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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반주 문화

기자명 강경구

‘반주 한잔’이 건강에 좋다는 속설이 사실일까

어르신 사이 속설 ‘반주’ 예찬
소화 돕긴 하지만 문제점 많아
가장 큰 문제는 알콜중독 위험
맑은 정신 위해 반주 멀리하길

나이든 어르신들 사이엔 ‘반주 한잔이 건강에 좋다’는 속설이 유행한다. 낮에 반주를 하고 붉어진 얼굴로 커피를 마시는 어르신들의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의학적으로도 ‘반주 한 잔 정도는 좋다’는 통설이 있다.

반주가 좋다는 것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이다. 약간의 알코올이 식사 전후에 흡수되면 우선 위장 기능이 활발해진다. 그래서 소화를 돕고 장운동을 촉진시켜 준다. 배변도 원활하게 만들고 가스도 잘 배출시켜 준다. 두 번째로 알코올이 내부적으로 ‘엔도르핀’을 다량 분비시켜 준다. 기분이 좋아지는 것이다. 아시다시피 식후에 기분이 좋으면 소화도 잘 되고 심리적으로 편안해져 일 처리가 잘 된다. 세 번 째로 알코올이 혈액으로 흡수되고 나면 혈관을 확장시켜 준다. 혈관이 확장되는 까닭에 얼굴이 불그레해지는 것이다. 혈관이 약간 정도로 확장되고 나면 순환이 좋아지고 심장이나 뇌혈관에서 피의 흐름이 개선된다. 전체 몸 기능을 북돋아 주는 것이다.

그런데 다음과 같은 단점도 있다. 첫째 입에 음식물 찌꺼기와 술 냄새가 진하게 남는다. 사회생활에서 상대방에게 구취나 악취를 선사하게 된다면 이미지에 치명적이다. 둘째로 낮술은 취하기 쉬워 통제가 어려워진다. ‘낮술은 애비에미도 몰라본다’는 속담은 그런 주정을 가리키는 것이다. 셋째로 운전 시 사고가 발생할 위험이 높다. 넷째로 반주는 매우 중독성이 강해서 끊기가 상당히 어렵다. 상담자도 젊었을 때에 반주를 집에서 하다가 끊었는데 엄청나게 어렵던 것이 기억난다. 다섯째로 반주는 차차 양이 늘어간다. 그래서 결국은 집에서 대량 음주하는 사태로 발전해 나가기 쉽다. 알코올 중독으로 나간다는 말이다.

이렇게 전반적인 대차 대조표를 만들어 놓고 보면 반주가 생각보다 좋은 점이 많지 않음을 눈치 챌 수 있다. 특히 알코올 중독이 되기 쉽다. 지금도 대륙의 중국인들이나 러시아인들을 살펴보면 어느 집이나 반주를 하는 것이 통례로 되어 있고 건강에도 좋다고 알고 있다. 러시아인들의 반주 문화는 유명해서 푸틴 대통령, 고르바초프 서기장 등 유명한 정치인들도 항상 반주로 사고를 많이 쳤다고 한다.

반주 문화는 내륙아시아, 유목 문화에서 유래한 것으로 생각된다. 유목민들은 항상 이동하면서 추위와 긴장 속에서 생활동해야 한다. 그러한 과도한 긴장 상태를 적절하게 해소시키는 방안으로서 고안된 것이다. 한국인들도 유목민들의 유전자가 강하게 남아 있다.

그렇다면 기준이 이제 분명해진 듯하다. 사업상 목적에서 시행하는 반주는 권장할 만하다. 그러나 일반적인 사이에서 반주는 별로 권장할 일이 아니다. 더구나 수행자라면 더욱 조심할 일이다.

강경구 의학박사·열린서울내과의원 원장 sudongzu@daum.net

[1444호 / 2018년 6월 20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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