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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생의 선근·복덕 없다면 어찌 믿겠습니까

중국 정곡 스님의 '무량수경청화' 법문 ⑨

부처님 성불 후 일백겁 상호 닦아
아난 출가 이유 부처님 상호 때문
좋은 상호여야 중생 거둘 수 있어

중생 제도하려면 자신 제도해야
자성은 본래 내안에 갖춰져 있어

정공 스님은 “현재 우리가 해야 하는 일은 바로 여하히 물든 마음에서 청정심을 회복하는 것”이라며 “이것이 진실한 수행”이라고 강조한다.
정공 스님은 “현재 우리가 해야 하는 일은 바로 여하히 물든 마음에서 청정심을 회복하는 것”이라며 “이것이 진실한 수행”이라고 강조한다.

 

“원하옵건대, 제가 부처님의 청정한 음성 얻어서 법음이 가없는 법계에 두루 미치게 하옵소서(願我得佛清淨身, 法音普及無邊界).”

우리들은 발심해 불법을 배우며 특별히 출가하기도 합니다. 출가하면 바로 일체중생을 위해 경전을 강설하고 설법합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음성입니다. 문수보살께서 잘 말씀하셨습니다. “사바세계에서 진실한 가르침의 본체는 음성으로 청정함을 얻는데 있다(此方真教體, 清淨在音聞).” 좋은 음성으로 불법승 삼보를 찬탄하고, 세상의 선한 사람 선한 일을 찬탄하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우리들은 갖가지 좋은 일을 생각하며 선한 인을 닦아야 합니다. 자신이 수행하는 것 이외에도 불보살의 가피를 구해야 합니다. 당신이 경전을 강설하고 설법하기로 발심하고 강단에 오른 후 당신의 모습과 목소리는 강단 아래에서와 다릅니다. 강단 위에서는 불보살의 가피가 있지만, 아래에는 없습니다. 청정한 음성을 얻으면 어디에 사용할까요?

“계율·선정·정진의 법문을 선양하고, 깊고 깊은 미묘법을 통달하도록 하옵소서(宣揚戒定精進門, 通達甚深微妙法).”

내가 얻은 상호와 음성은 내가 잘 났다고 과시하는데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법을 펴고 중생을 이롭게 하는데 사용합니다. 제불께서는 성불하신 후 일백겁의 세월동안 상호를 닦았습니다. 32상 80종호는 복보를 닦아서 생긴 것입니다. 왜 상호를 닦아야 합니까? 좋은 상호로 중생을 거둘 수 있기 때문입니다.

‘능엄경’을 보면 아난존자는 왜 출가를 하셨습니까? 아난존자는 석가모니부처님의 상호가 너무나 좋아서 출가했다고 말합니다. 반드시 좋은 상호를 보여주어야 일체중생을 거둘 수 있습니다. 그 목적은 “계율·선정·정진”의 법문을 선양하기 위함입니다. 이는 전체 불법을 포괄합니다. 계율·선정·지혜 삼학은 소승불법의 중심입니다. “정진”은 보살의 제일 선근입니다. 그래서 이 세 가지를 합치면 대소승 불법이 모두 그 가운데 포함되어 있습니다.

또한 그 목적은 “깊고 깊은 미묘법을 통달함”에 있습니다. 이 일구는 무엇을 가리킵니까? 보통 불법으로 말하면 선종에서 말하는 ‘마음을 밝혀 진성을 봄(明心見性)’입니다. ‘관무량수경’에서는 “이 마음 그대로 부처이고, 이 마음으로 부처가 된다(是心是佛 是心作佛)”라고 말합니다. 이것이 깊고깊은 미묘법입니다.

나아가 진실한 깊고 깊은 미묘법은 바로 “염불하여 왕생하고 불퇴전지에 올라 성불한다(念佛往生, 不退成佛)”는 법문입니다. 일체제불께서는 모두 정토는 믿기 어려운 법이라고 말합니다. 일반인은 들어도 믿지 못하고 오히려 반대 배척합니다. ‘무량수경’에서는 이 법문을 믿을 수 있음은 과거 무량겁 동안 선근을 쌓았기 때문이라 말씀하십니다. 당신이 과거생에 매우 깊은 선근·복덕·인연이 없다면 어떻게 믿을 수 있겠습니까? 그래서 일반인이 듣고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은 매우 정상적인 현상입니다. 이는 바로 다생 다겁에 선근이 없고 혹 선근이 있더라도 무르익지 않았음을 잘 알 수 있습니다. 이로써 반드시 먼저 법을 통달한 후에야 비로소 순조롭게 선양할 수 있고, 대중에게 소개할 수 있습니다.

