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성문 스님 하루만에 총무부장 사퇴…총무원 수렁 속으로

기자명 최호승
  • 교계
  • 입력 2018.08.10 17:03
  • 수정 2018.08.10 17:11
  • 호수 1451
  • 댓글 11

8월10일 총무원장에 사표 제출
“역량 부족한 것 같다” 이유로
성문 스님, “총장 복귀 하겠다”
법인 “사표 내는 즉시 효력발생”

성문 스님은 8월10일 오전 10시15분경 서울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4층에서 총무원장 설정 스님과 면담을 갖고 사직서를 제출했다. 8월9일 총무부장 임명장을 받은지 하루 만이다.
성문 스님은 8월10일 오전 10시15분경 서울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4층에서 총무원장 설정 스님과 면담을 갖고 사직서를 제출했다. 8월9일 총무부장 임명장을 받은지 하루 만이다.

조계종 총무부장 성문 스님이 임명 하루 만에 사의를 표명했다. 이에 따라 조계종 총무원의 행정공백은 물론 종단혼란이 가중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성문 스님은 8월10일 오전 10시15분경 서울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4층에서 총무원장 설정 스님과 면담을 갖고 사직서를 제출했다. 총무원장 설정 스님은 이날 성문 스님과 1시간 넘게 대화를 진행하고 사직서를 수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성문 스님은 이후 기자들을 만나 “종단을 좋은 방향으로 이끌고 싶었는데 제 역량이 부족한 것 같아 사의를 표명했다”고 사퇴이유에 짧게 답했다. 그러나 총무부장이 임명 하루 만에 사의를 표명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이 때문에 성문 스님의 사퇴배경과 관련해 다양한 해석들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성문 스님이 현재 종단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상태에서 총무부장직을 맡은 결과라는 지적이 나온다.

총무원장 설정 스님이 8월9일 성문 스님을 총무부장에 전격 임명한 것은 종단에 큰 파장을 몰고 왔다. 앞서 설정 스님은 교구본사주지들을 만나 “8월16일 이전 사퇴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또 조계종 종정 진제 스님도 8월8일 교시를 내려 “총무원장스님의 명예로운 퇴진”을 주문한 상태였다. 따라서 설정 스님이 8월9일 총무원 집행부에 대한 인사를 단행한 것은 본인이 밝힌 사퇴의사를 번복하고, 종정교시조차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때문에 총무원 집행부 내에서도 반발의 움직임이 일었고, 설정 스님은 그동안 자신의 절대 지지그룹으로 분류됐던 중앙종회 종책모임 불교광장과 교구본사주지 등으로부터 외면 받는 결과를 가져왔다.

이런 상황에서 성문 스님이 총무부장을 맡은 것은 누구에게도 쉽게 동의받기 어려운 구조였다. 여기에 불교광장 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성문 스님의 정치적 입지는 좁아질 대로 좁아졌다.

실제 성문 스님은 총무부장에 임명되자마자 종단 안팎에서 거센 비판에 직면해야 했다. 특히 취임 6개월 만에 중앙승가대 총장직을 사임하면서 학사행정의 혼란을 초래한 것에 대한 비판과 함께 1994년과 1998년 종단사태와 관련한 전력이 드러나면서 외부단체들로부터 사퇴압박을 받았다. 종단 내부로부터는 외면 받고 외부로부터는 퇴진 압박을 받는 상황에 내몰렸다. 성문 스님이 하루 만에 총무부장 사퇴를 결심한 결정적인 이유도 이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설정 스님이 혼란한 종단을 안정시킬 구원투수로 여긴 성문 스님의 총무부장 임명은 하루 만에 무산됐다. 이로 인해 종단 혼란이 가중되고 조계종의 위상실추로 이어지고 있다. 무엇보다 사퇴표명 이후 단행한 인사가 실패로 돌아가면서 중앙종회 등 종단 안팎에서 설정 스님을 향한 비판의 움직임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한편 성문 스님은 총무부장 임명에 앞서 중앙승가대 총장과 중앙종회의원직을 사직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총무부장 사직여부와 관계없이 성문 스님은 두 직을 모두 잃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와 관련 성문 스님은 “중앙승가대 총장의 사표수리는 이사회에서 하는 것으로, 사표가 수리되지 않은 상태”라며 “중앙승가대 총장으로 복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승가학원 사무처 관계자는 “교육부 관계자로부터 총장이 사의를 표명하고 사직서를 제출한 것은 그 자체로 효력이 발생한다는 유권해석을 받은 상태”라며 “성문 스님이 총장으로 복귀하기 위해서는 이사회에서 다시 총장선출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성문 스님의 총장 복귀여부를 두고 논란이 예상된다.

최호승 기자 time@beopbo.com

[1451호 / 2018년 8월 15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