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불광사가 창건주 권한을 두고 심각한 내홍을 겪고 있는 가운데 (사)대각회 이사회가 ‘불광사 정상화를 위한 대책위원회’를 발족했다.
대각회 이사회(이사장 혜총 스님)는 7월10일 서울 법안정사에서 11명의 이사 중 10명이 참여한 가운데 제241회 임시 이사회를 개최하고 ‘불광사 창건주 권한 승계의 건’을 논의했다. 이사회는 이를 통해 ‘불광사 정상화 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를 발족하고, 범어사 전 주지 흥교 스님을 대책위원장으로 추대했다.
대책위는 흥교 스님을 중심으로 지홍 스님이 지정하는 상좌 1인, 광덕문도회 대표 1인, 불광사 신도회 대표 1인, 대각회 감사 월암·일광 스님 등 6인으로 구성됐다. 이사회는 대책위 결과를 따라 지홍 스님의 최종 거취를 결정하기로 했다. 그러나 대책위 활동 기간을 명시하지 않아 이에 대한 후속 조치가 뒤따르지 않으면 반발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사회가 끝난 후 이사장 혜총 스님은 법안정사에 모인 대중들에게 직접 결정 사항을 설명했다. 스님은 먼저 창건주 권한에 대해 “이사회 측은 대책위에서 나온 결과를 최종 따르기로 결의했다”며 “대각회 정관에 의해 대책위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지홍 스님의 창건주 권한은 유지된다”고 밝혔다. 스님은 이사회 결정 배경에 대해서는 “의혹들이 사실임을 입증할 수 있는 명확한 근거나 법적 분쟁 중인 것이 사실로 드러난 것이 없는 상황에서 대각회가 결정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며 “지홍 스님과 관련된 의혹들에 대해 문제가 확실하다면 상황이 바뀔 수 있다”고 밝혔다. ‘화합’과 ‘양보’를 강조한 혜총 스님은 “서로 조금씩 양보해 화합으로 해결되길 바랄뿐”이라며 “신도들도 분심을 누르고 지혜를 모아 달라”고 당부했다.
이사회 결정과 관련해 지홍 스님을 지지하는 측은 일단 대책위 활동을 지켜보자는 게 대체적인 입장이었다. 그러나 불광사 신도들은 “대각회가 대책위를 만들어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며 이사회 결정에 크게 반발했다. 일부 신도들은 “지홍 스님 측근으로 이루어진 대책위 구성은 신도를 기만하는 행위”라며 “누구를 위한 대책위냐”고 반문했다. 또 “불광사의 주인은 신도들”라며 “지홍 스님은 당장 물러나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불광사 신도회가 이사회 결과에 반발하는 가운데 혜총 스님은 대각회 정관에 따라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스님은 “정관상 대각회는 강제로 창건주 권한을 박탈할 수 없다”며 “정관을 따르지 않는다면 대각회에 소속된 200여개의 사찰들에게도 무의미한 법이 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사회에 앞서 불광사 신도 200여명은 법안정사 마당에서 마하반야바라밀 정근과 108배 릴레이를 하며 지홍 스님의 퇴진을 외쳤다. 또 법안정사 난간에 불광사 신도들의 주장을 반박하는 내용의 현수막이 내걸려 신도회 측과 마찰이 일기도 했다.
한편 이날 대각회 이사회는 신임 이사장에 중앙승가대 전 총장 태원 스님을 만장일치로 선출했다.
임은호 기자 eunholic@beopbo.com
[1448호 / 2018년 7월 18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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