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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회담의 의미와 불교계 과제

기자명 이창희
  • 기고
  • 입력 2018.06.26 11:16
  • 수정 2018.06.26 11:20
  • 호수 1445
  • 댓글 0

2018년 4월12일 남북정상회담에서 “한반도에 더 이상 전쟁은 없을 것이며 새로운 평화의 시대가 열렸음을 8천만 우리 겨레와 전 세계에 엄숙히 천명”하는 판문점선언이 채택되었다. 하지만, 남과 북은 1991년 12월13일에도 총리들이 만나 “정치군사적 대결상태를 해소하여 민족적 화해를 이룩하고, 무력에 의한 침략과 충돌을 막고 긴장완화와 평화를 보장”한다는 남북기본합의서를 체결하였다. 그러나 1993년 미국의 영변 핵시설에 대한 문제제기와 북한의 NPT(핵확산방지조약) 탈퇴로 한반도 전쟁위기가 고조되었다. 1994년 북미 제네바 합의로 전쟁은 방지되었지만, 한반도 문제의 핵심이 북미관계임을 세인들에게 명확히 인식시켜 주었다.

1990년대부터 핵문제를 두고 미국과 북한의 대결과 합의의 악순환이 반복되었고, 2017년 4월과 8월 한반도 전쟁위기설이 재고조되었다. 문재인 정부는 평창 평화올림픽을 계기로 수시로 만나는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북미정상회담을 중재하였다. 그리고 마침내 역사상 처음으로 북미정상회담이 열렸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북미정상회담이 지니는 의미에 대해 “양국 간 수십 년의 긴장과 적대를 극복하고 새로운 미래를 여는 데 중요하고 획기적 사건”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그들은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과 “한반도의 영속적이고 확고한 평화체제 구축”에 대해 진지하게 의견을 교환하였고, “북한에 대한 안전 보장”과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약속을 재확인하였다.

이러한 북미공동성명에 대해 폄훼하는 흐름이 존재한다.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핵폐기가 명시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대체로 외교문서에는 협상에서 합의한 모든 것이 담기지 않는 법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기자회견에서도 나타나듯이 ‘비핵화 검증’ ‘한미군사훈련 중단’ 등 많은 것이 논의되었지만, 공동성명에 담기지 않았다. 이는 양국이 서로 신뢰하며 상대방의 입장을 존중하기 때문이다. 이것이 북미정상회담의 가장 큰 성과로서, 공동성명에 명기되었듯이 “상호 신뢰 구축이 한반도 비핵화를 촉진할 수 있음을 인식”하였다는 점이다. 즉, 과거의 불신을 딛고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신뢰를 통해 향후 논의된 내용을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이다.

또한 북미정상회담에 대해 ‘역사적 일보’, 또는 ‘승자는 김정은’ 등으로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으로 보도한 언론들은 공통적으로 ‘역사’라는 표현을 많이 사용하였다. 역사의 의미는 변화한다는 것이다. 누구도 한반도의 상황이 분단과 대결의 구체제에서 평화와 번영의 신질서로 변화하는 것을 부인할 수 없는 것이다. 현재 동북아 경제권은 유럽 경제권과 북미 경제권과 함께 세계 3대 경제권으로 부상하였고, 2040년 세계 최대의 경제권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러한 역사적 흐름에 한반도의 대결과 긴장은 소멸될 수밖에 없는 장애물이다. 모두가 승리할 수 있는, 필연적인 역사의 변화에 대해서 변화의 주도세력이 누구인가를 놓고 논쟁하는 것은 변화를 되돌리려는 구태에 불과하다.

최근 한반도 평화시대의 도래에 대해 불교계는 적극적으로 화답해야 한다. 평화를 가르친 부처님의 전법에 따라 불교계는 한반도 평화시대 조성에 일조해야 한다.

한반도 평화시대에서 중요한 것은 정치지도자들의 결단만이 아니라, 시대를 살아가는 다수의 사람들이 평화를 실천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불교는 장기간에 걸쳐서 사람들이 평화적 감수성을 깨닫는 것에 기여해야 한다. 대북제재가 단계적으로 해결되는 상황에서 북녘사찰 순례 등 남북불교교류를 통해 남북협력에 대한 공감대를 확산시켜야 한다. 동시에 법회, 템플스테이, 종립학교 등에서 평화교육을 강화하여 남과 북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공존‧상생을 통해 평화적 깨달음의 합심으로 한반도 평화공동체, 동북아 번영공동체 건설로 정진해야 한다.

이창희 동국대 DMZ평화센터 연구원 changhi69@hanmail.net

[1445호 / 2018년 6월 27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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