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사회노동위원장 혜찬 스님과 노동위원 스님들이 40도를 오르내리는 폭염 속에서 두 무릎을 꿇고 팔과 두 다리를 완전히 접은 채 머리를 조아렸다. 타오르는 태양, 땅에서 올라오는 열기, 도로 위를 달리는 차량들이 내 뿜는 열기와 매연이 가득한 서울 한 복판 거리의 체감온도는 50도에 육박하고 있어, 건강한 성인이라도 10분만 걸으면 숨이 턱턱 막혀왔다. 사회노동위 스님들은 아랑곳 하지 않고 조계사에서 대한문 쌍용차 분향소까지의 1.5km 구간을 오체투지로 이었다. 쌍용차 해고노동자 복직은 물론 양승태 전 대법원장 사법농단의 피해를 입은 노동자들을 위해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 문제를 해결해 달라는 호소였다.
자동차에 걸린 대형 확성기를 통해 전해지는 고음의 울부짖음이 아니었다. 어깨에 멘 작은 스피커를 통해 나직한 목소리로 전해지는 메시지가 전부였다. 2012년 출범당시부터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 문제에 뛰어들었던 사회노동위의 행보를 감안하면, 양승태 전 대법원장을 향한 분노 가득한 대형 현수막 하나쯤 앞세울 만도 한데 그 마저도 없다. 지난 6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이 사안을 풀어내지 못한 데 따른 사회노동위 나름의 참회였던 건 아닐까? 그렇다면 오체투지는 폭염보다 더 뜨거운 열성을 다해 이 문제를 풀어내겠다는 무언의 의지표출일 것이다. 그 열정에 시민들의 힘이 더해지기를 간곡히 청하는 오체투지이기도 하다.
함께 한 이들이 있었다. 한상균 민주노총 전 위원장, 김득중 민주노총 쌍용차 지부장과 쌍용차 해고노동자, KTX여승무원, 전국교직원노동조합회원, 세월호가족협의회 회원, 시민 등 50여명이 동참했다.
승속을 떠난, 승속이 함께 한 그 날, 5보1배 오체투지가 이어 진 길은 도량이었고, 시민광장이었다. 그 곳에서 피어오른 진정성 있는 호소를 시민과 정부가 외면하지는 않을 것이다.
[1451호 / 2018년 8월 15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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