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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색계 4선의 의미

바른 집중으로 감각적 욕망·선하지 못한 업 제거

요가적인 원초적 지관 수행
붓다의 정각과 긴밀한 관계
희비 없는 4선을 성취하면
고통과 쾌락 없는 평온 증득

초기불교에서 색계의 4선(禪)이란 3계(三界, tri-dhātu)의 개념 가운데 욕계의 여러 가지 감각적 욕망이나 선하지 않은 업에서 벗어난 색계의 4단계 선정이나 사후에 수행의 과보로 태어나는 4선천(禪天)을 의미한다. 특히 수행론적으로 욕계는 음욕이나 식욕 등 감각적인 욕망에 따라 일상적으로 영위되는 삶을 의미하는데 반해 색계는 호흡수행 등을 통해 감각적 욕망이나 선하지 않은 업으로부터 벗어난 심리적・내적 경지인 4단계의 선정수행이나 삼매를 의미하게 된다.

색계의 4선은 요가적인 사마타 수행을 기반으로 불교적 수행법으로 확립된 가장 원초적인 형태의 지관수행으로 붓다의 정각과 매우 긴밀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색계의 4선은 무색계의 4선정과 함께 사마타 위주의 선정수행을 제시하는 8선정 중 하나로 설명되기도 한다. 요컨대 초기경전에서 색계의 4선은 붓다의 정각과 긴밀한 가장 원초적인 지관수행법으로 이해하는 방식과 상좌부 전통의 이해방식에 따라 사마타 수행 위주의 8선정 가운데 하나로 해석하는 2가지 방식으로 설명된다.

이와 같이 색계의 4선은 붓다의 정각과 관련해서는 하나의 독립적인 수행법으로 간주된다. 하지만 붓다가 열반에 드는 상황을 자세히 전하고 있는 ‘대반열반경’ 등에서는 색계의 4선과 무색계의 4선정에 가장 깊은 단계로서 멸진정(滅盡定)을 더한 ‘9차제정(九次第定)’의 요소로서 언급된다. 예컨대 ‘붓다는 초선에서 상수멸(=멸진정)까지 단계적으로 각각의 선정에 머무른 후, 다시 그곳에서 초선까지 내려왔다가 다시 초선에서 제4선에 이르러 열반에 들었다’고 한다. 이런 점에서 색계의 4선 등은 이해방식이나 수행전통에 따라 달리 해석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인간은 감각적 욕망 등에 빠지거나 불안이나 우울 등의 여러 심리적 문제에 봉착하기 마련이다. 이러한 감각적 욕망이나 심리적 문제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서는 인간의 내적・외적상황이나 문제를 있는 그대로 알아차리는 지혜와 통찰이 필요하다. 요컨대 심신의 여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외적으로 욕망에 좌우되는 일상적인 감각과 내적으로 어지럽고 산란한 생각이나 마음의 활동을 고요하게 가라앉히는 직접적인 수행이 병행되어야 한다. 사실 이러한 노력의 결과 얻게 되는 심적인 상태나 수행의 경지를 설명한 것이 색계의 4선으로 이해된다.

‘장아함경’에서 붓다는 다음과 같이 설하고 있다. “⑴비구들이여, 바른 집중이란 무엇인가? 모든 감각적 욕망을 버리고, 모든 선하지 못한 것들을 버리고, 비구는 초선을 성취하여 거기에 머문다. 여기에는 대상을 주시함이 있고, 지속적인 고찰이 있으며, 버림에 의한 기쁨과 행복감이 있다. ⑵다음으로 대상을 주시함과 지속적인 고찰이 가라앉고, 내적으로 조용해지고 정신적으로 통합되는 제2선을 성취하여 거기에 머문다. 여기에는 집중에서 생긴 기쁨과 행복감이 있다. ⑶다시 기쁨이 사라지고, 평온과 알아차림과 분명한 이해와 함께 한다. 그리하여 ‘성자들이 평온함과 알아차림을 지니고 행복감을 느낀다’고 한 지복을 체험하면서 제3선을 성취하여 머문다. 또한 ⑷행복감을 떠나고 괴로움도 떠나고, 그 이전에 이미 기쁨과 슬픔을 없애버린 제4선을 성취하여 머문다. 여기에는 고통도 쾌락도 없으며 평온에 의한 알아차림의 청정함이 있다.”

결국 색계의 4선이란 바른 집중을 통해 감각적 욕망과 선하지 못한 업들을 제거한 후, 단계적으로 선정의 요소들을 증득하는 것으로 설명된다. 즉 색계의 4선 가운데 ⑴초선에서는 거친 생각(尋, vittaka), 고찰(伺, vicara), 기쁨(喜, piti), 행복(樂, sukha) 등이, ⑵제2선에서는 기쁨(喜), 행복(樂) 등이, ⑶제3선에서는 행복(樂)이, 그리고 제4선에서는 평온(捨, upekkhā)이 증득된다는 것이다. 사막서 오아시스를 봤을때 느낌이 기쁨이고, 샘물을 마셨을 때 느낌이 행복감이다.

김재권 동국대 연구교수 marineco43@hanmail.net

[1452호 / 2018년 8월 2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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