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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경험에 상상과 감동 더해 한 폭 아름다운 그림처럼 빚은 시

  • 불서
  • 입력 2018.07.09 13:58
  • 수정 2018.07.09 13:59
  • 호수 1447
  • 댓글 0

‘어른과 아이가 함께 읽는 동시로 말 걸기’ / 김희정 지음·김상남 그림 / 참글어린이

‘어른과 아이가 함께 읽는 동시로 말 걸기’
‘어른과 아이가 함께 읽는 동시로 말 걸기’

“흐이∼이잉/ 흐이∼이잉// 앞발을 치켜들고/ 갈기를 흔들며/ 용을 쓰던 말들/ 드디어 하늘로 올라가네// 푸잉∼푸이힝/ 푸잉∼푸이힝// 뒷발로 땅을 박차고/ 검은 구름 장막 사이로/ 힘겨운 눈물 쏟아내며/ 서쪽 하늘로 올라갔네/ 천마가 되었네// 때마침/ 텔레비전 말하네/ 방금 서해상으로/ 태풍이 빠져나갔습니다. -‘태풍’”

시인은 태풍 소식에 며칠 전 바꾼 대형 유리창이 걱정됐다. 밤새 미친 듯 불어대는 바람에 잠을 이루지 못했고, 날이 밝아 큰 고비는 넘겼다는 소식을 들으면서 살며시 눈을 감고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그런데 그때, 마지막 남은 힘으로 유리창과 문짝을 빗줄기로 때리며 흔들어 대는 태풍 소리가 “흐-잉 휘이-잉”하는 말 울음소리로 들렸다. 동시 ‘태풍’은 그렇게 탄생했다.

제주도에서 살아가며 제주의 자연을 오롯이 담아낸 동시집 ‘어른과 아이가 함께 읽는 동시로 말 걸기’는 시인의 감성을 듬뿍 담아 제주의 봄·여름·가을·겨울을 생생하게 들려준다. 그래서 시인의 동시를 읽는 동안 아이들과 어울려 운동장을 뛰어다니고 싶고, 자연 속으로 들어가 나뭇잎과 꽃잎을 보고 싶고, 나비와 벌을 손바닥에 놓고 보고 싶어진다.

아이들 세계를 잘 아는 시인의 경험이 마음과 머릿속에서 날개를 달고 날아다니며 누에가 명주실을 뽑아내듯이 아름다운 글로 태어난 듯하다. 때문에 시인이 경험을 바탕으로 상상과 감동을 씨줄과 날줄로 엮어 빚은 아름다운 시는 읽는 이로 하여금 자연스레 미소 짓게 한다.

시인은 아이들 눈높이에서 시를 빚으면서도 마음속에 담아둔 이야기를 꺼내 독자들의 이해를 돕는다. 시가 태어난 배경과 생각을 옛날이야기 하듯 들려주는 시는 부모와 아이가 함께 그려볼 수 있는 세상 가장 아름다운 그림처럼 다가온다. 1만원.

심정섭 전문위원 sjs88@beopbo.com

[1447호 / 2018년 7월 1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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