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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교기법 새롭게 정비하자

지난달 초 대구 동화사에서 전국 직능·직장인 불자회 임원 수련법회가 있었다. 오랜만에 열린 법회라 태풍이 한반도에 상륙해 휘몰아치는 가운데서도 많은 불자들이 참가해 성황을 이루었다. 특히 새벽4시부터 1 시간에 걸친 3보1배는 경험하기 힘든 진기한 이벤트로 이번 법회의 하이라이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법회에 참가한 대부분의 불자들이 3보1배를 잊지 못하고 두고두고 되뇌는 것은 이번 행사가 그만큼 성공적이었음을 말해준다.

필자에게 있어서도 이번 법회는 무척 인상적이었다. 그러나 불자들을 교육하기 위한 체계적인 시스템이 갖추어져 있었다면 법회가 더욱 빛났을 텐데…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 예를 들면 연수원 같은 것 말이다. 1박2일간의 짧은 산사체험이기 때문에, 또 스님들이 수행하는 것과 같은 체험을 하도록 짜여진 수련회이기 때문에 웬만하면 그냥 참고 견딜 만하지만 젊은 불자라면 현재의 시스템에서는 불편함을 느낄 수밖에 없다. 다시는 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는 초발심 불자들도 있을 법하다.



불편함 지나치면 역효과

견디기 힘든 것은 탈의실과 목욕탕의 부재였다. 탈의실이 정해져 있지 않아 교육장 뒤편에서 그냥 옷을 갈아입을 때는 순간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또 사물함이 없어 벗어놓은 옷가지나 세면도구 등을 그냥 방치했다. 법회가 진행되는 동안 여간 신경 쓰이는 것이 아니었다. 연수원이 있다면 간단히 해결될 수 있을 문제다. 또 108배로 땀이 밴 옷을 입고 그냥 잔다는 것도 견디기 어려웠다. 식사도 마찬가지였다.

이러한 불편은 연수원 부재에 의한 것으로 대부분의 사찰에서 비슷한 실정인 것 같다.

불교도 젊은 신도를 많이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전통적인 시스템을 고집할 것이 아니라 현대적인 포교기법을 도입해야 할 때가 됐다. 세상 만물은 변하지 않는 것이 없다. 시대의 흐름에 맞춰 변하지 않으면 사라지거나 죽게되는 것이 세상의 이치다. 종교도 예외일 수 없다. 젊고 유능한, 인텔리계층이 절에 오지 않는다고 탓할 것이 아니라 시스템을 갖춰놓고 이들을 불러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절부터 달라져야 한다.



열린 생각으로 신세대 공략

신도 수련을 위해서는 기업의 사원연수 제도를 한번쯤 살펴볼 필요가 있다. 물론 사찰에서 일사불란한 기업사원연수와 똑같이 한다면 실증을 느낄 수 있으므로 이를 조금씩 원용해 활용한다면 어떨까 한다. 현대적인 교육시설은 모든 절에서 다 갖출 필요는 없다고 본다. 적어도 교구 본사 정도에만 있으면 될 것이다.

요즘 젊은 세대들은 햄버거 등 패스트푸드에 맛들여 있다. 간편하고 편리한 것을 좋아한다는 얘기다. 이런 세대들에게 현재와 같은 교육시스템은 불교를 거추장스럽고 불편한 종교로 여기게 만든다. 불교의 수행방법은 그대로 두되 콘도에 버금가는 교육시설은 반드시 갖추어야 한다. 이번 수련회에서도 토론시간에 수련시설과 불자들을 위한 공간마련문제가 집중 제기되어 토의되었다. 주말농장 얘기도 나왔다. 이러한 얘기들은 모두가 연수시설과 직결되는 문제이다.

연수시설이 갖춰진다면 종단 차원에서 스님들의 자산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보다 충실한 신도교육을 위해서는 스님들을 전문분야별로 파악해 강사로 쓸 수 있도록 동원체제를 갖추어 두는 것도 시급하다.

불교의 중흥을 위해서는 스님들의 태도도 크게 달라져야 한다. 아무리 불교가 수행종교라지만 아집으로 가득한 스님들에게 신도들이 모일 리 없다. 배타적이며 마음의 문을 열지 않는 스님보다는 중생들의 문제에 깊숙이 파고들어 그들과 친하게 지내며 그들을 알고 그들의 문제를 함께 고민하는 스님들이 필요한 시대이다.



김종두 경향신문전략기획본부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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