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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간절한 기도와 지극한 믿음으로 모든 환란과 어려움 극복하리라

기자명 이미령
진(晋)나라 때 축장서라는 스님의 일입니다. 낙양에서 화재가 일어나 자기 집에까지 미치게 되었습니다. 초가집인데다 아래로 내려 부는 바람결이라 불길을 면할 길은 없었습니다. 하는 수 없이 한마음으로 관세음보살을 불렀더니 바람의 방향이 바뀌어 불길은 잡혔다고 합니다.

믿음 없는 사람들이 ‘자연적인 현상일 뿐이다’라고 수근대며 정말 관세음보살이 불을 꺼주었는지 시험이라도 하려는 듯 바람불고 건조한 다른 날에 그의 집에 불방망이를 던져 넣었습니다. 세 차례나 시도하였지만 불은 세 번 모두 꺼졌고 사람들은 그제야 참회하였다는 이야기입니다.

또 법력이란 스님은 길을 가다 피곤하여 들판에 몸을 누이고 잠시 잠에 빠졌는데 마침 들불이 크게 일어났습니다. 놀라서 깨어났지만 불은 이미 스님을 덮치기 일보직전이었습니다. 곧 소리높이 ‘관세음보살’을 부르려고 하였습니다. 스님이 ‘관’이라고 외치자마자 ‘세음’이란 소리를 내기도 전에 불은 꺼졌다는 이야기입니다. (좥관세음응험전(觀世音應驗傳)좦, 좬관음의소좭에서 재인용) 과학과 논리를 중시하는 오늘날 이런 영험담들은 그저 호랑이 담배 피던 시절에 지어낸 이야기라고 치부해버릴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지독한 불길 속에서도 목숨을 건졌던 이들의 체험담을 우리는 웃어넘길 수 없습니다. 사람들의 간절한 기도와 응험(應驗)은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내려오면서 숱한 이들에게도 구제의 실례(實例)로 입증되었기 때문입니다.

역시 중국의 일입니다만 명나라 때 곤산(昆山) 고을에 왕(王) 씨라는 장사아치가 있었습니다. 그는 3년 동안 목욕재계하고 좥보문품좦을 읽고 관세음보살을 부르며 기도하는 것을 업으로 삼았습니다. 그러면서 관음도량인 보타산으로 가서 관세음보살을 친견하고자 원을 세웠습니다.

마침내 보타산을 향해 길을 떠났습니다. 그런데 그가 배를 타고 막 떠나려던 참에 급보가 날아들었습니다. 그의 동네에 불이 났는데 그의 가게로까지 옮겨 붙게 되었다는 소식이지요.

‘돌아가야되나…’
하지만 왕씨는 결심했습니다.

“내가 보타산에 계신 관세음보살을 친견하려고 정성을 쌓아온 지 3년 만에 길을 떠나는데 내 어찌 가게 한 채의 화재로 뜻을 바꿀 수 있으랴.”

결국 그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보타산으로 떠났습니다. 공양 예배를 잘 마치고 돌아와보니 그의 가게 주변은 다 잿더미가 되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의 가게만은 화마를 면하고 우뚝 서 있더라는 것입니다. 이를 본 주변 사람들은 모두가 왕씨를 따라 관음신자가 되었다고 합니다. (법령 지음, 『보문품 강화』에서)진지하고 치열한 구도열은 화마까지도 잠재울 수 있음을 일깨워주는 영험담입니다.

이 영험담에 등장하는 보타산에 주목해 주십시오.

보타산은 남인도의 바닷가에 위치한 산 이름입니다. 관세음보살께서 머물고 계시는 성스러운 땅이지요. 스리랑카와 같은 외국으로 무역을 하려면 이 근처에서 배를 타야만 했던 당시 상인들, 그리고 상인들과 짐을 싣고서 그 너른 바닷길을 열어가야 하는 뱃사람들은 출항하기에 앞서 관세음보살에게 기도를 올렸습니다.

그들은 항해를 하는 동안 마음 속 깊이 관세음보살을 새기며 무사귀환을 빌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그 가족들도 일심으로 관세음보살을 부르며 무사귀환을 빌었습니다. 이렇게 바닷가에 위치하였다는 지리적인 특징으로 인해 관세음보살은 유달리 바다, 또는 물과 깊은 관련을 맺게 된 것입니다.


이미령/동국역경원 역경위원

lmrcitt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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