다음 여섯 구는 매우 중요합니다. 비록 법장비구가 자신이 수학하여 마음으로 체험한 것을 스승님께 보고한 것이지만, 이는 모두 우리들 자신이 수행할 때 모범으로 삼아야 하는 것입니다.

“저의 지혜가 바다처럼 광대하고 깊어지며, 저의 마음이 세상 근심 끊어 청정하게 하옵소서(智慧廣大深如海, 內心清淨絕塵勞).”

이 두 마디는 서로 보충하여 무량한 법희가 생겨납니다. 중생을 널리 제도하고 싶으면 반드시 먼저 자신을 제도하여야 합니다. 자신이 원만한 지혜를 성취하여야 비로소 중생을 도울 수 있는 능력이 생깁니다. 그래서 법장비구는 중생을 제도하겠다는 대원을 발한 후에 다시 자신이 현재 광대한 지혜를 구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저 광대한 지혜는 자성에 본래 갖추어져 있는 것으로 밖에서 구하는 것이 아닙니다. 어떻게 이러한 지혜를 구할 수 있을까요?

진로(塵勞)는 망상·분별·집착에 물든 번뇌입니다. 이를 말끔히 씻어내어야 청정심을 회복할 수 있습니다. 청정심은 자신의 진심이자 본성입니다. 현재 우리가 해야 하는 일은 바로 여하히 물든 마음에서 청정심을 회복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진실한 수행입니다. 염불법문에서는 믿음과 발원으로 명호를 집지하여 수행합니다. 마음이 청정하면 국토도 청정합니다. 따라서 청정심을 얻으면 서방극락세계에 자재하게 왕생할 수 있습니다.

“가없는 악취의 문 뛰어넘어, 보리의 구경언덕에 빨리 이르게 하옵소서(超過無邊惡趣門, 速到菩提究竟岸).”

악취는 삼악도만 가리키는 것이 아닙니다. 육도에서 보면 삼선도는 삼악도보다 훨씬 좋습니다. 그러나 십법계에서 보면 천상과 인간도 악취입니다. 나아가 육도 바깥의 성문·연각·보살도 여전히 무명을 다 깨뜨리지 못하여 부처님과 비교하면 그들도 악취입니다. 따라서 여기서 말하는 “악취문”은 매우 광범위합니다. 앞쪽 일구는 구법계를 뛰어넘는다는 뜻이고, 뒤쪽 일구에서 구경은 여래의 과지임이 명백히 드러납니다. 요컨대 가없는 악취문이 구법계의 유정중생을 포괄하여야 서방정토의 견줄 수 없는 수승함이 드러납니다.

“무명과 탐욕·분노를 영원히 없애고, 미혹과 과실을 삼매의 힘으로 정복하게 하옵소서(無明貪嗔皆永無, 惑盡過亡三昧力).”

무명은 망상이고, 탐·진·치 삼독은 번뇌입니다. 미혹과 과실은 삼독의 습기입니다. 이를 어떻게 끊을까요? 삼매의 힘으로 끊습니다. 여기서 삼매는 곧 염불삼매를 말합니다.

이상 여섯 구는 아미타부처님께서 법장비구 시절 닦은 수학의 강령입니다. 본경의 제목은 “청정평등각”입니다. 이 셋은 하나이되 셋이고, 셋이되 하나로 하나를 얻으면 세 가지를 모두 얻습니다. 셋 중에서 청정심이 닦기 쉽습니다. 우리 불자는 명호를 집지하여 청정심을 닦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법장비구는 지혜를 머리로 삼았고, 삼매의 힘으로 끝맺었습니다. 이 의도는 매우 깊고 깊어서 우리에게 매우 귀중한 수학지침을 제공합니다.

허만항 번역가 mhdv@naver.com

[1449호 / 2018년 7월 25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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