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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 . 웻산타라자타카 ㉙ 주자카(Jūjaka)의 호사

태자에게 왕국을 물려주기로 결심한 산자야왕

아이들 대신 거액 받은 주자카
궁궐 같은 집에서 극진한 대접
태자 숲속 생활 전해들은 왕은
웻산타라 태자 설득하기로 결심

태국 방콕 불교사원 웻산타라자타카(Vess antarajātaka)에서 주자카의 호사.
태국 방콕 불교사원 웻산타라자타카(Vess antarajātaka)에서 주자카의 호사.

산자야왕이 자신들의 값을 물어보자 손자 잘리(Jāli)가 답했다. “할아버지 저를 풀어주기 위해서는 동전 1000개만 있으면 됩니다. 하지만 칸하지나(Kanhajinā)를 풀어주기 위해서는 모든 것이 100개씩 있어야만 합니다. 100마리의 코끼리와 100마리의 말과 100마리의 소와 100개의 황금동전과 100명의 남자하인과 100명의 여자하인이 있어야 합니다.” 왕이 잘리의 말을 듣고 시종장을 불러서 즉시 주자카에게서 잘리와 칸하지나의 값을 치르게 했다. 또한 왕은 주자카가 아이들의 값으로 받은 재산을 보관할 수 있도록 7층짜리 집을 마련해 주라고 했다.

기대하지 않았던 엄청난 재산을 받게 된 주자카는 너무나 기뻐했다. 그는 젊은 부인 아밋타타파나(Amittatāpanā)가 기다리고 있는 칼링가(Kālinga)국의 둔니윗타(Dunnivittha) 마을로 돌아가는 대신 왕이 준비해준 대궐 같은 집에 머무르며 인생을 즐기기로 했다. 안락하고 화려한 소파에 값비싼 옷을 입고 기대어 앉은 늙은 브라만 사제에게 수많은 여자 하인들은 음식을 해서 올렸다. 쌀밥과 고기와 카레가 끊임없이 올라왔고 주자카는 맛있는 음식을 즐기며 중독되어갔다.

한편 궁궐에서는 궁녀들이 잘리와 칸하지나를 목욕시키고 궁정의 의복으로 아름답게 단장했다. 아이들은 오랜만에 궁궐의 맛있는 음식을 충분히 먹은 후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만나러 갔다. 왕은 잘리를 자신의 무릎 위에 앉혔고 왕비는 칸하지나를 자신의 무릎 위에 앉혔다. 왕이 말했다. “잘리여, 너의 부모님이 숲에서 어떻게 생활했는지 이야기해줄 수 있겠니? 우리는 그들이 잘 지내고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먹을 것은 충분히 있겠지? 혹시 숲에서 곤충과 야생동물들 때문에 고생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잘리가 답했다. “왕이시여, 관심을 가져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희 부모님은 모두 건강하십니다. 곤충도 야생동물도 그분들을 괴롭히지 않습니다. 매일 어머니께서는 저희들을 위해 숲으로 가서 과일과 나무뿌리를 구해 오십니다. 이 때문에 어머니는 조금 야위었습니다. 또한 태양의 열기와 바람에 노출되어서 좀 나이가 들어 보이고 피부가 검어졌습니다.” 잘리는 잠시 멈추고 숨을 깊이 몰아쉰 후 아주 단호한 표정으로 산자야왕에게 말했다. “세상사에서 아버지는 아들을 가장 소중히 여긴다고 합니다. 그런데 왕께서는 태자를 소중히 여기지 않는 것 같습니다. 할아버지께서는 저희 아버지를 사랑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왕은 천천이 과거를 회상하며 잘리에게 말했다. “사랑하는 손자 잘리여, 너의 말이 맞는 것 같구나. 너의 아버지를 쉬위 왕국에서 쫓아낸 것은 나의 잘못이다. 나는 내 아들이 죄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화난 군중들이 너무 심하게 요구했고, 나는 그들의 요구를 거부할 수 없었다.” 그리고 산자야왕은 단단히 결심을 한 듯 단호하게 말했다. “이제 나는 나의 잘못을 알아차렸다. 따라서 나는 나의 모든 칭호와 모든 재산과 모든 권력을 아들에게 물려주도록 하겠다. 너의 아버지인 고귀한 웻산타라 태자가 쉬위 왕국으로 돌아와서 왕위를 물려받게 하겠다.” 잘리가 답했다. “할아버지, 아버지는 제가 왕카산으로 가서 쉬위 왕국으로 돌아가자고 해도 듣지 않을 것입니다. 할아버지께서 직접 가셔서 아버지를 만나시고 아버지의 앞날을 축복해주셔야 합니다.”

황순일 동국대 불교학부 교수 sihwang@dgu.edu

[1452호 / 2018년 8월 2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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