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20일 조계사 경내 단식 진행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소란을 빚은 설조 스님 일행에 대해 조계사 측이 “점령군처럼 노스님을 앞세우고 들어온 몇몇 재가자들의 후안무치한 언행을 묵과할 수 없다”고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조계사 사부대중 일동은 6월21일 발표된 입장문을 통해 “(대웅전에 참배하겠다며) 설조 스님과 함께 들어온 재가자들의 저급한 언행은 경악할 수준이었다”며 “같이 온 한 여성은 자신들도 기도하는 거라고 고함치며 오히려 대웅전에서 기도하고 있는 신도들을 폄하하는 기고만장한 모습이었다”고 지적했다. 또 조계사 경내 곳곳에서 벌어진 소란에 대해서도 “입에 담지 못할 언행”이라며 “가족들의 아픔을 치유하고자 간절한 마음으로 조계사 대웅전을 찾은 불자들의 모멸감과 점령군처럼 노스님을 앞세우고 들어온 몇몇 재가자들의 후안무치한 언행을 묵과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조계사 측은 “어제(20일)와 같은 경내 소란과 대웅전 기도를 방해하는 행위가 재발할 시 조계사 사부대중은 이에 대해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더 이상 대한불교조계종 조계사 불자들의 자긍심과 신행공간이 훼손되는 것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천명했다. 아울러 “종단에서는 종정예하의 교시에 따라 ‘교권 자주 및 혁신위원회’를 구성하여 전 조계종 원로의장 밀운스님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다”며 “종단의 문제해결을 위한 의지에 힘을 보태어 주길 요청”했다.
앞서 설조 스님은 6월20일 오후 2시경 조계사 경내에서 단식을 진행하겠다고 공언하며 종회의원 등 20여명과 함께 조계사 경내에 들어갔다. 조계사 측은 대웅전에서 기도스님과 신도들이 참석한 가운데 ‘가족을 위한 행복한 동행, 111일 관음 기도’를 시작하고 있음을 고지하며 참배 후 경내 밖으로 이동해 줄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대웅전 참배 후 설조 스님 측 관계자들이 조계사 경내서 기자회견 및 단식 진행을 시도하면서 이를 저지하는 조계사 관계자들과 충돌, 도량 곳곳에서 소란이 벌어진 바 있다.
남수연 기자 namsy@beopbo.com
[1445호 / 2018년 6월 27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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