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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 가득한 도량에서 화엄세계를 만나다

기자명 남수연
  • 교계
  • 입력 2018.06.01 12:37
  • 수정 2018.06.01 12:41
  • 호수 1442
  • 댓글 0

19차 법보신문 삼국유사 순례
‘화엄성중의 불국토’ 주제로
5월26일 구례 화엄사·천은사서

5월26일 진행된 삼국유사 성지순례에는 30여 명이 함께했다.

삼국유사 성지를 찾아 가는 인문학 기행 ‘삼국유사 성지순례(이하 삼국유사순례)’가 5월26일 화엄의 세계가 펼쳐진 도량을 찾아 전남 구례로 순례를 이어갔다. ‘화엄성중의 불국토’를 주제로 진행된 19차 성지순례는 구례 화엄사와 천은사에서 진행됐다.

30여명의 순례단은 오전 7시 서울 조계사 앞을 출발, 남도로 차를 달려 초여름의 녹음이 들어차기 시작한 조계종 19교구본사 화엄사에 도착했다. 화엄사 일주문에서 순례단을 맞이한 사회국장 해덕 스님은 “‘삼국유사’를 주제로 전국의 사찰을 순례하고 있는 순례단이야 말로 불교문화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참된 불자”라고 순례단을 치하하며 화엄사의 역사와 도량 곳곳을 직접 안내했다. 순례단의 발길이 가장 먼저 닿은 화엄사의 역사가 기록돼 있는 화엄사 사적비다. 해덕 스님은 “화엄사는 544년에 연기조사가 창건한 이후 자장율사와 도선국사께서 중창한 도량”이라며 “오랜 역사만큼 수많은 문화재가 전해지고 있는 불교의 보고”라고 화엄사의 가치를 전했다. 이어 박물관으로 자리를 옮겨 전시돼 있는 화엄사 축소 모형을 통해 화엄사의 전경을 확인했다. 화엄사는 각황전과 대웅전이 자리하고 있는 중심부 외에도 스님들의 수행처인 선원과 교육기관인 강원, 국보 35호로 지정돼 있는 사사자 석탑이 조성돼 있는 효대 등이 대가람을 이루고 있다.

화엄사 사회국장 해덕 스님으로부터 화엄사 사적비에 관한 설명을 듣는 순례단.

삼국유사 성지순례를 안내하는 주수완 문화재청 문화재전문위원은 “화엄사는 주불전 한 채가 중심을 이루는 일반적인 가람배치와는 달리 대웅전과 각황전 두 전각이 각각 수직으로 배치돼 두 축을 형성하는 점이 특이하다”며 “이 두 전각은 현실적 공간으로서 보리도량을 상징하는 대웅전과 초월적 공간으로서 천궁 또는 보광명전을 상징하는 각황전을 통해 ‘화엄경’에서 묘사되고 있는 석가모니부처님의 7처9회의 설법을 상징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순례단의 관심을 모았던 사사자 석탑은 보수공사가 진행중이어서 참배하지 못했지만, 사사자 석탑의 독특한 양식에 대한 주수완 전문위원의 설명은 순례단의 궁금증을 해소시켜주었다.

“석탑 앞 석등 아래서는 한 쪽 무릎을 세우고 앉아 있는 스님과 네 마리 사자가 석탑을 받치고 있는 아래 입상으로 조성돼 있는 스님은 각각 사찰을 창건한 연기대사와 화엄경에 나오는 사자빈신비구니를 상징한다는 것이 학계의 일반적인 견해”라며 “하지만 네 마리의 사자가 탑을 받쳐 올리고 있는 형태는 다른 곳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독특한 형태”라며 이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제시했다.

주수완 전문위원은 석탑이 사리를 봉안하는 곳으로 부처님과 같은 개념에서 예경됐다는 점에 주목하며 “이는 간절한 수행의 결과로, 혹은 화엄경을 설하실 때 부처님께서 직접 나투시는 모습, 허공에 모습을 드러내시는 순간을 공중에 떠오른 석탑을 통해 표현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며 “사자는 석탑을 공중에 떠있는 것처럼 보이기 위해 등장하는 보조장치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주수완 전문위원은 이러한 해석을 뒷받침하는 증거로 석탑 아래에 다양한 악기를 들고 있는 천신들의 모습이 조각돼 있는 점에 주목하며 부처님을 찬탄하는 모습을 표현한 것으로 설명했다.

화엄사 성보박물관에 전시돼 있는 도량 모형도를 통해 화엄경의 가르침이 구현된 화엄사의 구조를 살펴봤다.

‘화엄경’의 가르침이 곳곳에 스며들어있는 화엄사 참배를 마치고 천은사로 발길을 옮긴 순례단은 계곡의 물소리 가득한 도량의 풍경에 감탄을 숨기지 못했다. 특히 천은사 극락보전에 봉안돼 있는 아미타후불탱화에 주목했다. 아미타불과 팔대보살상, 십대제자, 사천왕과 청문중 등 탱화 속에 등장하는 불보살과 천신들의 각각에 명호가 기록돼 있어 각 존상의 연구에 중요한 자료가 된다는 점은 순례단의 눈길을 끌었다. “사천왕상 가운데 서방광목천왕과 북방다문천왕이 손에 들고 있는 지물이 후대의 사천왕상과는 다르다는 점에서 시대에 따라 묘사가 달라지고 있는 불교미술사의 흐름을 엿볼 수 있다”는 주수완 전문위원의 설명으로 순례단의 안목은 한 단계 높아졌다.

법보신문이 주최하고 ‘월간 불교문화’가 후원하는 삼국유사순례는 6월23일 ‘아미타불의 불국토’를 주제로 무위사와 도갑사를 찾아 떠난다.

구례=남수연 기자 namsy@beopbo.com

[1442호 / 2018년 6월 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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