곳이 있다는 데 그들이 스님이냐?”고 반문한 뒤 “전부 성분 좋은 노동당 당원이다. 공동발원문을 하기 전에 그(북)쪽에도 자체적으로 종단을 만들게 하고 신앙의 자유를 주도록 한 뒤에 공동발원을 발표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 후보의 이 같은 발언은 3년 만에 재개된 ‘남북불교 공동발원문’을 평가절하하는 것으로 비쳐질 수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사실 1997년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남북불교계가 처음 발표한 ‘남북공동발원문’은 경색된 남북관계를 완화시킨 기폭제가 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매년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발표된 남북공동발원문은 한민족의 공통된 정신문화인 불교를 통해 남북 평화통일을 이루겠다는 불자들의 염원이 담겨 있는 것으로 그 자체만으로도 큰 의미를 갖는다.

그러나 이명박․박근혜 정부가 대립일변도의 대북관계를 고수하면서 남북관계가 경색되고, 급기야 2015년부터 정례적으로 발표되던 남북공동발원문도 무산됐다. 이런 가운데 문재인 정부 들어 남북정상회담이 진행되고 남북관계가 완화되면서 남북공동발원문도 3년만에 발표될 수 있었다.

그럼에도 서울시장 후보로 나선 김 후보가 조불련 관계자를 “노동당 당원”으로 지칭하고 사회주의 체제의 북한에 “신앙의 자유” 등을 언급하는 것은 남북관계 개선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 후보는 자칫 자신의 발언으로 논란이 불거질 것을 예상한 듯 이날 “공동발원문은 좋고, 내용에는 동의한다”면서 “다만 (북쪽에도 발원문을 발표하는) 주최가 있느냐는 질문이 생기더라”고 한 발 물러섰다.

 
김 후보는 또 이날 ‘개인의 종교와 성적 신념 등은 어떠한 경우에도 차별받아서는 안 된다’며 조계종 등 불교계가 정치권에 꾸준히 제정을 요구했던 ‘차별금지법’에 대해 반대 입장을 밝혔다.

김 후보는 “차별이 있어서는 안 되지만 동성애에 대한 문제는 별개”라며 “남성간 동성애는 ‘항문성교’를 하기 때문에 에이즈 등 청결에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이어 ‘종교나 성적정체성에 있어 차별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게 차별금지법의 취지가 아니냐’에 대해 “동성연애, 그 중에서 남성간 동성애는 에이즈가 발생할 수 있고 그렇기 때문에 어떤 명분으로도 확고하게 반대한다”며 “여성간의 동성애는 그런 문제가 아주 희소하기 때문에 (크게 반대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이날 간담회에서 비록 자신은 가톨릭 신자지만 불교와 인연이 깊다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김 후보는 ‘친분이 있는 스님이 있느냐’에 대해 “전 용주사 주지를 지낸 정현 스님은 가까운 친척관계”라며 “또 부천 석왕사 주지 영담 스님은 내가 국회의원이 되도록 만들어주신 분”이라고 설명했다.

김 후보는 또 이날 자신이 경기도지사 시절 △도청에 다른 시도와 달리 처음으로 ‘종무과’를 신설해 스님들과 사찰의 민원을 해결해 줬던 일 △불교문화 선양을 위해 각종 예산 등을 대폭 지원했던 사례 등을 소개했다. 이 때문에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 후보의 보좌관은 “사찰에서 스님과 불자들이 김 후보를 ‘문수보살’ ‘문수동자’등으로 부른다”고 전하기도 했다.

김 후보는 “불교는 누구든지 받아주는 열린 마음을 가지고 있어 늘 긍정적인 생각을 갖게 한다”며 “불교는 단순히 종교라기보다 우리의 문화이자 정신이다. 그렇게 때문에 우리 전통문화가 선양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김 후보는 “서울시장에 당선되면 가장 먼저 할 일은 경기도지사 시절 했던 것처럼 서울시에 ‘종무과’를 만들겠다”며 “이를 통해 전통사찰이 각종 제재로 겪는 불편을 우선적으로 해결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권오영 기자 oyemc@beopbo.com

[1442호 / 2018년 6월 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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