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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구본사주지스님들 “설정 스님 즉각 퇴진해야”

기자명 최호승
  • 교계
  • 입력 2018.08.14 09:53
  • 수정 2018.08.14 09:57
  • 호수 1452
  • 댓글 13

8월14일 주지협의회 회의 하루 앞두고 입장 표명

종정 교시 무시한 번복 깊은 유감
종단 혼란의 본질은 ‘친자 의혹’
다른 이유 찾는 것은 본질 호도
총무원 집행부 불신임 조치 예고
혼란 가중시키는 승려대회 반대

조계종 총무원장 설정 스님이 “개혁 초석을 만들고 12월31일 퇴진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교구본사주지스님들이 즉각 용퇴할 것을 요구했다. 특히 퇴진 입장 번복에 대해서 깊은 유감을 표명하고 총무원 불신임이라는 강력한 조치도 예고, 8월15일 예정된 교구본사주지협의회 회의의 분위기를 짐작케 했다.

교구본사주지협의회는 8월14일 오전 입장을 발표하고 “(설정 스님은) 종도와 국민을 더 이상 기망해서는 안 된다”며 설정 스님의 달라진 퇴진 입장에 강한 우려를 나타냈다.

교구본사주지협에 따르면 설정 스님은 7월27일 “조속한 시일 내 종단 안정과 화합을 위한 길을 진중히 모색해 진퇴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단서로는 “종도들의 뜻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고 했다. 이후 설정 스님은 8월1일 교구본사주지협과 만나 “8월16일 임시중앙종회 이전 용퇴하겠다”고 밝혔다. 종정스님도 8월8일 교시를 통해 “엄중하고 질서 있는 명예로운 퇴진이 수반되도록 하라”고 종도들에게 요구했다. 조계종 대의기구인 중앙종회도 8월9일 의장단과 상임위원장단 명의로 종정스님 교시 봉대를 천명하고 설정 스님의 용퇴를 요청했다. 중앙신도회 역시 8월10일 “종정 교시에 따라 종단이 더 이상 반목과 질시를 거두고 조속히 정상화되길 청원한다”고 입장을 모았다.

이에 교구본사주지협은 “종정스님 교시는 물론 종도와 국민의 기대에 어긋나는 (설정 스님의)입장 번복은 ‘8월16일 임시중앙종회 이전 용퇴’ 약속을 스스로 깨뜨렸다”며 “어떤 명분으로도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 종단 혼란의 본질은 총무원장스님에게 제기된 친자 의혹을 해명하지 못한 상황에서 비롯됐다”며 “그럼에도 종단 혼란의 이유를 다른 곳에 찾는 것은 본질을 호도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종헌종법 질서를 강조한 교구본사주지협은 조계종 대의기구인 중앙종회와 원로회의를 존중해줄 것을 요구하고 설정 스님의 즉각적인 용퇴를 청했다. 대의기구 결정도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불신임 등 교구본사차원 조치를 언급했다.

교구본사주지협은 “8월16일 예정된 중앙종회와 8월22일 원로회의에서 종도와 국민의 뜻을 담은 의견이 모아지리라 기대한다”면서도 “그러나 총무원장스님이 스스로 약속을 깨드린데 이어 대의마저 무시할 경우 총무원 집행부를 불신임하는 조치들을 취할 것”이라고 공표했다.

이와 함께 8월23일 서울 조계사에서 예고된 승려대회에 대해서는 반대 입장을 재차 분명히 했다. 교구본사주지협은 “종헌종법 테두리 안에서 종단 개혁을 공감하고 동참하는 활동, 의견 개진과 논의는 환영한다”며 “구성원 전체가 동의하지 않는 승려대회는 종헌 질서를 무너뜨리고 혼란을 가중시키는 행위이기 때문이 강력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최호승 기자 time@beopbo.com

[1452호 / 2018년 8월 2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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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교구본사주지협의회 입장 전문.

