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가불자 중심의 불교개혁을 표방하는 ‘불교개혁행동’이 출범했다. ‘불교개혁행동’은 기존 불교파괴세력이라 비판받던 적폐청산연대 내 불교단체들과 최근 소속사찰과 마찰을 빚고 있는 불광사 신도회 모임이 주축이다.
‘불교개혁행동’은 8월4일 서울 보신각에서 3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출범식과 더불어 집회를 주최했다. 조계종적폐청산연대를 비롯해 불교계 단체 23개가 참여하고 있다고는 밝혔지만 참가 인원이 지난 주 토요일 행사보다 되레 절반가량 줄어 불자들의 공감대가 확장됐다고 보기는 어려웠다.
이들은 출범선언문을 통해 “파계 권력승 집단" "부역자" 운운하며 “파계 권력승들이 다시 발붙이지 못할 때까지 우리의 대열을 흐트러트리지 않고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집회에는 ‘범죄자 ○○ 즉각 구속하라’ ‘교권수호위 해산하고 종단비대위 구성하자’ ‘종회해산’ ‘3원장 퇴진’ 등 원색적이고 과격한 피켓과 구호, 현수막들이 난무했다. 이날 출범식에서는 특정인에 대한 명예훼손은 물론 불교계의 헌법에 해당하는 종헌종법을 경시하는 듯한 발언들도 쏟아졌다.
특히 행사 마무리 발언자로 나선 불광신도회 한 여성불자는 특정 스님을 “도둑놈”으로 비유하는 등 막말을 쏟아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그는 “○○은 불광사 신도를 머슴처럼 부려먹는 것도 모자라 폭력배를 만들고 있다”며 “○○은 승복이 걸맞지 않다. 옷을 벗겨드리겠다”고 소리쳤다. 그러면서 “○○은 더 이상 신도들을 자극해 폭력사태를 조작하지 말라”며 “창건주 자리에서 물러나라. 우리는 도둑놈에게 보시금을 시주할 수 없으며 불광사에 영원히 발을 디디지 못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단식농성을 중단한 77세의 설조 스님도 ‘사부대중에 당부의 말’을 영상을 통해 전했다. 설조 스님은 “적주비구와 은처자들 그리고 무뢰배들이 스스로 물러나 청정교단이 되는 일은 결코 없다”고 했으나 적주비구와 은처자들, 무뢰배들이 누구인지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또 “비법승가, 유사승가에 공양하지 않아야 여법한 승가를 이룰 수 있다”며 “정법구현을 위한 길이 결코 쉬운 것은 아니지만 굴함 없이 부처님 말씀대로 나아가고 나아가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이들은 풍물패와 전광판 차량, 스피커 등을 앞세우고 보신각에서 조계사까지 행진했으며, PD수첩이 의혹을 제기한 내용을 기정사실화한 방송내용을 되풀이해 보여주었다.
한편 이날 행사를 지켜본 종단 관계자는 “이 사람들을 보면 탐진치 삼독을 없애 해탈을 이루려는 붓다의 가르침을 따르려는 사람들인지, 아니면 누군가를 적폐로 규정하고 싹쓸이 하려는 막스 추종자들의 무리인지 모호하다”고 말했다.
조장희 기자 banya@beopbo.com
[1451호 / 2018년 8월 8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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