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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구경으로 달인 ‘마음 한약’ 받아가세요”

  • 문화
  • 입력 2018.07.05 19:19
  • 수정 2018.07.05 19:23
  • 호수 1446
  • 댓글 0

비로자나국제선원 까루나
코코 이아현 작가 초대전
95일간 읽고 47일간 작업
일러스트 작품 20점 전시

‘법구경’은 세상을 살면서 추구해야 할 삶의 지혜를 짧은 문장들로 소개한 일종의 시가서다. 대장경 중에서도 그 엮은 시기가 가장 오래된 이 경전의 본래 이름은 ‘담마파다’로 ‘담마’는 법 또는 진리라는 뜻이고, ‘파다’란 말씀을 의미한다. ‘법구경’에 담긴 이 같은 진리의 말씀은 용기와 희망, 위로를 전하는 내용이어서 형식이나 순서에 구애받지 않고 그냥 펼쳐진 대로 마음을 열고 읽으면 된다. 그 어떤 불교서적보다 가장 널리 읽히는 경전이자 종교를 떠나 수많은 곳에서 인용되는 이유다.

코코 이아현 작가가 서울 비로자나국제선원 갤러리 까루나에서 ‘법구경’을 주제로 한 일러스트 초대전 ‘마음한약방’을 진행하고 있다.
코코 이아현 작가가 서울 비로자나국제선원 갤러리 까루나에서 ‘법구경’을 주제로 한 일러스트 초대전 ‘마음한약방’을 진행하고 있다.

블로그 ‘코코의 그림노트’를 운영 중인 이아현 작가가 서울 홍제동 비로자나국제선원 갤러리 까루나에서 초대전 ‘마음한약방’을 열고 있다. 7월14일까지 계속되는 이 자리의 주제는 ‘법구경’이다. 매일 법구경을 읽고 생각하고 느낀 것들을 그림과 글로 재구성한 일러스트 작품 20점과 ‘법구경’을 마음의 한약에 빗대어 표현한 설치작품을 전시한다. 전시회에 소개된 작품들은 올 4월 서울 삼청동 선아트스페이스에서 열린 ‘예술장돌뱅이 그룹전’에 소개됐던 것들로 작품 주제인 ‘법구경’ 인연으로 사찰 갤러리에서 대중들과 다시 만나게 됐다.

‘법구경’은 그에게 특별한 경전이다. 일러스트레이터 이전 그는 복합문화공간을 운영하던 경영인이었다. 예술인들에게 다양한 기회를 제공한다는 보람으로 몇 년간 쉴 새 없이 일에 매진했고, 괄목할만한 성과를 이뤄내기도 했다. 해가 갈수록 결과물들은 쌓여갔지만 그만큼 상대적으로 자신을 위한 기회와 자리는 줄어들었다. 행복해지기 위해 시작한 일인데 행복을 느낄 시간마저 부족했던 것이다.

하던 일을 과감히 정리하고 일러스트레이터로 전업을 결정했다. 생각하고 느끼고 관찰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찾아왔다. 그러자 이번에는 경제적인 고민과 불투명한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그를 조여왔다. 되찾은 행복과 현실적 고통이 교차하는 시간, 그는 고전을 통해 헤쳐나갈 방법을 구하고자 했다. 그리고 그 처음이 바로 ‘법구경’이었다.

“특별히 신앙심이 있거나 그래서는 아녜요. 지금껏 살아온 방식이 불교에 가까웠고, 부처님의 가르침 속에 해법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죠. 가까운 분들에게 물어보니 ‘법구경’을 추천해 주더라고요. 종교를 떠나 누구나 수용할 수 있는 내용이고 직관적이면서도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든다는 이야기에 호기심이 더해졌죠.”

하루에 단 한 구절만을 읽었다. 그리고 그 한 구절을 생각하는 것으로 하루를 보냈다. 다음 날 눈을 뜨면 또 다른 한 구절을 읽었다. 때로는 위로를, 때로는 용기를, 때로는 희망을 주는 글들이었다. 그렇게 ‘법구경’ 읽기와 생각하기를 이어갔다, 95일간의 너무나 행복한 여행이었기에 다른 누군가도 이 순례에 동참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일었다. 다시 47일간 좋은 구절을 뽑아 함축해 그림을 그리고 그 위에 글을 담았다. 그렇게 ‘법구경’ 일러스트 작품들이 완성됐다.

“맑은 새소리와 따뜻한 차 그리고 따사로운 아침 햇살과 함께했던 시간은 그 자체로 ‘마음의 약’이 되었습니다. ‘법구경’은 마치 병을 치료하고 그 병을 이겨낼 힘을 주는 한약처럼 느껴졌어요. 이런 이유로 전시회 제목을 ‘마음한약방’으로 정한 것입니다. 마음의 약인 ‘법구경’을 그림이라는 약첩에 싸서 제 앞에 인연들에게 선물하고 싶었습니다.”

이 작가의 하루는 여전히 고전 읽기로 시작된다. ‘법구경’ 읽기가 가져온 또 하나의 긍정적인 습관이다. 다음에는 초기경전을 대표하는 ‘수타니파타’에 도전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법구경’ 일러스트 작품을 다듬어 책으로 엮어내고 탁상달력, 명상노트 등 콜라보 상품으로의 개발을 구상 중이다.

“단 한 사람이라도 제 작품을 보고 좋은 의미와 생각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으면 좋겠어요. ‘법구경’을 읽고 생각했던 시간들이 저에게 마음의 약이 되었듯 사람들이 가까이에 두고 위로와 용기를 받았으면 합니다. 불교는 여전히 흥미롭고 눈길이 가는 분야입니다. 더 많은 공부를 통해 부처님 가르침에 한 걸음 더 다가가고, 작품으로 전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김현태 기자 meopit@beopbo.com

[1447호 / 2018년 7월 1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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