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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교사단 제주지역단 염불1팀 정인숙-하

기자명 정인숙

알면 알수록 수승한 부처님 가르침 따라 걷는다

어떤 보상·보수 바라지 않으면서
부처님 향한 신심으로 포교 활동
몸과 마음으로 느끼는 가르침에
전법 나서는 포교사로서 자부심

61, 여래심

사실 어떤 보상이나 보수를 받지 않는다. 그런 업도 아니다. 한데 왜 아까운 자기 시간을 쪼개고 지갑을 열고 전법의 수레를 밀고 있을까.

생각컨데 포교사가 받는 보상이라면 부처님을 향한 신심 증장이나 환희심이랄까. 도반과 부처님을 닮아가는 여정을 함께 걷는다는 자부심과 자존감이랄까. 그거면 족한 것이라 믿는다.

때문에 그런 번거로움과 수고로움도 감내할 수 있다. 포교사는 불만은커녕 당연한 자기부담으로 여긴다. 부처님의 가르침, 즉 진리를 몸소 현장에서 느끼는 포교사이기에 가능한 것인지, 아니면 부처님의 보시행을 실천하는 사무량심 때문인지 정확히 알 수는 없다. 부처님 법을 전한다는 자부심에서 나오는 보살행이다. 새삼 깨닫는다.

뚜렷한 기억은 아니지만 어느 법회 때였다. 포교사팀장이 열심히 전법을 하는데 한 군장병의 시선은 계속 다른 곳을 향하고 있었다. 옆에서 지켜보면서 약간 조바심이 났지만 여여하게 흘러가리라 생각했다. 6년 전, 포교사가 되기 전 내 모습이 겹쳐보였기 때문이다. 부처님이 무려 2500여년 전 설파한 성스러운 가르침의 의미도 모른 채 꾸벅꾸벅 졸던 그때가 떠올랐다. 스님은 진지하게 법문을 하는데 도무지 무슨 뜻인지 몰라 솔솔 잠이 왔던 것이다.

시선이 닿는 곳에 마음이 있다고 했던가. 그 군장병에게 부처님 가르침을 알게 해주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하지만 너무 성급하게 주입시키려고 하는 것 같았다. 군장병에게 집중을 부탁하려고 했지만 멈칫 망설였던 이유다. 더구나 군장병들은 주로 20대 청년들이자 신세대다. 어찌 보면 큰아들 같기도 하고 조카 같기도 하다. 그래도 법회에서 알게 모르게 심어진 불심의 씨앗은 시절인연을 만나면 싹트리라 본다.

해관사에도 어김없이 부처님오신날이 찾아오고, 여느 사찰처럼 분주해진다. 군장병들과 함께 연꽃을 비벼가며 연꽃등 만들기 체험을 하기도 하고, 완성된 연꽃등을 부처님 전에 올리기도 한다. 그러면서 군장병들에게 부처님오신날과 연등의 유래와 의미를 설명해주곤 했다. 그러면 봉축법회를 좀 더 의미 있게 맞이할 수 있게 된다.

“난타라는 가난한 여인은 가진 게 없어 구걸로 얻은 몇 푼으로 작은 등과 기름을 사서 부처님께 올릴 등을 밝혔지. 시간이 흘러 새벽이 오자 왕과 귀족들이 밝힌 호화로운 등은 꺼졌고, 난타의 등불 홀로 꺼지지 않고 주위를 밝게 비췄어. 부처님은 아난에게 ‘가난하지만 마음 착한 여인이 정성으로 켠 등불은 꺼지지 않는다’며 ‘훗날 난타는 성불하리라’고 말씀했단다. ‘현우경’의 ‘빈녀난타품’에 나오는 유명한 빈자일등 이야기란다. 해마다 부처님오신날이면 전국의 사찰은 안팎에 연등을 내걸어 아기부처님 탄생을 축하하고 있지. 연등은 연꽃 모양이 많아서 ‘연꽃 련(蓮)’자를 쓴다고 오해하기 쉬운데, 불을 태운다는 ‘사를 연(燃)’자를 쓴단다. 육법공양 중 하나로 등을 켜놓았던 풍습에서 시작됐어.”

포교사들은 부처님 진리를 모르는 재가불자들 혹은 불교를 믿지 않는 무종교인들에게 깨달음의 전달자가 되는 게 1차 목표다. 여기에 머물지 않고 더 익히고 수행하고 봉사하면서 진리를 몸으로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단순한 수박 겉핥기가 아니다. 나태주 시인은 ‘풀꽃’에서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라고 했다. 부처님 가르침도 그렇다.

jung1842@daum.net

[1450호 / 2018년 8월 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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