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신념처의 의미
20. 신념처의 의미
  • 김재권 교수
  • 승인 2018.06.05 13:48
  • 호수 14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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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사 호흡지간에 있다”는 붓다의 핵심 가르침

4념처 중 몸 관한 관찰수행
호흡·몸 움직임 등 알아차림
호흡은 오로지 현재 이뤄져
마음의 평안과 지혜 발현돼

‘4념처’는 ‘몸(身)·느낌(受)·마음(心)·법(法)’이라는 네 가지 대상에 대한 주시와 지속적인 관찰방법을 말한다. ‘4념처’는 초기불교의 기본적인 수행법으로 네 가지 대상에 대한 지속적인 관찰과 알아차림 수행은 각각 개별적으로 행해지거나 혹은 전체적으로 연계하여 행해진다. 이러한 ‘4념처’의 네 가지 대상은 매우 긴밀한 관계를 가진다. 이때 ‘4념처’ 중 가장 근간이 되는 것은 ‘신념처’로 이해된다.

‘신념처’는 ‘4념처’ 가운데 몸에 대한 관찰과 알아차림을 확립하는 수행법이다. 신념처의 수행법은 초기경전 가운데 ‘대념처경’의 기술에서 구체적으로 확인된다. ‘대념처경’의 기술을 살펴보면, 신념처의 대상과 방법은 여섯 범주의 14가지 주제로 제시된다. 즉 ⑴입출식념(호흡수행)을 비롯하여, ⑵몸의 움직임(행·주·좌·와)에 대한 관찰, ⑶분명한 앎(正知・正念), ⑷몸의 내·외적인 구성요소에 대한 관찰(부정관의 일종), ⑸4대(지·수·화·풍)에 대한 관찰, ⑹시체에 대한 관찰(부정관) 등이 있다.

이와 관련 ‘대념처경’은 신념처의 대상과 방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비구들이여, 어떻게 비구가 몸에서 몸을 알아차리는 수행을 하면서 지내는가? 비구들이여, 여기 어떤 비구가 전면에서 호흡에 대한 알아차림을 확립한다. 그리고 그는 숨을 들이쉬는 것을 알아차리고, 그는 숨을 내쉬는 것을 알아차린다. 숨을 길게 들이쉴 때는, 나는 숨을 길게 들이쉰다고 알아차리고, 숨을 길게 내쉴 때는 나는 숨을 길게 내쉰다고 알아차린다. 이와 같이 그는 몸에서 몸을 안으로 알아차리는 수행을 하면서 지낸다. 혹은 그는 몸에서 몸을 밖으로 알아차리는 수행을 하면서 지낸다. 혹은 그는 몸에서 몸을 안팎으로 알아차리는 수행을 하면서 지낸다. 그는 몸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알아차리는 수행을 하면서 지낸다. 혹은 몸에서 사라지는 현상을 알아차리는 수행을 하면서 지낸다. 혹은 몸에서 일어나고 사라지는 현상을 알아차리는 수행을 하면서 지낸다. 그는 단지 몸이 있다는 알아차림을 확립할 때까지 몸의 현상들에 대한 분명한 앎과, 알아차림을 확립하고, 유지한다.”

‘대념처경’에서 제시하는 신념처의 대상 가운데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입출식념’, 즉 들숨과 날숨에 대한 주의집중과 알아차림을 확립하는 것이다. 이는 호흡수행인 수식관과도 일맥상통한다. 호흡은 한시도 쉬지 않고 역동적이고 자율적인 방식으로 이루어지는데 마음은 육체와 달리 비교적 시공간에 제약을 받지 않고 지금! 여기! 순간순간! 살아 숨 쉬는 이 순간을 놓치기 십상이다. 요컨대 몸과 마음의 분리, 즉 마음은 유체이탈을 하듯이 육체가 머물고 행하는 것과는 별개로 부지불식 딴 생각에 빠질 수 있다. 이러한 알아차림 없이 방황하거나 헤매는 마음을 호흡을 매개로 붙들어 매고 주의집중을 통해 알아차림을 확립하도록 이끄는 것이 바로 입출식념이다.

특히 호흡은 ‘생사가 호흡지간에 있다’는 붓다의 경구를 상기해보면 그 중요성이 충분히 짐작된다. 마음의 대상은 과거와 미래를 비롯한 삼세를 대상으로 이리저리 방황하지만, 호흡은 순간순간! 오로지 현재 이 순간에 이루어지는 것이다. 수식관은 들숨과 날숨의 호흡을 세는 방법과 어느 정도 호흡이 안정된 후에 호흡의 흐름을 전체적으로 자연스럽게 따르는 방법이 있다. 여하튼 신념처 가운데 입출식념은 호흡을 통한 코끝의 감각이나 배의 움직임 등을 주시하면서 마음을 몸과 조화롭게 현재에 머물게 하고 알아차림을 확립하도록 이끈다.

결국 ‘신념처’는 입출식념 등을 매개로 몸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있는 그대로 알아차리는 것이다. 이를 통해 몸과 마음이 조화롭게 되고, 마음이 호흡을 매개로 현재 이 순간에 역동적으로 머물게 된다. 이런 점에서 신념처는 좌선과 경행, 그리고 일상 속에서 마음의 평안과 고요, 지혜의 계발을 위한 초석이 된다.

김재권 동국대 연구교수 marineco43@hanmail.net

[1442호 / 2018년 6월 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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