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겁, 그리고 찰나』강우방 지음
지난 30년 간 불교미술사학자의 길을 걸으며, 찍었던 사진들로 대부분 그가 평생동안 사랑했던 경주의 모습과 문화재를 담은 사진들이다.
“미술사가는 탑이나 조각품이나 공예품, 그림 등을 관찰하여 문자 언어로 기록하고 사진 촬영으로 남긴다. 그리고 스케치. 이 세 가지가 미술사가에게는 필수다. 특히 사진 기록은 대상 파악을 위한 가장 강력한 수단이다.”
“작품 조사 방법 가운데 사진 촬영의 중요성을 발견하지 못했다면 미술사학 연구의 크나큰 매력과 행복을 만끽하지 못했을 것”이라는 그는 “자신은 사진을 통해 작품의 혼(魂)과 그걸 만든 이름 모를 예술가의 혼(魂)과 만나려고 했다”고 밝히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그의 작품은 일반 작가들의 작품과는 다른 향을 품고 있다. 어둠이 많이 깔린, 그리고 명암의 대비가 극명한 사진들은 신비한 고요를 담고 있으며, 또한 보는 이로 하여금 아스라한 과거를 거슬러 올라가는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책 속의 작품들은 벌(伐), 능(陵), 탑(塔), 상(像) 등 4가지 주제로 나눠져 있다. 그리고 그 작품 하나 하나에는 옛 설화 이야기처럼 감칠맛이 설명들의 달려 있다.
“렌즈를 통해 신라의 자연과 예술 작품을 해석하려 노력했으며, 이들 작품들은 사진을 통한 대상에 대한 자신의 해석(解釋)이다”
그는 자신의 작품이 결국 ‘신라’를 담은 것이라고 했다. 그래서 그의 책의 부제는「신라를 담은 미술사학자의 사진수상」이다.
“사진이 예술이라면 배워서 되는 것이 아니다”라는 그의 고백처럼, 이 책을 읽는 사람들은 기교가 아닌, 마음으로 찍은 사진들이 전하는 옛 역사의 이야기들을 하나, 하나 얻어 가는 기쁨을 맛 볼 수 있을 것이다. (열화당, 50000원)
김형규 기자
kimh@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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