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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웻산타라자타카 ⑳ 웻산타라의 아이들 보시

자신의 아이들마저 기꺼이 내주겠다고 말한 태자

주자카 이야기 들은 태자
지체 없이 보시하겠다 약속
겁에 질린 아이들은 숨고
주자카는 화내며 찾아나서

라오스 르앙프라방 왓메이 사원의 황금 웻산타라자타카(Vessantarajātaka)에서 연꽃 연못의 아이들과 웻산타라 태자.
라오스 르앙프라방 왓메이 사원의 황금 웻산타라자타카(Vessantarajātaka)에서 연꽃 연못의 아이들과 웻산타라 태자.

주자카가 자리를 잡고 앉자 웻산타라 태자가 말했다. “브라만 사제시여, 이 깊은 산속까지 어떤 일로 오시게 되었는지요?” 주자카는 조금도 지체하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것을 웻산타라 태자에게 이야기했다. “위대한 태자시여, 당신의 보시행은 결코 마르지 않는 강물과 같습니다. 저는 이곳에 당신에게 부탁드릴 일이 있어서 왔습니다. 당신의 아이들을 저에게 보시해 주십시오.”

아이들을 보시해달라는 주자카의 요청을 듣는 순간 웻산타라 태자는 기뻤고, 조금도 주저함이 없이 답했다. “브라만 사제여, 저는 당신이 달라는 것을 줄 것입니다. 저는 보시에 있어서 조금도 주저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태자는 아이들의 어머니인 맛디(Maddī)를 고려하여 주자카에게 조용히 부탁했다. “태자비가 아침에 숲으로 과일을 채집하러 떠났습니다. 그녀는 밤이 되면 돌아옵니다. 브라만 사제여, 제발 이곳에서 하룻밤을 지내시고 내일 떠나도록 하세요. 그녀는 어머니로서 아이들을 목욕시키고 향기로운 향수와 아름다운 꽃으로 장식할 것입니다. 이곳에서 하룻밤을 지내시고 내일 떠나도록 하세요. 당신은 향기롭고 아름답게 장식된 아이들과 많은 과일들을 가지고 떠나게 될 것입니다.”

주자카는 냉정하게 답했다. “위대한 태자시여, 저는 지체하지 않겠습니다. 저는 가야만 합니다. 제가 하는 일은 시간을 끌어서는 안 되는 일입니다. 여자들은 자신의 것을 나누어주려고 하지 않습니다. 당신의 아이들을 지금 당장 저에게 주세요. 그들이 어머니의 얼굴을 볼 필요는 없습니다. 전혀 없습니다.”

태자가 답했다. “당신께서 실로 충실한 부인이자 아이들의 사랑스러운 어머니인 태자비를 보고 싶지 않다면 좋습니다. 다만 그렇다면 저의 아들인 잘리와 딸인 칸하지나를 저의 아버지이자 아이들의 할아버지인 쉬위 왕국의 왕에게 꼭 데리고 가도록 하세요. 왕께서는 당신에서 엄청난 보물을 줄 것입니다.”

주자카는 다시 한 번 냉정하게 답했다. “친구여, 나는 그렇게 하지 않겠습니다. 아마도 왕은 저에게 벌을 줄 것입니다. 아마 사형을 당할지도 모릅니다. 저는 아이들을 데리고 집으로 가서 저의 아내의 하인으로 쓸 것입니다. 그리고 저는 지금 당장 떠날 것입니다.”

주자카와 웻산타라 태자의 대화를 듣고 있던 잘리와 칸하지나는 겁에 질렸다. 둘은 연꽃 연못으로 뛰어들어서 연꽃 잎 뒤에 몸을 숨겼다.

이때 아이들이 없어진 것을 알아차린 주자카가 소리쳤다. “웻산타라여, 당신은 엉터리 거짓말쟁이에 불과합니다. 당신은 저에게 아이들을 주면서 쉬위 왕국의 왕에게 데리고 가라고 권했지만, 저는 거부했습니다. 아이들은 제 부인의 하인이 될 것입니다. 당신은 뜻을 이루지 못하게 되자 아이들에게 신호하여 숨으라고 했습니다. 어떻게 그렇게 태연하게 앉아 계신단말입니까!” 웻산타라 태자는 침착하게 주자카에게 걱정하지 말라고 답하고 아이들의 발자국을 따라가며 아이들을 찾아 나섰다. 그리고 태자는 아이들의 발자국을 따라 가다가 아이들이 숨어있는 연꽃 연못에 도착했다.

황순일 동국대 불교학부 교수 sihwang@dgu.edu

[1443호 / 2018년 6월 1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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