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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산사 역사·문화 가치, 세계가 인정했다

  • 교계
  • 입력 2018.06.30 20:00
  • 수정 2018.06.30 22:11
  • 호수 1447
  • 댓글 1

‘산사’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제42차 세계유산위원회 결정
통도사·법주사 등 7개 사찰
조계종·정부기관 협력 성과

제42차 세계유산위원회가 현지 시각으로 6월30일 오후 양산 통도사, 영주 부석사, 안동 봉정사, 보은 법주사, 공주 마곡사, 순천 선암사, 해남 대흥사 7개 사찰로 구성된 ‘산사, 한국의 산지승원’을 세계유산목록에 등재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사진은 통도사 금강계단. 산사세계유산등재추진위원회 제공.

전 세계가 한국 산사의 역사성과 문화유산의 가치를 인정했다.

지난 6월24일부터 바레인 마나마에서 개최되고 있는 제42차 세계유산위원회가 현지 시각으로 6월30일 오후 ‘산사, 한국의 산지승원’(이하 ‘산사’)을 세계유산목록에 등재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이로써 ‘산사’는 한국의 13번째 세계유산으로 ‘불국사와 석굴암’(1995) ‘해인사장경판전’(1995)에 이어 3번째 한국불교 세계유산이다. 더욱이 ‘경주역사유적지구’(2000)와 ‘백제역사 유적지구(2015)'도 불교와 깊은 관련이 있다는 점에서 불교가 우리나라의 역사 및 정체성에 핵심적인 역할을 해왔음을 다시 한 번 보여주었다.

‘산사’는 양산 통도사, 영주 부석사, 안동 봉정사, 보은 법주사, 공주 마곡사, 순천 선암사, 해남 대흥사 7개 사찰로 구성되어 있다. 세계유산위원회는 ‘산사’가 ‘7~9세기 창건 이후 현재까지의 지속성, 한국 불교의 깊은 역사성’이 세계유산 등재 조건인 '탁월한 보편적 가치(OUV)'에 해당한다고 평가했다.

대흥사 전경. 산사세계유산등재추진위원회 제공.

‘산사’의 세계유산 등재는 준비과정부터 산사세계유산등재추진위원회(위원장 조계종 총무원장 설정 스님), 문화재청, 외교부, 해당 지자체, 7개 사찰 등이 모두 힘을 합쳐 이뤄낸 성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산사’가 세계유산 잠정목록에 등재된 것은 지난 2013년이었다. 2017년 1월 세계유산 등재신청서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에 제출된 이후, 1년 반 동안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의 심사를 받았다.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는 지난 5월 ‘산사’가 탁월한 보편적 가치를 가지고 있지만, 7개 산사 중 연속유산으로서의 선정 논리 부족 등을 이유로 통도사, 부석사, 법주사, 대흥사 4개 만을 등재할 것을 세계유산위원회에 권고한 바 있다.

이코모스에서 인정한 ‘산사’의 '탁월한 보편적 가치(OUV)'는 승가공동체의 자급자족적인 사찰운영, 스님들의 생활과 교육, 선수행과 경학 등과 같은 한국산사의 독특한 무형적이고 역사적인 면이다. 조계종은 등재권고에서 제외된 봉정사, 마곡사, 선암사 3개의 사찰이 가진 역사성과 규모로 판단할 수 없는 종합승원으로서의 가치를 증명하기 위해 문화재청, 지자체 및 전문가와 협업을 진행하는 한편 외교부를 방문해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위원국을 대상으로 하는 외교적 노력을 요청했다.

마곡사 5층석탑. 산사세계유산등재추진위원회 제공.

특히 조계종은 7개의 사찰이 세계유산으로 등재될 수 있도록 권고문의 내용적 오류를 수정해 ‘정오표(factual errors)’를 작성하고, 등재여부를 결정하는 21개 위원국의 지지를 이끌어내기 위해 “외교지지 교섭자료”를 제작하는데 전력을 기울였다.

정부 기관들도 적극 나섰다. 문화재청과 주유네스코대한민국대표부, 외교부로 이뤄진 제42차 세계유산위원회 대한민국 대표단은 위원회에서 7개 산사 모두가 같이 등재될 수 있도록 세계유산 위원국들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지지교섭을 해왔다. 또 조계종이 작성한 정오표를 세계유산센터에 제출했고, 이코모스는 오류정정 요청항목 총 12건 중 11건을 수용했다.

그 결과 6월30일 등재 결정 논의 과정에서 위원국인 중국이 7개 산사 모두를 등재할 것을 제안하면서 21개 위원국 중 17개국이 공동 서명했다. 이어 20개 위원국이 지지발언을 했고 전체 위원국의 지지로 성공적으로 등재될 수 있었다.

법주사 팔상전. 산사세계유산등재추진위원회 제공.

산사 등재결정과 함께 세계유산위원회는 추가로 4가지 사항을 권고했다. 문화재로 지정되지 않은 산사 내 건물 등에 대한 관리방안 마련, 산사의 종합정비계획 마련, 등재 이후 증가하는 관광객에 대한 대응 방안 마련, 산사 내 건물 신축 시 세계유산센터와 사전에 협의할 것 등을 요구했다. 비지정문화재까지 포함해 산사 내 모든 구성요소에 대한 보다 강력한 보존과 보호관리를 주문한 것이다. 조계종과 문화재청은 세계유산위원회의 권고사항을 충실히 수행해 ‘산사’의 세계유산적 가치가 잘 유지되도록 최선을 다할 예정이다.

세계유산회의에 참석한 조계종 문화부장 종민 스님은 “세계유산으로 ‘산사’가 등재되어 대단히 기쁘다”며 “특히 지난 이코모스 권고에서 제외됐던 봉정사, 마곡사, 선암사가 통도사, 부석사, 법주사, 대흥사와 함께 7개의 연속유산으로 등재됐다는 점이 이번 세계유산회의에서의 가장 큰 성과”라고 평가했다. 스님은 이어 “이번 등재는 한국 사찰이 오랫동안 그 역사성을 지키며 살아있는 문화유산으로 존재함을 전 세계가 인정하는 자리였다”며 “7개의 사찰과 추진단을 대표해 산사가 등재될 수 있도록 노력해주신 외교부, 문화재청 등 정부기관들에게 감사를 표하며, 앞으로 한국의 불교문화유산이 세계적인 유산으로 더욱 빛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봉정사 만세루. 산사세계유산등재추진위원회 제공.

문화재청도 “우리나라 세계유산 전반을 아우르는 제도개선에도 더욱 노력하겠다”며 “세계유산의 체계적인 보존관리를 규정하는 ‘세계유산법’ 제정과 세계유산관련 국제기구(카테고리2센터) 유치를 추진하고 있다. 이와 함께 등재된 세계유산을 더욱 효과적으로 보존할 수 있도록 세계유산을 관리하는 담당자와 관계전문가의 역량 강화를 위한 인프라 확충도 추진겠다”고 말했다.

임은호 기자 eunholic@beopbo.com

부석사 풍경. 산사세계유산등재추진위원회 제공.
선암사 승선교. 산사세계유산등재추진위원회 제공.
세계유산 등재를 선언하는 세이카 하야 라데스 알 칼리파 의장.
세계유산 등재를 기뻐하는 정부대표단.

[1447호 / 2018년 7월 1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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