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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 지도자 육성하자

  • 기고
  • 입력 2004.08.10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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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엄경 보현행품에, “일체의 세계는 한 티끌 속에 들어가고 동시에 그 한 티끌세계는 일체세계에 들어간다”라는 구절이 있다. 이것을 흔히 “一卽多, 多卽一” 또는 영어로는, “one-in-all, all-in-one”이라고 요약해서 표기할 수 있다. 현실적이고 감각적으로 부처님의 일즉다 사상을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는 것이 현재의 사이버공간이다.


현실세계 실상이 곧 인터넷 세상



사이버공간에서는 시간적으로 전혀 제약을 받을 필요도 없이 무한대의 공간이 연출될 수 있다. 그 무한대의 공간세계는 그것을 창출한 어느 하나의 세계를 진원지로 했기 때문에 그 하나의 세계로 귀결되면서, 동시에 그 무한대의 공간세계와 조금도 차이가 있거나 틀리지 않는다. 그래서 컴퓨터를 생산하고 판매하는 한 회사는 자사 제품의 우수성을 선전하면서, “one-in-all” 기계라고 크게 광고하기도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여기서 들어간다는 것이 참으로 묘하면서도 깊은 의미를 가지고 있다. 깨달음의 세계가 아닌, 우선 현실의 사이버공간에서 들어간다는 뜻의 묘미를 짚어 볼 수 있다. 컴퓨터는 자기가 아는 만큼 이용한다. 사용하는 사람의 컴퓨터 조작이니 이용능력에 따라서 컴퓨터의 기계적이고 기술적인 역량은 크게 차이가 난다. 이때 사용한다는 것을 들어간다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으면 아마도 부처님의 보입(普入)사상을 현실적으로 좀더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기술수준과 인간의 인지능력이 발달하면서 점점 더 쉽게 이용할 수 있으면서 동시에 더 훌륭한 정보를 다룰 수 있는 컴퓨터나 기계들이 개발되고 있지만, 결국에는 개인들의 컴퓨터 조작능력이나 들어가는 능력이 중요한 변수이다. 즉 컴퓨터를 사용할 능력과 기술은 각자의 문제이고 과제라는 뜻이다. 그래서 부처님은 수 천년 전에 또한 자기자신의 발견, 즉 자성을 강조하신 것일 것이다.

부처님의 사상과 가르침이 이렇게 정확하게 증명되고 있는 현실세계의 실상인 사이버세계에 살고 있는 지금의 우리들은 이것을 얼마나 잘 알고 실천하고 있는가 하는 점에서는 의문이 갈 때가 많다. 세계적으로는, 비행기를 몰고 도시 한가운데의 빌딩으로 돌진하는 일이 발생했고, 여기에 격노하여 철저하게 응징하는 전쟁을 치르고 있다.

한반도만 하더라도 문제는 그리 간단하지 않다. 남쪽에서는 처치곤란인 쌀을 북쪽에서는 없어서 야단이고, 뚱뚱해진 몸을 날씬하게 하기 위해서 밤낮으로 뛰고 설치는 반면에, 먹지 못해서 누렇게 뜬 얼굴로 산천을 헤매는 일들이 발생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지도자는 일즉다의 부처님 사상이 어떻게 현실사회에서 실현되고 있는 지를 잘 모르고 있다.

현재의 사이버세계는 부처님이 말씀하신 일체세계가 하나의 세계이기 때문에 모든 것이 하나와 통하면서, 동시에 하나는 그 모든 것과 다르지 않다는 확실한 사실을 우선 정확하게 알고 있을 필요가 있다. 알았으면 이것을 현실에서 생활화하는 길을 찾아야 할 것이고, 이것은 역시 조건과 환경과 처소에 따라서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날 것이다. 그 하나의 모습이 현재의 지도자상이다. 태어날 때부터 지도자가 있을 수 없다. 물론 지도자적인 자질과 정신을 보다 많이 가지고 태어날 수도 있지만, 본질에서는 누구든지 조건과 환경과 때, 즉 인연이 맞으면 지도자가 될 수 있어야 한다.



정의, 사이버 공간서도 구현돼야



또한 이와 같은 사실을 교육하고 훈련하여 지도자를 육성하는 일이 중요하다. 이것이 사이버사회의 지도자상이다. 이것이 또한 부처님의 일즉다 사상을 실천할 수 있는 지도자상이다. 모든 삼라만상은 절대평등하고, 절대각자라는 부처님의 중심사상이 현실세계에서 곧바로 실천되는 세상에서의 지도자상이다. 이와 같은 지도자는 남을 인정하지 아니하면서 나만을 인정하고 존경하라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아니할 것이다. 나와 남을 구별하거나 지도자나 추종자를 분리시키는 어리석은 세계에 안주하는 지도자는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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