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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승의 아버지로 불린 용수보살 수행 핵심 게송으로 전한 편지글

  • 출판
  • 입력 2018.06.18 11:00
  • 호수 1444
  • 댓글 0

‘친우서- 친구(왕)에게 보내는 편지’ / 용수보살 지음·수다지 캔뽀 한역 및 강설 / 지엄 편역 / 운주사

친구이자 왕인 낙행왕에게
재가자 핵심수행 요결 제시
현대인 마음수행 안내 적격

‘친우서- 친구(왕)에게 보내는 편지’
‘친우서- 친구(왕)에게 보내는 편지’

오늘날처럼 통신이 발달하지 않았던 옛 시절엔 멀리 떨어진 지인과의 소통에 편지만큼 유용한 것이 없었다. 시일이 걸리긴 했지만, 글이 말보다 정제되기 마련이기에 자신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일목요연하게 전할 수 있는 장점도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불교에서 이 편지글 가운데 특별하게 인식되는 것 중 하나가 대혜종고 스님의 ‘서장’이다. 당시 사대부들이 물어오는 내용에 친절하게 답한 글은 선문의 요지를 간명하고도 적절하게, 그리고 철저하면서도 친절하게 설명해 준 것으로 평가 받는다. 여기서 대혜종고의 지견은 불교를 처음 대하는 재가자들을 향해 절차나 단계를 두지 않고, 그 근원을 바로 보게 하는 날카로운 가르침이어서 오늘날 선 수행자들에겐 최고의 참선 지도서 중 하나로 일컬어진다.

그리고 지금, 내면의 힘이 약해지고 참마음의 존재에 대한 믿음까지 결여되어 윤회의 미궁으로 빨려드는 현대인들 사이에 마음 찾기 공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주목받는 또 다른 편지글이 있다. 대승불교의 아버지로 불리는 용수보살이 친구이자 왕인 낙행왕에게 대승불교 수행의 핵심 내용을 게송으로 풀어 가르친 편지글을 엮은 ‘친우서(親友書)’다.

용수보살이 재가불자인 낙행왕이 국사를 수행하는 중에도 정법을 쉽게 수행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경전의 요점을 간추려 수승한 비결을 모아 가르친 글을 엮은 ‘친우서’는 출가가 용이하지 않은 재가수행자들로 하여금 방황하지 않고 수행의 지름길을 갈 수 있도록 자비롭게 인도하는 보배로운 논서로 평가받는다.

재가불자에게 꼭 필요한 수행교본임은 물론, 티베트불교의 주요 계파와 중국불교 각 종파에서 모두 중시해온 귀중한 논서로 알려진 ‘친우서’를 대강백 수다지 캔뽀가 상세하게 풀어 강설하고, 지엄 스님이 우리말로 옮기면서 주를 달았다.

책은 대승불교 해탈도의 근본교리인 6바라밀을 중심으로 수행의 요점을 제시하고 있다. 먼저 수학(修學)을 권하는 게송에 이어, 전행(前行)으로서 붓다·법보·승가·보시·지계·천존을 염하는 육종수념으로써 이 논을 설하는 동기를 밝히고 있다. 이어 정행(正行)에서는 육바라밀 수행을 차례대로 설한다. 특히 여기서는 선정바라밀과 지혜바라밀에 중점을 두고 있다.

선정바라밀은 가행, 정행, 후행으로 나눴다. 가행에서는 선정을 닦는데 장애가 되는 경계·세간팔법·재물 등의 산란을 끊는 법을 논하고, 사무량심을 닦을 것을 강조한다. 또 정행에서는 사선정 닦는 방편을 설하며 선정바라밀을 행할 수 있도록 이끌고 있다. 이어 지혜바라밀에서는 먼저 오력과 오근에 의지해 가행도를 닦으라고 말한다. 그리고 지혜 수행의 본체를 밝히면서 세간과 출세간의 정견을 바로 세우고 오온이 무아임을 관하며 계정혜 삼학을 닦을 것을 설하고 있다.

이어 해탈을 희구해야 하는 이유와 방법을 권하고, 본격적으로 해탈도에 드는 두 단계의 수행차제를 설명한다. 그것은 바로 견도(見道)의 수행단계인 7각지, 12연기와 수도(修道)의 수행단계인 8정도와 사성제다. 용수보살은 여기서 마지막으로 재가불자를 위한 핵심 수행요결을 제시하며, 재가자도 마음 수행을 통해 능히 해탈할 수 있음을 강조한다.

책은 이처럼 삶의 현실에 지친 현대인들의 마음 찾기 수행에 꼭 필요하고 행하기 쉬운 도리를 밝히고 있다. 이미 오래전 편지형식을 빌어 한 국가의 왕에게 설했던 해탈로 가는 길라잡이는 후대 모든 이들에게 필요한 내용으로 가득해, 오늘날 현대인들의 마음수행 안내서로도 부족함이 없다. 2만5000원.

심정섭 전문위원 sjs88@beopbo.com

[1444호 / 2018년 6월 20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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