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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계장서 굴러 인대 파열…병원비만 1500만원

  • 상생
  • 입력 2018.08.20 14:02
  • 호수 1452
  • 댓글 0

조계사·화계사·법보신문 이주민돕기 공동캠페인

캄보디아 이주노동자 브로사씨
고향 어머니·조카 3명 부양해
1년여 치료 이어지며 빚 늘어나

무릎 인대 파열로 세 차례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고 있지만 1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치료에도 언제쯤 완치가 될지 기약할 수 없다.
무릎 인대 파열로 세 차례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고 있지만 1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치료에도 언제쯤 완치가 될지 기약할 수 없다.

벌써 3번째 입원이다. 왼 무릎 십자인대 파열로 일을 할 수 없게 된 건 1년이 다 돼간다. 핀제거 수술을 받고 일주일이 넘도록 입원해 있는 캄보디아 이주노동자 브로사(36)씨의 얼굴에 근심이 드리운다. 의사선생님은 완치가 가능하다고 하지만 얼마나 걸릴지는 확답을 받지못했다. 한창 일할 나이에 뚜렷한 직장 없이 병원신세를 지고 있는 날이 길어지자 몸도 마음도 약해져만 간다.

양계장에서 닭을 관리하는 브로사씨는 2015년 한국에 입국했다. 고향에서 요리사 일을 하며 돈을 벌었지만 수입이 일정하지 않았고 그마저도 고정적으로 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한국에 와서 처음 했던 일은 인삼농장에서 파이프를 나르는 일이었다. 충주 인삼농장에서 인삼 심는 비닐하우스를 만드는 일을 했다. 2m이상 되는 파이프를 한번에 15개씩 매고 8개 하우스를 돌며 하루 500개씩 인삼대를 심었다. 그나마 일이 없어 발을 동동 구르는 겨울보다는 나았다.

어머니와 누나의 가족 특히 조카 3명까지 부양하고 있는 브로사씨에게는 일정한 수입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지난해 초 양계장에 일자리를 구했다.

한 달에 2~3번 밤을 새는 일도 있었지만 한국에 온 그 어느 때보다 즐겁게 일 할 수 있었다. 병아리에서부터 성계까지 닭을 기르는 일이 주업무였다. 그렇게 새 일에 적응하던 브로사씨는 사고를 당하고 만다. 작년 8월 농장 2층 닭들에게 모이를 주고 1층으로 내려오다 발을 헛디뎌 계단에서 굴러떨어졌다. 약간의 통증이 있었지만 겉으로 보인 상처가 없어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그리고 일주일 뒤 양계장 단합대회가 열렸다. 축구경기에 참가한 브로사씨는 경기 중 공을 빼앗기 위해 몸싸움을 하다 무릎이 너무 아파 다리를 감싼 채 바닥에 뒹굴렀다.

응급 치료를 하고 근처 병원에 갔지만 병원에서는 조금 더 큰 병원으로 가길 권했다. 십자인대가 파열돼 큰 병원에서 수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당장 수술비가 없던 브로샤씨는 친구들에게 십시일반 돈을 빌려 수술을 했다. 이때 빌린돈만 800만원. 이번 수술비를 합치면 그가 갚아야 할 돈은 약 1500만원이다.

현재 브로사씨는 치료에 전념하고 있다. 가족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무겁지만 다시 일을 하기 위해서는 회복이 최우선이었기 때문이다. 자유롭게 몸을 움직일 수 없는 답답함과 갚아야할 빚에 대한 압박감이 그를 죄어온다.

“예전처럼 닭을 기르며 소박하게 살아가고 싶어요. 완쾌되어 일을 할 수 있다면 더 바랄 것이 없겠습니다”

모금계좌 농협 301-0189-0372-01 (사)일일시호일. 02- 725-7010

조장희 기자 banya@beopbo.com

[1452호 / 2018년 8월 2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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