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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텐진팔모-상

죽음에 대한 고민 불교서 해답 찾고 티베트 교단 출가

21세 때 불교 강연 참석 후
영국서 인도행 화물선 올라
외딴곳서 수행하라는 충고에
히말라야 동굴서 12년 보내

텐진팔모는 티베트불교 역사에서 두 번째로 서양인 출신 비구니가 됐다.
텐진팔모는 티베트불교 역사에서 두 번째로 서양인 출신 비구니가 됐다.

1943년 런던에서 태어난 다이안 페리(Daian Perry)는 21살 되던 해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남겨두고 인도로 떠나기로 한다. 그는 티베트 불교 역사에서 두 번째 서양인 출신 비구니가 됐다.

어린 시절, TV나 책에서 본 동양권 나라 모습은 당시 그가 가장 관심 있어 하는 분야였다. 그는 쉬는 시간마다 운동장 한구석에 앉아 동양 신화나 전설 이야기를 읽곤 했다. 사춘기가 되며 인생의 고통과 죽음 등을 고민하며 더욱더 자신만의 세계로 빠져들었다.

다이안은 18세 때 학교 도서관에서 발견한 존 월터스(John Walters)의 ‘흔들림 없는 마음가짐(The Mind Unshaken)’을 읽고 또 읽으며 자신이 불자가 될 것이라고 알아차린다. 그는 불교를 통해 지금까지 그를 괴롭혀왔던 번뇌와 죽음 등을 이해했다. 그리고 이를 조금이라도 덜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그는 불교를 받아들이는 것만이 자신이 가야 할 길이라고 믿었다. 불교 서적을 읽어가며 지식을 쌓아가던 다이안은 우연히 런던에서 개최된 쵸감 투룽파(Chogyam Trungpa)의 강연에 참석하게 된다. 티베트에서 온 스님의 열정적인 강연에 매혹된 그는 불교에 대한 그의 확신을 더욱 확고하게 다졌다. 그리고 1964년 2월 그는 인도로 향하는 화물선에 올랐다. 그는 프레다 베디가 세운 라마승 학교에 입학했다.

그해 6월, 그가 공부하던 학교에 티베트에서 인도로 망명 온 캄트룰 린포체(Khamtrul Rinpoche)가 방문한다. 캄트룰 린포체를 만난 다이안은 순간 그가 인생의 최고 스승이 되리라는 것을 직감한다. 린포체에게 다가간 그는 앞으로 자신이 승려가 될 수 있을지 물었다. 21세라는 젊은 나이, 그리고 인도에 도착한 지 얼마 되지 않는 영국 여성은 드룹규 텐진 팔모(Drubgyu Tenzin Palmo)라는 법명을 받고 승려가 됐다. 그리고 3년 후, 제16대 카르마파에 의해 룸텍(Rumtek) 사원 승려로 임명받는다.

텐진 팔모는 달루지 마을 타시종 사원에서 캄트룰 린포체 그리고 라마승과 6년간 거주하며 수행을 계속해 나간다. 그 후 조금 더 심도 있는 수행과 명상을 하고자 그는 히말라야산맥에 위치한 시골 마을 라홀(Lahaul)에 위치한 작은 사원에서 집중적인 불교 수행을 펼쳐간다. 당시만 해도 티베트 불교에서는 비구니를 인정하지 않았다. 텐진 팔모는 홍콩에 위치한 미우 팟(Miu Fat) 사원에서 비구니로 임명받았다.

텐진 팔모는 어린 시절부터 항상 인도 요기들의 기적적인 이야기들에 깊은 관심을 가졌다. 특히 히말라야에 올라 동굴에서 명상하며 평생을 보내는 요기들의 이야기는 그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런 제자의 독특한 관심을 이해한 캄트룰 린포체는 1976년, 그에게 잠시 사원을 떠나 외딴곳에 가서 혼자 수행을 심도 있게 해나가라고 충고한다. 스승의 적극적인 지원에 힘 입어 길을 떠난 텐진 팔모는 오랫동안 히말라야산맥을 방황하며 그만의 수행 장소를 찾기 시작한다. 그렇게 길을 떠난 지 얼마 후 해발 4300m 지점에 있는 타율마을 근처에서 동굴 하나를 발견한다. 조그만 동굴 안을 새로운 보금자리로 잡은 텐진 팔모는 그곳에서 무려 12년을 지낸다. 여름에는 근처에서 캘 수 있는 감자와 무 등을 먹으며 지냈다. 겨울이면 온통 눈으로 뒤덮이게 될 자신의 보금자리를 위해 가을에는 먹는 양을 줄이고 겨울을 위해 식량을 저장하며 혹한의 겨울을 준비했다.

알랭 베르디에 저널리스트 yayavara@yahoo.com

[1444호 / 2018년 6월 20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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