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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찬드라 코노키웅

가정부에서 명상지도자로 변신한 태국 불교계 전설

가정부 일터에서 명상교육 기회
사원서 배운 후 ‘매지’ 직위 임명
대중 교육 시작하자 제자 급증
신설 명상센터 최대 사원 성장

웅장한 건축 양식을 지닌 왓 프라 다마키야 사원.
웅장한 건축 양식을 지닌 왓 프라 다마키야 사원.

찬드라 코노키웅(Chandra Konnoky ong)은 1909년 태국 나콘빠톰주에서 농사 짓던 부모 밑에서 태어났다. 그는 학교에서 교육 받는 대신 농사일과 가사를 도우며 대부분의 어린 시절을 보냈다.

자신에게 모진 말도 거침없이 했던 아버지가 12세에 세상을 떠난 후 우울증에 빠졌던 그는 몇 년 후, 톤부리 지역에 명상 교육자가 방문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찬드라는 명상을 배우고 다른 이들과 영적 교류를 갖기 위해 방콕으로 떠난다. 돈 한 푼 없이 방콕에 도착한 찬드라는 이모집에 짐을 풀고 생계를 위해 이웃집 가정부 생활을 시작한다.

그가 일을 시작한 가정은 불심이 깊어 스님이 정기적으로 방문해 가족들의 수행을 도왔다. 찬드라는 집에 방문한 아잔 통숙 삼뎅판 스님에게 비록 자신이 배운 것 하나 없는 미천한 존재지만 그런 자신에게 조금이나마 시간을 내 부처님 말씀과 명상을 교육해달라고 부탁했다. 어린 소녀의 반짝이는 눈을 들여다보던 스님은 그의 얼굴에 스며든 단호한 결심과 총명함을 발견하고 흔쾌히 이를 승낙했다. 불자 가족을 방문할 때마다 스님은 조금씩 시간을 따로 내어 그에게 불교의 기본 교리들과 명상법을 교육하기 시작했다. 성숙한 면모와 영리함 덕분에 그는 스님의 말씀을 스펀지처럼 흡수하며 발전해 나가기 시작했다.

그가 29세가 되던 해 아잔 스님은 그에게 왓 파크남(Wat Paknam) 사원으로 가서 루앙 푸 솟 스님을 만나볼 것을 권유했다. 그곳에서 찬드라는 스님의 지도하에 명상과 교리 등을 배웠고 깊이 있는 불교 수행을 거듭해나갔다. 찬드라는 마침내 매지(Mae Ji)라는 직위로 임명됐다. 루앙 푸 솟 스님의 수제자가 되었다. 매지 찬드라는 태국 전역을 돌며 불교를 교육하며 제자를 양성하기 시작했다. 그는 교육과는 거리가 먼 사람들에게 다소 어려울 수도 있는 불교의 교리들을 자신이 배우면서 이해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쉽게 설명하며 태국인들이 더 심층적으로 부처님의 말씀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왔다.

루앙 푸 솟 스님이 1959년 세상을 떠나고 매지 찬드라는 자신이 배운 명상법을 어린 제자들에게 직접 교육했다. 그는 제자들에게 인내심과 자기 관리를 강조했다. 그가 머물던 왓 파크남 사원에 제자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기 시작하자 그들을 모두 수용할 공간이 부족해졌다. 이 상황을 주시하고 있던 태국 왕실의 왕손 한 명이 토지를 기부했고 매지 찬드라는 그곳에 거대한 명상 센터를 건축 할 수 있었다.

1970년 2월20일 공식적으로 문을 연 이 새로운 명상센터에는 ‘부처님 세계의 다르마 수행 센터’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1978년 이 명상 센터는 다시 ‘왓 프라 다마카야(Wat Phra Dhamakaya) 사원’으로 이름을 바꿨고 그러면서 이 사원은 태국에서 가장 거대한 불교 사원이 됐다. 2000년 9월10일, 91세 나이에 세상을 뜬 매지 찬드라를 위해 그의 이름을 붙인 명상 센터가 문을 열기도 했다.

태국 불교는 그 어느 불교 국가보다 불교 분야에서 남성이 우선시 되며 여성 불자의 힘이 약하다. 이런 여성 불교 지도자 불모지에서 불우한 과거를 잊고 강한 의지와 신념만으로 불교계 최고의 자리에 오른 매지 찬드라는 태국 불교계에서 오랫동안 전설처럼 기억될 훌륭한 여성임이 틀림없다.

알랭 베르디에 저널리스트 yayavara@yahoo.com

[1448호 / 2018년 7월 18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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