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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대한 경전을 도표로 풀어 쓴 경전입문서

  • 불서
  • 입력 2018.06.11 13:11
  • 수정 2018.06.11 13:12
  • 호수 1443
  • 댓글 0

‘도표로 읽는 경전 입문’ / 정운 스님 지음·배종훈 그림 / 민족사

‘도표로 읽는 경전 입문’

학교 수업시간. 선생님이 교과 진도에 따라 열심히 설명을 하지만, 학생들 반응은 천차만별이다. 설명을 제대로 다 이해하고 추가 질문을 하는 학생이 있는가 하면, 도대체 선생님이 무슨 말을 하는지 전혀 이해하지 못한 채 멍 한 상태로 있는 학생도 있다. 학생들이 설명을 받아들이는 능력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모든 학생들이 한 번에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하는 일은 애초에 불가능한 일이라고 말하는 이들이 대다수다.

그래서 부처님은 깨달은 바를 전하는데 수많은 방편을 활용했다. 직접 만난 수많은 중생들의 근기가 저마다 다름을 일찌감치 파악하고, 중생들의 수준에 맞춰 같은 것을 일러주면서도 그 내용을 달리했던 것이다. 그것이 곧 대기설법이고, 오늘날 같은 부처님 가르침을 전하면서도 수없이 많은 경전이 탄생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우리네 삶, 즉 인생은 결코 녹록치 않다. 하여 부처님은 굴곡진 삶의 실상을 그대로 말하고, 행복의 길을 제시했다. 중생의 고뇌와 고통이 8만4천이라면 그만큼 부처님은 8만4천의 진리를 펼쳐 보였고, 이것이 불교 경전이 되었다.

이에 따라 경전은 그 내용이 짧은 것이든 긴 것이든 부처님 설법을 중심으로 교훈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또한 부처님이 설한 법은 마치 실로 꽃 등을 꿰어서 꽃다발을 만드는 것처럼, 온갖 사물의 이치를 터득하고 자각한 뒤에 진리 그 자체를 설한 내용이 경이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고 세월이 흘렀어도 쉽게 흩어지지 않는다.

그래서 조계종 교육아사리 정운 스님은 “불교 경전은 중생의 생로병사 등 삶의 애환을 담은 이야기이고 중생의 아픈 실상을 드러내어 약을 발라주고 치료해서 새살을 돋게 하는 위로의 메시지이다. 경전은 대단한 것이 아니다. 인간의 희로애락 질척질척한 인생에 부처님은 우리에게 희망을 들려준 멋진 신사였다”고 말한다.

부처님 가르침을 담은 경전을 위로의 메시지라고 해석한 정운 스님이 대중들이 불교경전을 어렵지 않게 받아들이고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한 끝에 ‘도표로 읽는 경전 입문’을 펴냈다. 오랜 불교사 속에서 복잡하고 난해하게만 느껴지던 경전을 불교사적 맥락 속에서 체계적으로 분류해 각각의 경전이 갖는 의미와 핵심 내용, 교훈 등을 어렵지 않게 파악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팔만대장경의 세계를 도표로 읽을 수 있도록 구성한 책은 배종훈 작가의 그림이 더해져 읽는 재미도 두 배로 느낄 수 있다.

스님은 지혜적인 측면을 추구하면서도 일상의 이야기를 전하는 등 지혜와 일상이라는 두 축대를 중심으로 내용을 구성했다. 먼저 불교 경전이란 무엇인지, 불교 역사는 어떻게 나누어지는지, 그중에서 대승불교는 어떻게 발전·전개되었는지, 경전들은 어떤 경로를 거쳐 번역되었는지 등 불교사의 전반을 소개했다. 이어 불자라면 꼭 알아야 할 20가지 경전을 꼽은 후 소제목 아래 핵심적인 내용을 담아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 있다. ‘숫따니빠따’ ‘법구경’ 등 아함부 경전을 비롯해 ‘반야심경’ ‘금강경’ ‘유마경’ ‘승만경’ ‘화엄경’ 등이다.

책에 실린 경전목록은 현재 우리나라에서 유통되고 있는 경전을 먼저 선택했고, 대승불교 국가인 점을 고려해 대승불교 경전을 위주로 선택했다. 또 조계종이 선종임을 감안해 육조단경을 포함했고, 관음기도 하는 이들이 많기에 ‘법화경’ 안에 있는 ‘관세음보살보문품: 관음경’을 별도 항목으로 설정했다. 뿐만 아니라 포교방법상 염불하는 이들이 많아 정토경전을 포함했고, 영가천도 기도가 많은 데 착안해 ‘부모은중경’까지 포함하는 등 불자들이 보편적으로 읽고 이해할 수 있는 수준에서 내용을 갈무리했다.

이에 따라 방대하고 어렵게만 느껴졌던 경전의 세계를 도표로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한 책은 경전의 바다에서 건져 올린 삶의 지혜와 자비, 그리고 위로와 희망의 메시지까지 함께 들을 수 있는 경전입문서라 할 만하다. 1만5000원.

심정섭 전문위원 sjs88@beopbo.com

[1443호 / 2018년 6월 1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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