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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 도심포교 새지평 연 불광법회

기자명 이병두

광덕 스님 원력으로 서울 첫 구역법회

1974년 종로 대각사서 창립
불자 모두가 ‘진리등불’ 발원
서울 전역 구역별 신행 조직
수행과 함께 어린이운동회도

1974년 10월16일 열린 불광법회 창립식.
1974년 10월16일 열린 불광법회 창립식.

1974년 10월16일, 서울 종로구 대각사에서 불광법회가 창립되었다. 대각사는 일찍이 용성 스님이 풍금을 직접 치며 법회를 시작했던 바로 그곳인데, 이제 손상좌 광덕 스님이 시대와 도심환경 변화에 따른 ‘맞춤 법회’를 시작하여 노 스님의 유지를 구현한 것이다.

창립기념법회를 마치고 찍은 이 사진에서 앞줄 가운데 법주(法主) 광덕 스님이 계시고 양 옆으로 동국대 총장을 지낸 조명기 박사와 불연 이기영 박사가 앉아 있다. 스님과 불연은 1960년대에 스님이 봉은사 주지 시절 대불련 지도법사와 지도교수로 인연을 맺은 이래 학생 수련회와 불교유적 순례 등에 함께 하며 승재가의 벽을 넘어 돈독한 우정을 나누고 있었다. 이날 법회에서도 불연은 ‘원효의 근본사상’이라는 주제의 강연을 통해 ‘한국 불교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였고 그 뒤로도 법회에 자주 초청되어 명강의를 펼쳤다.

1982년 8월15일 잠실벌에 새로 세운 법당에서 새로운 시대를 열 때까지 불광법회가 열리는 매주 목요일 저녁이면 대각사 법당이 불자들로 넘쳐 마당에까지 발 디딜 틈이 없었다. 불광을 창립한 광덕 스님은 법회 형식만 현대화 하지 않았다. 불광은 모든 중생을 바른 깨달음으로 인도하기 위해 전법을 제일 가치로 삼고 반야바라밀 사상을 바탕으로 ‘각자가 진리의 등불이 되어 세상을 진리의 등불로 밝히는 법등(法燈)운동’을 전개했다. 그리고 서울 각 지역별로 법회를 조직하여 신도들이 교리 공부와 수행, 법회 운영에 능동적으로 참여하게 하면서 법회가 빠른 속도로 성장 발전하였다. 그 뒤 도심 포교에 나선 주요 사찰들은 불광의 이 명등 조직 방식을 받아들여 현실에 맞게 바꾸어 큰 효과를 내고 있다.

법회에는 직장인‧대학생 등도 적극 참여하여 스님의 사자후를 들으며 눈과 귀를 새로 뜨게 되었고 스님이 특별히 강조한 보현행원을 이어나갔다. 입회 원서를 내고 회원증을 받은 회원들은 ‘불광 회원’이라는 자부심과 원력이 충만한 보현행자가 되었다. 창립 이후 처음으로 가졌던 진관사 수련대회 기념 사진을 보면 교복을 입고 모자를 쓴 고등학생에서부터 노 보살에 이르기까지 각계각층의 남녀노소들이 고루 참여했음을 알 수 있다.

창립 4년이 되는 1978년 10월에는 ‘초록색 치마에 하얀 저고리’로 법회복을 제정하여 법회 행사와 연등축제 등 외부 행사에 ‘불광’의 이미지를 각인하였고, 1979년 3월 창단된 바라밀다 합창단은 그 뒤 국악교성곡 ‘보현행원송’ 공연 등 한국 불교계를 대표하는 합창단으로 자리 잡았다.

불광이 빠른 속도로 발전할 수 있었던 데에는 부처님의 진리에 목말라 하던 대중의 요청도 있었지만, 법주 스님의 보현행원 실천이 법회 회원들을 감동시킨 덕분일 것이다. 1987년 10월에 열린 바라밀운동회에서 어린 꼬마 손을 잡고 달리기를 하던 스님의 사진을 보면 지금도 가슴이 뛰는데 당시 함께 했던 신도들의 감동은 얼마나 더 컸겠는가.

불광이 2013년 10월13일 웅장한 새 법당을 준공하고 제3차 도약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는데, 최근 들려오는 어두운 소식에 광덕 스님의 ‘반야바라밀과 보현행원’ 원력이 묻혀버리는 것 같아 안타깝다. 불광이 하루 빨리 창립 정신을 회복하길 간절히 기원한다.

이병두 종교평화연구원장 beneditto@hanmail.net

[1444호 / 2018년 6월 20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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