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계(三界, tri-dhātu)란 불교의 우주관이나 세계관의 하나로 중생들의 정신적인 단계나 수행의 정도에 따라 생사윤회를 거듭하면서 살아가는 세계나 장소를 3종으로 나누어 제시한 것이다. 이는 3유(三有)로도 불린다. 즉 3계란 중생들이 자신의 업에 따라 살아가는 세계를 다음과 같이 ⑴욕계(欲界, kāma‐dhātu)･⑵색계(色界, rūpa-dhātu)･⑶무색계(無色界, ārūpa-dhātu)의 3종으로 나눈 것이다.

이 3계 가운데 ⑴욕계는 음욕과 식욕 등의 욕망이 있는 중생들이 살아가는 세계로 ①지옥·②아귀(餓鬼)·③축생(畜生)·④아수라(阿修羅)･⑤인간･⑥천(天)의 6종의 세계로 나뉜다. 이는 6도(六道)로도 불리는데, 이 욕계는 3계 중 최하위의 층을 말한다. ⑵색계는 물질적인 세계의 의미로 음욕과 식욕 등의 2가지 욕망에서는 벗어났지만, 아직 아름다움 등에 좌우되거나 육체의 속박 등 물질적인 제약에서 자유롭지 못한 중생들이 살아가는 세계를 말한다. ⑶무색계는 욕망이나 물질적인 제약으로부터는 벗어났지만, 아직 윤회의 세계를 벗어나지 못한 중생들이 살아가는 높은 정신적인 세계나 경지를 말한다.

또한 이 3계는 불교의 업의 이론과도 긴밀한 관계를 가지는데, 업에 따라 육도를 윤회하는 낮은 단계의 세계와 수행정도에 따라 과보로 가게 되는 높은 단계인 천의 세계로 다양하게 세분화된다. 이러한 설명방식은 초기경전 가운데 ‘기세경’ 등에 제시되는 불교의 우주관과도 밀접한 관련을 가지며, 경전에 따라 달리 설명된다.

이와 관련하여 ⑴욕계의 6종의 세계 가운데 가장 낮은 단계인 지옥은 무간지옥을 포함한 8대 지옥을 말한다. 또한 인간은 4대주 중 남섬주부에 살며, 천의 세계는 ①사왕천(四王天)·②도리천(忉利天)·③야마천(夜摩天)·④도솔천(兜率天)·⑤화락천(化樂天)·⑥타화자재천(他化自在天) 등의 육욕천(六欲天)으로 구성된다. 이 가운데 지옥은 극히 많은 탐욕으로 인해 받는 과보의 세계이고, 타화자재천은 탐욕이 극히 적은 중생이 과보로 받는 세계이다. 이때 업설을 고려하면, 6도 윤회의 세계 가운데 인간계를 제외한 5도는 업의 과보로 받는 세계이고, 인간계에서만 6도 윤회를 벗어날 수 있는 선한 업을 쌓거나 수행을 완성할 수 있는 길이 열려있음에 주목해야만 한다.

또한 ⑵색계는 색천(色天)이나 색계천(色界天)으로도 불리며, 우선 선정(禪定)이 점차 깊어짐에 따라 수행의 경지를 단계적으로 ①초선천(初禪天)·②2선천(二禪天)·③3선천(三禪天)·④4선천(四禪天) 등의 4단계로 나눈다. 아울러 4선(禪)을 닦은 수행자가 사후에 과보로 태어나는 세계를 세부적으로 다음과 같이 나누기도 한다. ①초선천에 속하는 세계로는 범중천(梵衆天)·범보천(梵輔天)·대범천(大梵天) 등의 3범천이 있고, ②2선천에는 소광천(少光天)·무량광천(無量光天)·광음천(光音天) 등 3광천이 있으며, ③3선천에는 소정천(少淨天)·무량정천(無量淨天)·변정천(徧淨天) 등의 3정천이 있다. ④4선천에는 무운천(無雲天)·복생천(福生天)·광과천(廣果天)･무번천(無煩天)·무열천(無熱天)·선현천(善現天)·선견천(善見天)·색구경천(色究竟天) 등의 세계가 있다.

한편 ⑶무색계는 욕계와 색계보다 상위에 위치하는 세계로 물질적인 것이 완전히 사라지고, 수행의 진전에 따른 마음의 활동인 느낌(受)･생각(想)･의지(行)･분별(識) 등만이 존재하는 세계를 말한다. 이 무색계는 단계적으로 ①공무변처(空無邊處)·②식무변처(識無邊處)·③무소유처(無所有處)·④비상비비상처(非想非非想處) 등으로 나뉜다. 결국 3계는 욕망에 지배되어 욕계에 머무르는 6도윤회의 세계로부터 선한 업이나 수행의 진전에 따라 도달하는 무색계의 유정천(=비상비비상처)에 이르기까지 업의 과보에 따른 불교의 세계관을 매우 구체적으로 제시한 것으로 이해된다.

김재권 동국대 연구교수 marineco43@hanmail.net

[1451호 / 2018년 8월 15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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