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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4념처와 7각지

알아차림을 통해 일어나는 깨달음의 7가지 요소

초기불교에 있어 7각지는
4념처의 매우 중요한 요소
현상을 있는 그대로 통찰해
완전한 지혜와 해탈로 인도

초기불교의 수행은 앞에서 설명했듯이 입출식념, 즉 들숨과 날숨에 대한 관찰과 알아차림을 근간으로 사마타와 위빠사나의 긴밀한 관계를 통해 이루어진다. 이를 토대로 ‘몸·느낌·마음·법’이라는 4가지 대상에 대한 4념처 수행도 확립되고, 종국에는 7각지와 4제 등에 대한 수행을 거쳐 완전한 지혜와 해탈을 증득하게 된다. 대체로 이러한 초기불교의 수행은 깨달음을 성취하기 위해서는 수행자가 기본적으로 익히고 닦아야 하는 ‘계(戒)·정(定)·혜(慧)의 3학에 포섭되며, 교리적으로는 4제와 8정도 등과도 매우 긴밀한 관계를 가진다.

이 가운데 7각지는 7가지 깨달음의 요소를 말하는데, 이는 ‘37조도품’과 ‘4념처’의 법념처에서 제시되는 실천항목에 해당한다. 특히 이 7각지는 깨달음의 7가지 요소에 대한 집착이나 경계를 있는 그대로 주시하는 법에 대한 관찰과 알아차림을 통해 그것이 조건적으로 일어났다 사라지는 현상임을 여실하게 자각하도록 이끈다. 결국 이를 통해 수행자는 완전한 지혜와 해탈을 얻을 수 있게 된다. 이러한 7가지 깨달음의 요소는 ①염(念)각지, ②택법(擇法)각지, ③정진(精進)각지, ④희(喜)각지, ⑤경안(輕安)각지, ⑥정(定)각지, ⑦사(捨)각지 등이다.

이와 관련하여 ‘맛지마니카야’에서는 4념처와 7각지의 긴밀한 관계를 다음과 같이 설하고 있다. 즉, “비구들이여, 어떻게 4념처를 거듭 수행해서 7각지를 완성하게 되는가? 비구들이여, 세간에 대한 탐욕과 싫어하는 마음을 버리고, 부지런히 분명한 앎과 알아차림을 확립한다. 비구가 몸에서 몸을 관찰하는 수행을 하면서 지낼 때, … 현상(법)에서 현상(법)을 관찰하는 수행을 하면서 지낼 때, 알아차림이 분명히 확립되어 그에게 ①염각지가 생기고, 그것을 닦아 염각지를 완성하게 된다.

그 비구가 그렇게 알아차림을 확립하고 머물면서 지혜로 몸과 마음의 현상들을 고찰하고 검토하고 사색할 때, 그에게 ②택법각지가 생기고, 그것을 닦아 택법각지를 완성하게 된다. 그 비구가 지혜로 몸과 마음의 현상들을 고찰하고 검토하고 사색할 때, 그에게 지칠 줄 모르는 정진이 생기고, 그때 그에게 ③정진각지가 생기며, 그것을 닦아 정진각지를 완성하게 된다. 정진을 일으켜 수행에 몰두하는 그 비구에게 세간에서 맛볼 수 없는 기쁨이 생기고, 그때 그에게 ④희각지가 생기며, 그것을 닦아 희각지를 완성하게 된다. 기쁨을 느끼는 그 비구는 몸과 마음이 편안하다. 그때 그에게 ⑤경안각지가 생기고, 그것을 닦아 경안각지를 완성하게 된다. 몸과 마음이 편안한 그 비구는 더욱 집중하게 된다. 그때 그에게 ⑥정각지가 생기고, 그것을 닦아 정각지를 완성하게 된다. 이처럼 마음이 집중된 그 비구는 마음의 평정을 잘 유지한다. 그때 그에게 ⑦사각지가 생기고, 그것을 닦아 사각지를 완성하게 된다.”

이와 같이 초기경전에 따르면 7각지 수행은 다음과 같이 순차적으로 이루어진다. 즉, 먼저 입출식념을 토대로 ①염(念)각지는 몸과 마음의 대상에 대한 알아차림을 확립한다. 이를 근거로 ②택법(擇法)각지는 지혜로 해탈열반에 도움이 되는 선법인지 그렇지 않은 불선법인지를 간택하는 것을 말한다. ③정진(精進)각지는 선한 법은 증장시키고 선하지 않은 법(불선법)은 없애기 위한 노력을 말한다. 이를 토대로 ④희(喜)각지는 큰 기쁨을 얻는 것을 말한다. 나아가 ⑤경안(輕安)각지는 마음의 편안함을 얻는 것을 말한다. ⑥정(定)각지는 마음이 본삼매를 얻는 것을 말한다. ⑦사(捨)각지는 제4선 등에서 얻게 되는 마음이 어디에도 흔들리지 않는 평정을 말한다.

요컨대 7각지는 호흡수행을 근간으로 하는 4념처의 매우 중요한 요소로서 수행자가 수행의 진전에 따른 깨달음의 여러 요소들을 순차적으로 여실하게 관찰한 후, 나아가 세속적인 집착을 떠나 4성제를 법으로 관찰할 수 있는 힘을 길러준다. 결국 7각지는 수행자가 입출식념을 토대로 4가지 대상에 대한 알아차림을 어느 정도 확립한 후, 종국에는 4성제에 대한 관찰과 통찰을 통해 완전한 지혜와 해탈을 증득하도록 견인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김재권 동국대 연구교수 marineco43@hanmail.net

[1447호 / 2018년 7월 1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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