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유는 내 생활의 지표”
새해를 맞이하는 기분은 누구나 설레이기 마련입니다. 주로 새해는 어떻게 맞이합니까. 특별히 찾아가는 장소나 함께 시간을 보내는 사람이 있는지요.
장동건 : 2000년 새해는 가족들과 함께 성북동의 사찰 성라암에서 새벽을 맞이했었습니다. 올 새해는 영화 촬영이 계속돼 특별한 계획을 잡지 못했습니다. 연초는 가급적 가족들과 함께 보내려고 노력합니다.
영화라면 지금 한창 촬영중인 ‘친구’ 이야기인 것 갔습니다. 영화 ‘친구’는 어떤 내용이며 어떤 역할을 맡고 있습니까.장 : ‘친구’는 70년대 초부터 90년대 초까지 부산에서 자란 네 친구의 엇갈린 삶과 우정을 그린 ‘휴먼성장드라마’입니다. 제 역할은 불우한 환경에서 자라나 생존을 위해 건달이 될 수밖에 없었던 ‘동수’라는 인물입니다. 개봉은 3월 쯤입니다.
요즘은 일체의 방송 출연도 삼가면서 드라마보다 영화에 더욱 주력하고 있는 듯합니다.
장 : 드라마는 순발력과 많은 집중력을 요구하는데 비해 단발성이고 시간에 쫓길 때가 많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반면 영화는 배우 입장에서 충분한 시간과 공을 들여 연기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이죠. 또 그 배우를 보기 위해 관객이 돈을 주고 줄을 서서 보러 오는 노력을 해주신다는 점에서 배우에게는 큰 성취감을 얻을 수 있는 작업이기도 합니다.
베트남에서도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데, 대부분 드라마를 통한 것 같습니다.
장 : 드라마 ‘의가형제’ ‘청춘’ 등이 소개되면서 좋은 반응을 얻었습니다. 하지만 내년에도 국내에서의 영화촬영에 주력할 계획입니다. 해외는 몇 차례 방문 정도만 생각하고 있습니다. 요즘 영화가 정말 재미있거든요.
영화배우이기 때문에 불편한 점이나 불만스런 점도 있나요
장 : 물론 불편한 점도 있지만 이젠 익숙해졌습니다. 지금은 오히려 제가 좋아하는 연기를 오래 동안 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더 커졌습니다.
혹시라도 다른 직업을 생각해 본 적이 있나요. 어렸을 때 희망은 무엇이었나요.
장 : 지금 막 생각난 건 국어 선생님이나 체육 선생님 정도? 어렸을 때는 물론 대통령이었죠.
근래 CF 출연도 눈에 띄게 늘었습니다.
장 : CF 연기는 과장되고 오버해야 할 때가 많습니다. 좋은 경험이 되기도 하지만 쑥스러운 경우도 많아요. 특히 야외 촬영 때는 더한데요, 얼마 전 촬영한 모 광고의 정비소 장면 촬영 때 구경나오신 관중이 어찌나 많은지. 아무리 영화배우라도 긴장되고 쑥스럽고…. 담력테스트 한번 제대로 한 셈이죠.
드라마 영화 CF, 정말 다방면에서 바쁘네요. 덕분에 학업(한국종합예술학교 연극과)은 중단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장 : 학교 방침이 ‘외부 활동 금지’라니 현재로서는 방법이 없어요. 96년에 중퇴한 상태인데 당시에는 연기를 하고 싶다는 생각밖에 없어 앞 뒤 생각할 겨를이 없었죠. 2학년까지는 마쳤는데 학업을 계속하고 싶다는 생각이 점점 더 간절해집니다.
좀더 개인적인 이야기를 해 볼까요. 가족 관계는 어떻게 되나요.
장 : 할머니. 부모님. 남동생
결혼을 생각할 나이인데요. 이상형의 여성상은 어떤 스타일인가요.
장 : ‘이 여자와 결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상대가 나타난다면 언제든지 하고 싶습니다. 이상형이라고 하기보다는 연예인인 저를 많이 이해해주는 현명한 여자를 만나고 싶습니다.
살아오면서 가장 힘들었던 때는 언제였나요.
장 : 고등학교 졸업 후 삼수 시절. 그때 아버지가 제게 주신 책이 법정스님의 《무소유》였어요. 제겐 많은 도움이 됐죠.
불교와 처음 접한 것도 그 때였나요.
장 : 할머니와 99년 돌아가신 할아버지 두분 모두 신심 깊은 불자셨어요. 덕분에 자연스럽게 불교를 접했지만 저는 썩 훌륭한 불자는 못되는 것 같았어요. 다만 지난해 돌아가신 할아버지를 사찰에 모시며 그때 스님께서 풀이해주신 ‘천수경’의 가르침이 오래 동안 마음에 남았습니다. 법정스님의 가르침은 지금까지도 제 생활의 기준이 되고 있어요.
오랜 시간 말씀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2001년 새해를 맞아 본지의 독자와 팬여러분들께 새해 인사 부탁 드리겠습니다.
장 : 새해에도 건강하고 복 많이 받으시고, 부처님의 보살핌이 모든 분들과 가정에 함께 하기를 기원합니다.
남수연 기자
namsy@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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