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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기억해야 또 다른 비극 막을 수 있어”

  • 교계
  • 입력 2018.06.22 11:09
  • 호수 1445
  • 댓글 0

군산 동국사 주지 종걸 스님
일제강점기 기록영화 ‘만선시찰’
제1회 금강역사영화제에 출품
6월16일 동국사서 공개 상영

'만선시찰' 상영을 위해 프랑스 빠데베이비 영사기를 손질하는 종걸 스님.

일제강점기 조선을 거쳐 만주까지 이어지는 열차여행을 홍보하기 위해 제작된 기록영화 ‘만선시찰’이 공개됐다. 1930년대 조선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는 귀중한 자료이자 일본이 한반도를 강점했던 아픈 역사의 단면을 되새길 수 있는 뜻깊은 시간으로 평가됐다.

군산 동국사 주지 종걸 스님은 6월16일 동국사 대법당에서 ‘만선시찰-만선여행 조선편’ 공개 상영회를 가졌다. 1933년 5월4~19일 일본 후쿠시마에서 만주국 안동까지의 여정을 담은 기록영화다. 부산에서 출발한 열차는 삼량진, 약목, 대구, 성환, 수원, 경성을 거쳐 평양, 선천, 정주를 지나 만주국 안동에 도착하기까지 각 지역의 모습을 담고 있다. 특히 경성, 평양의 1930년대 모습과 압록강 철교가 열리는 모습, 일본의 군용장갑열차 등이 자세히 촬영돼 있어 역사적으로도 높은 가치를 지니고 있다. ‘만선시찰’은 충남 서천군과 군산시가 공동 주최한 제1회 금강역사영화제에 출품됐다. 금강역사영화제는 과거 일제의 대표적인 수탈기지였던 금강하구의 군산과 서천의 지역적 특성을 살리며 역사를 테마로 한 영화제다.

동국사에서 열린 공개상영회의 해설자로 나선 종걸 스님은 “당시 일본에서는 조선을 거쳐 만주를 여행하는 것이 일본 고위층의 버킷리스트였다”며 “여행사가 조선과 만주의 영상을 기록해 관광객을 모으기 위해 촬영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만선시찰 필름과 영사기.
'만선시찰' 필름과 영사기.

이 영화는 세계적으로도 희귀한 프랑스 빠데베이비(Pathe Baby)사 9.5mm 필름과 카메라로 제작됐다. 종걸 스님은 “우리나라에서는 이 필름을 디지털화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 일본으로 필름을 보내 어렵게 디지털화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날 동국사에서 영화를 관람한 한송희씨는 “근대 조선의 모습을 영상으로 만나는 즐거움도 컸지만 영화 곳곳에서 한반도를 강점한 일본의 우월감을 드러내려는 의도가 엿보여 영화를 보는 내내 착잡한 감정이 일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종걸 스님은 “역사를 잊지 않고 기억해야 또 다른 비극이 생기지 않는다”며 ‘만선시찰(滿鮮視察)’ 공개상영 이유를 설명하고 “그동안 수집한 1만여 점의 자료를 체계적으로 정리해 10월 즈음 전시회를 열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종걸 스님은 6월15일에도 군산경찰서(서장 최원식) 경찰관 150명이 참석한 가운데 ‘내 고장 군산역사 이야기’를 주제로 강연을 가졌다. 스님은 직접 수집한 사진과 영상자료를 통해 구한말 이후 일본인과 조선인의 생활 모습, 군산항의 변천사와 일제의 수탈과정을 생생하게 전달했다.

신용훈 전북주재기자

[1445호 / 2018년 6월 27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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