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황룡사지와 감은사지에서 출토돼 국립중앙박물관에 보관됐던 부처님 진신사리가 본래 자리인 경주 불국사에 봉안된다.
불교중앙박물관(관장 오심 스님)은 6월11일 서울 조계사 대웅전에서 ‘황룡사, 감은사 부처님 진신사리 환수 고불식’을 봉행했다.
이날 환수된 진신사리는 황룡사지 출토 5과와 감은사지 출토 서삼층석탑사리 1과, 언양 내원암 출토사리 1과다. 황룡사지 출토 진신사리는 643년 자장율사가 당나라에서 모셔와 황룡사 9층 목탑에 봉안했다고 삼국유사에 기록돼 있고 감은사지 출토 진신사리는 문무왕의 설화가 깃들었다.
이날 고불식에서 총무원장 설정 스님은 “사리는 곧 부처님으로 예경의 대상”이라며 “모두가 부처님 사리를 모신 공덕으로 부처님 가르침대로 삶이 바뀌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에 평화가 깃들어 남북통일이 이뤄지고 한반도가 부처님 법으로 융성해지길 바란다”고 기원했다.
사리는 고불식 후 경주 불국사로 이운해 경내 무설전에서 사리친견법회를 봉행할 예정이다. 이후 국보 제26호인 금동비로자나불좌상과 국보 제27호 금동아미타불좌상에 봉안된다. 내원암 사리는 내원암에 탑을 새롭게 조성해 봉안될 계획이다.
진신사리를 옮길 수 있었던 것은 조계종의 종교성 및 신앙성 회복을 위한 노력 덕분이다. 조계종은 2016년부터 국립중앙박물관과 긴밀한 협의를 통해 총 13건 129과 사리를 3년에 걸쳐 본래의 자리로 이운하기로 했다. 2017년 5건 40과의 사리가 이운됐고 2019년 5건 82과 사리이운을 끝으로 국립중앙박물관에 모셔진 부처님 사리이운을 모두 회향할 예정이다.
불교중앙박물관장 오심 스님은 “부처님이 남긴 사리는 신앙의 정수이자 결정체로 받아들여 지지만 그동안 문화재로 인식돼 주로 박물관에 보관돼 왔다”며 “진신사리가 예경의 대상인 성보로서 본래 의미를 되찾고 유물을 넘어 신앙의 형태로 불교 정신을 회복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임은호 기자 eunholic@beopbo.com
[1444호 / 2018년 6월 20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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