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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교사단 전북지역단장 이정상-상

기자명 이정상

전북지방경찰청·덕진경찰서 불자회 창립 보람

화엄불교대학 졸업 뒤 포교사 품수
참선·염불수행에 큰 매력 느껴 정진
원망 많던 직장생활 마음가짐 변화
상사의 종교편향 시정하는 용기도

62, 법공
62, 법공

어떤 존재든 인연법을 벗어난 존재가 있을까? 나 역시 인연의 결과물인 것을 알고 그 인연의 시작인 오늘, 지금의 행위가 과거·현재·미래의 삼세에 큰 영향을 주는 업이기에 항상 깨어 있음으로 수행을 삼는다.

14년 전, 순찰차를 타고 전주시외버스 터미널 부근을 순찰하던 중 들려오던 목탁소리에 마음을 빼앗겼다. 이끌리듯 들어간 곳이 전북불교회관이었다. 마침 화엄불교대학 수강생을 모집 중이었다. 입학원서 한 장을 들고 나왔다. 크게 주저함 없이 등록했고, 16기로 졸업한 뒤 다음해 학림원 16기로 학업을 마쳤다.

불교대학과 학림원을 다니면서 부처님 생애와 기초교리에 빨리 공감했다. 초발심과 환희심도 느꼈다. 참선을 향한 갈망은 지금 생각해도 대단했다. 참선 강의가 끝나면 집에 오자마자 2층으로 올라가 스님 강의대로 반가부좌를 하고 앉았다. 들숨과 날숨에 집중하다보니 내 존재 자체를 느끼지 못했다. 편안함과 또렷한 의식이었다. 아내가 흔들어 깨어보니 하룻밤이 지나 있었다. 그 체험이 깨달음인 줄 착각도 했다. 이후 아침 5시면 일어나 참선 했고, 이제는 삶을 올바로 잡아주는 든든한 뿌리가 됐다.

처음 불교와 인연이 목탁소리여서 인지 염불에도 무척 호감이 갔다. 목탁 치는 것 자체를 좋아했고, 염불에 집중도 잘 돼 포교사단 전북지역단 염불봉사1팀에서 팀 활동을 시작했다. 그런데 상가에서 혼자 염불봉사를 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혼자 염불봉사를 하면 목소리가 한정돼 문상객들에게 잘 전달되지 않는다. 고인의 왕생극락을 염원하고 유족들의 심신 안정을 기원하는 원력이 부족한 것 같기도 하고, 포교효과도 미미한 것 같아 안타깝다. 그래서 휴대용 소형 마이크를 구비했다. 효과는 대만족이었다. 현재 전북지역단 염불봉사팀에서도 휴대용 마이크를 사용해 장엄하게 염불봉사를 하는 계기가 됐다.

나는 정년 1년 남은 현직 경찰관이다. 불자이기 전에 각종 사건과 사고 현장에서 수많은 언어폭력·물리적 폭력과 마주한다. 경찰관을 향한 좋지 않은 언행을 접할 때면 원망도 많이 했다. 특히 술에 취한 사람들과 뒤엉켜 씨름하는 게 괴롭고 원망스럽다. 하지만 불자가 된 후부터 달라졌다. 인권의 중요성을 알게 됐다. ‘내가 아니면 누가 이들의 생명과 인권을 지킬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스스로 큰 보시를 실천하고 있음을 알고 보람으로 느끼며 직장생활을 하고 있다.

포교도 열심해 했다. 2005년 전국지방경찰청 중 마지막으로 전북지방경찰청불교회, 2006년 전주 덕진경찰서불자회 창립을 이끌었다. 면단위 치안센터장을 할 때는 면내 종교분석을 했다. 일과 후 불자 집에 들러 불자들을 모이게 하고 부처님의 생애와 사찰예절, 기초교리를 공부했다. 그들 가운데 유명을 달리한 이들이 있으면 장례식장에서 장엄염불봉사를 하며 유족들을 위로했다. 그들의 마음이 움직였을까. 임기가 끝나 발령을 받아야 했지만 그렇지 못했다. 주민들의 반대로 치안센터장으로 계속 근무해야 했던 적도 있었다.

그리고 직장 내 상사들의 종교편향에 단호하게 시정을 요구했다. 전주 덕진경찰서에 서장으로 발령 받은 기독교인이 전 직원 가족에게 가정통신문을 보내고, 전 직원 교육에서는 기독교성서를 찬양했다. 여러 번 시정 요구를 했지만 달라지지 않자 조계종 종교평화위원회에 신고, 10여명의 스님들이 항의방문을 왔고 공개사과를 받은 뒤 시정된 경우도 있다.

pogyosadan4940@hanmail.net

[1447호 / 2018년 7월 1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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