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이라마의 반야심경/달라이라마 지음
<般若心經>은 불교신자라면 누구나 외울 수 있고 늘 외워야 하는 짧은 경전이다. 중국과 일본, 베트남은 물론 티베트까지 동아시아와 중앙아시아 대부분의 불교국가가 본격적인 법회를 열기 전에 꼭 독송하는 이 경문은 길어야 3분이면 음송이 끝나지만 그에 대한 해설은 책 한권 분량도 적다고 여겨질 만큼 그 속에 깃든 의미와 뜻이 깊고도 오묘하다.
금강승불교-티베트불교를 대표하는 달라이라마가 대승불교 정신이 압축된 좥반야심경좦에 대한 일반의 이해를 높이기 위해 가졌던 강연(캘리포니아 마운틴 뷰, 약사여래정토센터 주최)을 책으로 다시 정리한 이 좬달라이라마의 반야심경좭은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이며 티베트불교의 한 종파인 겔룩파의 학자이기도 한 달라이라마의 학자로서의 위용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책이다.
좥반야심경좦의 주요사상인 ‘空性’에 대해서 주로 설명하고 있는데 흔히들 공성이라 하면 ‘아무 것도 존재하지 않는다’ 류의 허무주의를 연상하거나 ‘나’라는 고정된 실재가 없기 때문에 책임질 것도 없다는 식으로 이해하기도 하는데 달라이라마는 이 책(강연)을 통해서 ‘공성이야말로 우리의 내면을 명확히 이해시키는 테제이며, 그리하여 고통이 없는 완전한 깨달음을 이루게 하는 진리’로 소개하고 있다. 현대사회 속의 종교라든가 불교의 기반, 대승불교 등등 불교전반에 대한 이해를 돕는 말로 주제에 접근하여 반야심경 속 주요 주제와 단어에 대한 설명, 보살수행의 의미 등으로 강의를 전개하고 있다.
논리전개에 거침이 없을 뿐 더러 수많은 복잡한 의미가 함축된 불교용어들을 설명하는데 있어서도 완전히 자기화한 언어와 확신으로 대중을 설득하고 있어 ‘스승으로서의’ 달라이라마의 면모를 느낄 수 있다. 법문이나 강연은 글과 달라서 듣는 청중의 반응을 살피며 진행하게끔 되어 있다. 법문을 듣는 이들의 수준과 강연 현장의 반응이 곧 피드백 되어 원고지 위에서 출발한 논지 보다는 아무래도 받아들이는 이의 입장에서 전개되는 장점이 크다. 이 책은 바로 그러한 달라이라마의 걸러지지 않은 육성을 만나는 기쁨에다가 종합적인 관점과 방법으로 불교의 가르침을 깊이 이해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8,500원
김민경 부장
mkkim@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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