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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암정사 회주 원응 스님, 8월15일 원적

  • 교계
  • 입력 2018.08.17 19:30
  • 수정 2018.08.17 20:15
  • 호수 1452
  • 댓글 3

선농일치·사경통선 수행한 선승
8월19일 문도장으로 영결·다비

평생 선농일치(禪農一致)와 사경통선(寫經通禪)으로 정진한 지리산의 선승, 경남 함양 서암정사 회주 원응 스님이 8월15일 원적에 들었다. 세수 84세. 법랍 66세.

8월15일 원적에 든 서암정사 회주 원응 스님.
8월15일 원적에 든 서암정사 회주 원응 스님.

원응 스님은 1935년 2월9일 성주 배씨 상식 거사와 단양 우씨 선이 보살의 차남으로 경북 달성군 옥포면 반송동에서 태어났다. 스님의 모친 우선이 보살은 혼인 뒤 2년이 넘도록 자녀가 없자 인근 비슬산 용연사에서 100일 기도를 올리며 ‘아들 일곱을 낳으면 제일 나은 아이를 부처님께 바칠 것’이라는 원력을 세웠다. 스님의 부친 배상식 거사 또한 불심이 깊어 만공 스님으로부터 진여라는 불명을 받고 향곡 선사 문하에서 여러 안거를 보내기도 했다. 이러한 부모의 신심에서 영향을 받아 원응 스님은 어린 시절부터 ‘이 뭣꼬?’ 화두를 들고 참선을 할 정도로 선근이 깊었다. 서울 중동고교 재학 시절 병가 휴학 중 부친의 권유로 부산 선암사에 주석 중이던 석암 스님의 문하로 출가, 이후 선산 도리사, 금룡사, 해인사 등 제방선원에서 수행정진했다.

세수 27세에 지리산 벽송사에 머물며 하봉 부근 국골토굴에서 3년 결사를 성만한 스님은 벽송사를 중창했을 뿐만 아니라 사찰림 30만 평(약 992,000㎡)가 개인의 손에 넘어가 있는 것을 알고 대법원 승소 판결을 받아 이를 회복하기도 했다.

1970년대 말 원력을 세우고 지리산 자락인 함양에 화엄도량 서암정사 불사를 시작한 스님은 새벽예불로 하루를 시작해 낮에는 밭을 일구고 밤에는 사경을 수행 삼아 정진을 거듭했다. 특히 사경통선(寫經通禪)을 주창한 스님이 1985년부터 15년에 걸쳐 ‘대방광불화엄경’ 80권 전권을 먹사경과 금니사경으로 성만한 불사는 고려시대 이후 최초로 회자된다. ‘화엄경’ 전문 59만8000여자를 4년여에 걸쳐 한 자씩 먹으로 옮겨 적은 후 그 위에 감지를 덧대어 곱게 빻은 금가루를 이용해 다시 붓으로 적은 금니사경에 6년이 걸렸다. 이를 마무리하는데 또 5년이 걸렸다. 작업에 소요된 금은 신도들이 지원했고, 닳은 붓만 60자루에 달했다. 참선을 하면서 적게는 하루 2~3시간씩 많게는 8시간씩 작업을 계속하는 바람에 한때 실명에 가까울 정도로 시력을 잃기도 했다. 완성된 ‘화엄경’은 병풍형 책자로 14~15m 크기의 병풍첩 80권이다. 전체 길이만도 1300m에 이르는 대작이다. 이 금니사경본은 서암정사 사경법보전에 봉안돼 있다.

원응 스님은 서암정사에 주석하며 석암문도회 문장으로 문중의 화합을 이끈 것은 물론 대만, 호주, 중국, 미국 등 국내외를 막론하고 후학들을 제접했다. 어느 날 “어디서 왔다가 어디로 가는고?”라는 질문을 상좌들에게 던지며 한번 일러보라 하신 원응 스님은 임종게를 남기고 광복절이던 8월15일, 세수 84세, 법랍 66세로 원적에 들었다.

스님의 분향소는 함양 서암정사에 마련됐으며 영결 및 다비식은 8월19일 서암정사에서 석암문도회 문도장으로 엄수된다.

다음은 스님의 임종게다.

明明靈源體 밝고 밝은 신령한 근원의 본체는
寂然無所住 고요하여 머무는 바가 없도다.
自體非形色 자체는 형색도 없으니
隨緣萬般解 인연 따라 온갖 것을 알 뿐이니라.

주영미 기자 ez001@beopbo.com

[1452호 / 2018년 8월 2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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