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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마음이 만드는 소리에서 행복 찾기

  • 불서
  • 입력 2018.07.23 13:18
  • 수정 2018.08.07 13:30
  • 호수 1449
  • 댓글 0

‘위빠사나 명상일기’ / 영선 지음 / 운주사

‘위빠사나 명상일기’
‘위빠사나 명상일기’

세상 사람들 모두가 간절하게 ‘행복’을 추구한다. 돈이나 재물을 행복의 전제조건이라 여겨 이를 얻기 위해 일에 매진하는 이가 있는가 하면, 소소한 일상에서 이를 얻으려는 이도 있다. 또 운동, 악기, 그림 등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통해 자기만의 세계에서 행복을 경험하는 이들도 있다.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할 때 행복을 느끼는 이들은 일과 사랑을 동시에 얻고자 절치부심한다.

그러나 사람의 마음은 늘 변하기 마련이어서, 이 행복한 마음 또한 시간이 지나면서 싫은 감정이나 지루함 등으로 변한다. 심지어 한 순간 행복하다가 또 다른 순간은 불행하기까지 하다. 뿐만 아니라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혹은 배움에 따라 가치관의 변화가 오기도 한다. 언제 어디서나 행복하기를 바라지만, 변함없는 행복을 찾는 일은 그리 쉽지 않다. 때문에 삶의 상황과 관계없이 존재 자체로 행복할 수 있는 길을 찾으려 노력하는 이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영선도 그랬다. 30대 중반에 이를 때까지 행복을 찾아 열심히 살았지만 감정싸움으로 인한 체력소모뿐만 아니라 정신적 고통을 겪으며 몸과 마음이 무너져갔다. 계기가 필요했다. 그때 운명처럼 불교를 만났다. 특히 위빠사나를 접하면서 그 속에서 살아 있음을, 살아 있음의 생동감을, 살아 있음의 행복을 느끼게 되었다.

이 책 ‘위빠사나 명상일기’는 그 기록이다. 저자는 위빠사나 수행을 하면서 주변의 잡다한 소리와 관심거리들에 의해서 자신의 몸과 마음이 만들어 내는 소리를 듣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오랜 시간 수행을 이어오면서 마침내 위빠사나 명상이 바로 몸과 마음에 집중해 자신이 내는 소리를 알아차림으로써 행복해지는 방법임을 명확히 알게 됐다.

“핸드폰이나 주변이 아니라 마음의 소리에 집중해 보십시오. 마음이 뭐라고 말하나요? 아니면 어떤 느낌이 느껴지나요? 마음의 소리에 반응하지 말고 느껴지는 대로, 있는 그대로 마음을 계속 집중해서 알아차려 보십시오. 처음엔 힘들지만 마음의 민낯을 대면하게 되면, 점점 더 평안해져 가는 새로운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저자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옮긴 명상일기에서 상황에 관계없이 평화와 행복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만날 수 있다.
저자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옮긴 명상일기에서 상황에 관계없이 평화와 행복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만날 수 있다.

하지만 위빠사나 명상은 몸과 마음을 알아차리는 과정이기 때문에 흔한 이야깃거리가 아니고, 경험해보지 않은 영역이라 어렵다. 그래서 저자는 자신이 경험한 것을 바탕으로 수행이 어려운 이유와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들을 세심하게 제시했다. 여기에는 2006년, 2008년, 2011년, 2012년, 2013년 차례로 미얀마 명상센터에서 집중수행했던 내용과 한국 수행처에서의 집중수행 경험 등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전체 20개 장으로 구성된 책은 5장까지 위빠사나 명상의 기본적 방법들을 다루고, 7장부터는 좀 더 나아가길 원하는 수행자들에게 도움이 될 기법들을 다뤘다. 13장부터 소개한 명상일기를 통해 어떤 노력을 했는가와 깨달음의 성취를 위한 방법으로 깨달음의 열쇠 13개를 제시했다. 여기서 13가지 깨달음의 열쇠는 저절로 알아차려지는 정도의 행선, 메모지 활용하기, 묵언, 법당 지키기, 원하는 것 놓아버리기, 몰입의 알아차림, 주변을 둘러보지 않기, 아파도 알아차림을 멈추지 않기, 움직임을 최소화하기, 있는 그대로를 수용하기, 손가락 구부리기, 고통의 한계 상황을 극복하기, ‘나’를 포기하기 등이다.

저자는 이처럼 내면의 에너지를 충전시키고 깨달음에 이르는 길이 의도하고 기획해서가 아니라 ‘저절로’ 열리는 것임을 강조한다. 깨달음은 알아차림이 저절로 되는 상태에서 이루어지는 수행의 진보라는 것이다. 그래서 명상일기를 따라가다 보면 저절로 수행의 진보가 이뤄지고 깨달음에 이르는 길을 만나, 위빠사나 수행의 문을 열고 들어설 수 있다. 1만5000원.

심정섭 전문위원 sjs88@beopbo.com

[1449호 / 2018년 7월 25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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