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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 쌓이면 습관인 것을

기자명 희유 스님

복지관 평가 준비하며 일상 점검
직원들간 힘 되주고 있음 알게 돼
일상 잘 살면 좋은 습관·업 쌓여
아뢰야식 저장돼 깨달음 이룰 것

연일 무더운 날씨가 제법 익숙해진 것인지 34~5도가 이제는 그냥 덥구나 할 수 있게 되었다. 한 창 더울 때는 우리 체온보다도 높은 온도를 경험해서인지도 모르겠다. 이렇게 습관이라는 것은 참으로 무서운 것 같다. 더운 날씨도 반복적으로 지속되다보니 우리 몸이 익숙하여져서 자신의 체온보다 높은 온도에서도 잘 견뎌내는 것을 보면서 습(習)이라는 것을 다시 생각하게 된다.

며칠 전 복지관이 평가를 받았다. 보건복지부는 3년에 한 번씩 전국 복지관 평가를 한다. 서울의 복지관들은 서울형 평가로 대체해 받는다. 삼복더위에도 불구하고 전 직원이 평가 준비를 위해 3년간의 사업을 정리하고 보완해가면서 그동안 한 일을 점검했다. 이 과정에서 일상을 잘 산다는 것이 아주 중요함을 새삼 느끼게 됐다.

일상이 모여 우리들의 습관이 되는 것이 보였고 이것이 보이자 일상을 잘 산다는 것이 매우 중요함이 돌아봐 졌다. 그러면서 자신들이 한 일을 돌아본다는 것 역시 중요하다고 생각됐다. 물론 평소에 일상을 잘 살아가고 있지만 ‘평가’라는 단어에서 오는 중압감이 직원들을 긴장하게 했다. 평가 후 직원들은 서로가 서로의 힘이 되어주고 있음을 알게 돼 좋았다고 한다. 그런 직원들이 이번 평가에 아주 중요한 의미라고 생각한다.

일상을 차곡차곡 살아간다는 것의 중요성, 지금 이 순간, 현재를 잘 살아간다는 것이 중요한 것임을 새삼 느끼는 하루였다. 우리가 수행한다는 것이 이런 것이 아닐까? 일상을 잘살아야 습관도 좋은 습관이 생기는 것이고 이 습관이 쌓여서 자신의 업이 될 테니 말이다. 육근 육식의 습관들이 수행하는 습관으로 잘 쌓여 가면 이것이 우리들의 아뢰야식에 저장이 되어 언제 어느 때에도 수행하는 습관이 발현되고 그러다 보면 윤회의 고리를 끊어내어 깨달음을 이룰 수 있는 것이리라. 일상을 잘 살아야 한다는 것을 새삼느끼면서 늘 어른스님께서 “중은 예불시간과 밥시간만 잘 지켜도 수행 잘하는 것”이라 하신 말씀이 이런 뜻이었을 것이라 짐작해 본다. 예불을 이야기를 하니 새벽종송 중에 이런 구절이 떠오른다.

三界猶如汲井輪(삼계유여급정륜) 百千萬劫歷微塵(백천만겁역미진) 此身不向今生度(차신불향금생도) 更待何生度此身(갱대하생도차신)
삼계윤회 돌고돌음 두레박과 꼭같아서 백천만겁 지내오길 티끌처럼 많이했네. 이번생을 의지해서 깨달음을 못얻으면 어느생에 다시나서 이 몸뚱이 제도하리.
 

희유 스님

그렇다. 백천만겁을 지내오면서 삼계를 돌고 돌아 금생의 이 몸으로 있는 것이니 이생에서 열심히 일상을 차곡차곡 잘 수행 해야 윤회의 고리를 끊을 수 있으리. 비록 나는 복지관에서의 일상을 살아가고 있으나 이런 일상들이 쌓여 가다 보면 복이 되고 이 복이 쌓여 가다 보면 수행이 여여해질 것이고 그러다 보면 언젠가는 윤회의 고리를 끊는 날도 있으리라는 희망을 가져보면서 오늘도 열심히 직원들과 우리 어르신들과의 일상을 쌓아간다.

[1452호 / 2018년 8월 2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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