종도와 국민을 더 이상 기망(欺罔)해서는 안 됩니다

대한불교조계종 교구본사주지협의회는 우리 종단이 이토록 혼란스러운 상황에 이르기까지 종단의 구성원으로서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한 데 대해 송구한 마음입니다. 아울러 총무원장스님을 잘 모시지 못해 종단이 국민과 종도들로부터 큰 불신을 받게 된 데 대해서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지난 7월 27일 총무원장 설정스님은 종도와 국민 앞에 직접 나서 사과의 뜻을 밝히면서 “종도들의 뜻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 조속한 시일 내에 종단의 안정과 화합을 위한 길을 진중히 모색하여 진퇴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문을 발표했습니다.

총무원장 설정스님은 또 “종헌종법 질서를 부정하고, 갈등과 분규라는 과거의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면 우리 종단은 종도와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잃어 회복불능의 상태가 될 것”이라며 “종헌종법 질서를 근간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에 대해 교구본사주지협의회는 지난 8월 1일 뜻을 모아 총무원장 설정스님에게 ‘용퇴’를 건의했으며, 총무원장 설정스님은 본사주지스님들에게 “8월 16일 개최하는 임시중앙종회 이전에 용퇴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종정예하께서도 총무원장스님과 교구본사주지협의회의 이러한 입장에 대해 지난 8일 교시를 통해 “총무원장은 제기된 의혹의 사실유무를 떠나 종단 화합과 안정을 위해 용퇴를 거듭 표명했다”고 평가하고, 종도들에게 “엄중하고 질서 있는 명예로운 퇴진이 동시에 수반되도록 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에 대해 종도의 대의기구인 중앙종회도 지난 9일 의장단과 상임위원장단의 입장을 통해 “종정예하의 교시를 모든 종도들이 봉대하여 받들어야 한다”고 밝히며 총무원장스님의 용퇴를 요청 드렸습니다.

중앙신도회도 10일 입장문을 통해 “종정예하의 교시에 따라 종단이 조속히 정상화되어 더 이상의 반목과 질시를 거두고 원력과 지혜를 모아 주실 것을 청원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총무원장 설정스님은 13일 기자회견을 통해 “혁신위를 새로 발족해 종헌종법을 재정비하고 12월 31일 사퇴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교구본사주지협의회는 깊은 우려와 함께 유감을 표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종정예하의 교시는 물론이고 종도와 국민의 기대를 한 순간에 무너뜨린 입장 번복이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총무원장스님이 ‘8월16일 임시중앙종회 이전 용퇴’ 약속을 스스로 깨뜨린 것은 어떤 명분으로도 납득하기 어려운 일입니다.

현재 겪고 있는 종단 혼란의 본질은 총무원장 설정스님에게 제기된 친자의혹과 이를 해명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종단 혼란의 이유를 다른 곳에서 찾는 것은 본질을 호도하는 것에 불과할 따름입니다. 총무원장스님께서는 이제라도 부디 종단 안정과 화합을 위해 즉각 용퇴하실 것을 정중하게 요청 드립니다.

교구본사주지협의회는 8월 16일로 예정돼 있는 중앙종회와 22일 열릴 예정인 원로회의에서 종도와 국민들의 뜻을 담은 의견이 모아지리라 기대합니다. 그러나 총무원장스님께서 스스로의 약속을 깨뜨린데 이어 종도와 국민들의 뜻마저 무시할 경우, 교구본사주지협의회는 총무원 집행부를 불신임하는 조치들을 취하게 될 것입니다.

또한 종헌종법 테두리 안에서 종단개혁에 대해 공감하고 동참하는 활동이나 의견개진과 논의는 환영하지만, 구성원 전체가 동의하지 않는 승려대회는 종헌질서를 무너뜨리고 종단 혼란을 가중시키는 행위이기 때문에 강력히 반대하는 바입니다.

교구본사주지협의회는 조속한 시일 내에 종단 안정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할 것이며, 종도 여러분들도 교구본사주지협의회와 함께 해주실 것을 당부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불기2562(2018)년 8월 14일
대한불교조계종 교구본사주지협의회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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