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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력수행 하형임-하

기자명 법보

신묘장구대다라니 21독 하며
사경 7번씩 지속적으로 정진
집 분위기 원만·마음은 환희
임종환자 돌보는 봉사로 회향

47, 환희승

정토 공부와 기도를 겸하면서 백중을 맞이하게 되었다. 백중기간 동안 초청 법사와 스님들의 법문을 들으며 또다시 눈물이 하염없이 흘렀다. 법당 안은 보살들로 빼곡하고 법문을 듣는 다른 분들은 의연할 뿐인데 왜 나만 이렇게 또 눈물이 흘러내리는 것인지…. 백중기도 회향을 하면서 그동안 사경했던 사경노트를 연화대 속에 넣고 태웠다. 활활 타오르는 불꽃들을 보면서 다시 한 번 주체할 수 없는 눈물이 흘렀다. 가슴에서 올라오는 그 뜨거움이란 이루 말할 수 없는 것이었다. 의아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너무 후련했다.

백중기도를 마친 이후에도 매일 신묘장구대다라니 21독 독송과 7독의 사경을 계속 이어갔다. 어느 날에는 관음전 관세음보살님의 광배가 불빛처럼 퍼지며 사라지는 모습이 보였다. 그 움직임의 감동을 가슴으로 느낄 수 있었다. 같이 기도하는 보살에게 “보살님 방금 그 불빛 보셨어요?”라고 여쭤보니 “요즘 환희승 보살이 열심히 기도하니까 관세음보살님이 광명을 비춰주시는 것 같아”라고 말씀하셨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환희심이 생기는 찰나였다.

기도를 이어오면서 집안 분위기도 원만해지고 어지럽던 마음도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다. 그 해 가을학기 정토반 수업에서 만난 보살의 권유로 환희불교복지대학 호스피스봉사 과정도 들으며 수료 후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임종환자를 돌보는 일에 앞서 요양원에서 어르신 목욕봉사를 먼저 시작했는데 목욕봉사는 또 많은 가르침으로 다가왔다. 치매와 중풍 어르신들께서는 목욕을 하는 중에도 때리거나 소리를 지르는 분들이 많았다. 냄새도 익숙하지 않았지만 치매 어르신, 와상 어르신들을 마주하면서 나를 낮추는 연습을 저절로 할 수 있었다. ‘어르신들에게 뭔가 전문가적 입장에서 도움을 드릴 수 있을까?’라는 고민으로 사회복지사 공부를 꿈꾸게 되었다.

무엇을 해도 즐겁고, 신심도 나고, 그냥 좋았다. 그렇게 사회복지사 공부를 시작했고 학점 인정이 되는 소방안전관리자 2급도 취득했다. 새 학기 들어가기 전 공백 기간에는 심리상담사1급 자격을 취득하기도 했다. 계속 공부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고 스스로도 기도하고 공부할 수 있어 이 또한 부처님의 가피를 받는 것 같아 감사했다. 그러던 중 갑자기 종무소 직원 한 사람의 공석으로 인한 직원채용 제안을 받게 되었다.

당황스러웠다. ‘이건 또 나한테 어떤 시험일까?’ ‘어떤 알아차림으로 지혜로운 선택을 해야 하는 것일까?’ 절 일을 한다는 것은 너무 생소했다. 기도하고 봉사하는 것과는 많이 다를 것이라는 걸 모르는 바가 아니었다. 많은 사람들을 마주해야 하고 상담도 해야 하며 어떤 일이 눈앞에 펼쳐질지 알 수 없었다.

용기 내어 결심을 굳히고 첫 출근을 한 것이 지난해 1월1일이다. 일하던 초반 고비는 있었지만 기회를 주신 큰스님의 믿음과 주변의 응원 덕분에 지금까지 일을 하고 있다. 언제든 법당에 갈 수 있어 감사하고 스님들 법문 들을 수 있어 감사하며 열심히 일할 수 있음에 감사하다. 감사하다고 생각하니 감사할 일이 너무도 많다. 일에 쫓기고 시간에 쫓겨도 웃음꽃을 피우며 지내게 된다.

큰스님은 늘 말씀하신다. “연꽃 같은 미소로 사랑담아 말하기” “내 마음이 극락정토 내 성품이 아미타불.” 딱 이것이다 싶다. 지난 2월에는 사회복지사 자격도 취득했다. 그 힘든 과정을 마무리했다는 성취감에 학위증을 부처님 전에 올리면서 ‘이 배움을 좋은 일에 쓰겠습니다’라고 발원했다.

동안거의 회향과 함께 이번에는 108배와 ‘금강경’ 독송을 시작했다. 기도 후에는 피곤하기보다는 몸이 가볍고 환희심이 생긴다. 전에는 마음으로 애를 많이 썼다면 지금은 오히려 자연스럽게 생기는 이타심에 좀 더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어느 시인의 글귀처럼 꽃은 젖어도 향기는 젖지 않는다는 말과 같이 그런 향기로운 보살이 되기를 간절히 서원해본다.

[1447호 / 2018년 7월 1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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