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은 불가의 화합정신을 잊지 않았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 주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분규사태로 치닫고 있는 태고종을 보면서 과연 태고종이 진정한 승단인지를 묻지 않을 수 없다. 양측의 주장을 놓고 누가 옳고 그른지를 떠나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은 양측에 있음을 지적하는 바이다. 현 태고종 집행부는 화합종단답게 인사 문제에 신중을 고려했어야 했다.
인사는 총무원장의 고유권한이라 하더라도 화합 속에 출범하는 총무원 집행부인만큼 적어도 태고종 사부대중이 납득할 만한 인사를 단행했어야 했다. 승려대회준비위측도 책임이 크기는 마찬가지다. 그 동안 승려대회준비위측의 핵심 실무자들이 총무원장을 만나 그들의 요구 사항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승려대회준비위측의 요구 사항 관철 절차나 협의 자세가 강압적이지는 않았는지 돌이켜 보아야 한다. 또한 요구사항이 관철되지 않는다 해서 승려대회로 모든 문제를 풀려고 하는 자세는 옳지 않다. 따라서 우리는 현 총무원 집행부나 승려대회준비위가 다시 협상 테이블에서 머리를 맞대길 기대한다. 양측 모두 종권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진정으로 종단을 다시 일으켜 세우고자 하는 마음만 확고히 한다면 분명 방법을 찾을 수 있다고 본다. 세속에서 벌어지는 극과 극의 대립만 고수 한다면 이번 분규는 자칫 분종으로 귀결될 수도 있다는 것을 누구보다 태고종 내부 책임자들이 잘 알고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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