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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주장 - “당신의 헌혈이 필요합니다”

  • 기고
  • 입력 2004.08.10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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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꽃이 필까’

얼마전까지만 해도 이런 미련한 질문을 품고 다녔다. 황사와 가뭄으로 사막화되어가는 도시를 바라보면서 말이다. 그러나 나무들은 저마다 겨울내 지내온 이야기 들을 나누듯 개화하고 있다.

생명나눔실천회에는 ‘환자를 도와달라’는 급한 전화가 자주 온다. 특히 백혈병 환자들. 하지만 사무실에서 할 수 있는 일은 혈소판 헌혈 회원들에게 지원 전화하기가 고작이다. 저마다 익명의 섬으로 떠도는 사람들 사이에서 회원으로 가입했다고 모르는 사람을 위해 병원까지 달려 와 헌혈하는 일, 물론 쉽지 않음을 알기에 번호 누르기도 조심스럽다. 그럼에도 흔쾌히 달려 와 헌혈해주고 얼마 있다 감사하다고 전화 넣으면 ‘별 일도 아닌데’라며 쑥스러워하는 회원들을 보면서 보람을 느낀다.

어떤 분은 사무실 앞을 지나가다 도망치듯 헌혈 증서를 던져주고, 어떤 분은 우편으로 헌혈증을 기증하기도 한다. 헌혈증은 주민등록증 크기 밖에 안 되지만 한 두장이 모여 환자에게 지원될 때는 이 세상에서 가장 크고 아름다운 네모가 아닐까 싶다. 대기하는 환자를 위해 많은 경제적으로 지원 할 수는 없지만 환자들에게 보내는 헌혈증은 몇 십 명의 헌혈자가 모아 보내는 정성의 산물이다.

그러나 최근 언론의 보도를 보면 헌혈하는 이들이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또 헌혈증의 양도가 불가하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사람 사는 세상에 빈틈은 늘 존재하고 그 빈틈으로 고이는 물의 질에 따라 좋은 의미들이 사장되기도 한다. 그러한 세상은 이내 사막으로 변할 것이다. 자신만을 위한 삶을 지향하는 것이 우리 사회의 주류를 이룬다면 이 땅 역시 정이 없는 사막과 같다.

생명력은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정기적으로 헌혈하는 평범한 헌혈 보시자들의 마음에서 솟아난다. 언제 어디서 헌혈증서가 필요할 지는 아무도 모른다. 내 이웃을 생각하고 가족을 위한다는 생각으로 꼭 한번은 헌혈에 동참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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