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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정 스님 “이제 산중으로 돌아가겠다”

  • 교계
  • 입력 2018.08.21 13:38
  • 수정 2018.08.21 18:02
  • 호수 1453
  • 댓글 18

8월21일 총무원장 사퇴 표명
25분간 개인 소회 등 언급해
“청정승가, 개혁 이루고 싶었다”
무분별한 의혹제기 언론 아쉬움
원장 물러나도 의혹 밝히겠다
총무원, 진우 스님 권한대행에
원로회의, 불신임안 안 다룰 듯

설정 스님은 8월21일 오후 1시 서울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4층 로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약 25분간 개인적 소회를 밝혔다. 설정 스님은 “부처님 은혜를 입고 살았던 사람으로서 마지막 여생을 봉사하겠다는 생각으로 총무원에 왔다”며 “부처님 법으로 돌아가 청정승가를 구현하고 개혁하고 싶었기 때문에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총무원장직을 수락했었다”고 밝혔다.
설정 스님은 8월21일 오후 1시 서울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4층 로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약 25분간 개인적 소회를 밝혔다. 설정 스님은 “부처님 은혜를 입고 살았던 사람으로서 마지막 여생을 봉사하겠다는 생각으로 총무원에 왔다”며 “부처님 법으로 돌아가 청정승가를 구현하고 개혁하고 싶었기 때문에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총무원장직을 수락했었다”고 밝혔다. 사진=조장희 기자

조계종 총무원장 설정 스님이 원로회의의 불신임결의안 인준여부를 하루 앞두고 기자회견을 열어 “나는 이제 산중으로 돌아가겠다”고 밝혔다. 사실상 총무원장 사직을 공식화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8월22일 예정된 원로회의에서는 총무원장 불신임 인준안이 다뤄지지 않을 전망이다.

설정 스님은 8월21일 오후 1시 서울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4층 로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약 25분간 개인적 소회를 밝혔다. 설정 스님은 “부처님 은혜를 입고 살았던 사람으로서 마지막 여생을 봉사하겠다는 생각으로 총무원에 왔다”며 “부처님 법으로 돌아가 청정승가를 구현하고 개혁하고 싶었기 때문에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총무원장직을 수락했었다”고 밝혔다.

스님은 한국불교의 현실에 대한 냉정한 비판도 내놨다. 스님은 “(현재 한국불교는) 1700년 역사 속에서 국민들과 고락을 함께해 온 호국불교의 도도한 흐름을 외면하고 금권화, 정치화, 세속화되고 있다”면서 “사부대중 모두가 자신의 삶과 뼈를 깎아내는 대각성과 대참회를 통해 건강한 종단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설정 스님은 25여분간 사퇴 변을 마친 뒤 조계사 대웅전을 들러 부처님을 참배했다.
설정 스님은 25여분간 사퇴 변을 마친 뒤 조계사 대웅전을 들러 부처님을 참배했다. 사진=조장희 기자

스님은 총무원장 사퇴로까지 몰고온 자신의 범계의혹과 관련해 “그런 일이 있었다면 이 자리에 나오지 않았을 것”이라며 “나름대로 일생동안 치열하게 대중과 더불어 많은 대중이 있는 곳에서 생활하며 나를 드러내고 살았다”고 거듭 의혹이 사실이 아님을 강조했다. 스님은 또 “나는 이 일을 밝히는 데 설사 원장이든 아니든 할 것”이라고 밝혀 총무원장에서 사퇴한 이후에도 자신의 결백을 밝히는 데 노력을 기울일 것임을 시사했다.

설정 스님은 일부 언론의 무차별적인 의혹제기에 대해 아쉬움과 서운함을 밝혔다. 스님은 “요새 별의별 의혹이 많이 나온다”며 “MBC PD수첩도 내가 당사자인데, 방송을 하려면 나한테 한마디는 들었어야 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최근 SBS논설위원이 한 방송에서 “유전자검사 결과 설정 스님의 친자로 확인됐다”고 허위내용을 발언한 것에 대해서도 “대체 그게 뭐하는 짓이냐. 소위 논설위원이라는 사람이 (사실 확인도 없이) 그렇게 말할 수 있느냐”며 “한국사회는 거짓 언론에 의해 수많은 사람들이 상처를 입고 있다는 데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고 강하게 성토했다.

설정 스님은 자신이 추진하려 했던 종단 개혁 방안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특히 “스님들이 생활인이 아닌 수행자로 남아 있어야 한다”면서 “참선, 주력, 염불, 봉사가 됐던 무엇이든 그것을 실천해야 한다. 그걸 하지 않는 데서 오는 병폐가 이루 말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때문에 스님은 “우리가 부처님 제자로, 수행자로 거듭 태어날 때 한국불교가 튼튼해지고 건강해 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스님은 또 승려복지와 재정투명화와 관련해서도 긴 시간을 할애했다. 스님은 “삼보정재를 어렵게 여기지 않고 청정하고 투명하게 되지 않고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며 “재정 투명화를 하면 승려복지는 별 문제가 없다. 재정투명화를 위해 함께 노력하고, 방법을 찾는다면 한국불교의 재정은 더 튼튼해지고 건강한 모습을 되찾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총무원 종무원과 수덕사 대중들의 배웅을 받으며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을 떠나 수덕사로 향했다. 몇몇 종무원들은 눈물을 보였다. 사진=조장희 기자
이어 총무원 종무원과 수덕사 대중들의 배웅을 받으며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을 떠나 수덕사로 향했다. 몇몇 종무원들은 눈물을 보였다. 사진=조장희 기자

스님은 자신의 거취와 관련해서도 짧게 언급했다. 스님은 “1994년 개혁종단의 법제위원장으로서 법을 만든 장본인으로서 (불합리한 제도를) 변화시키기 위해 종단에 나왔지만 뜻을 이루지 못하고 산중으로 되돌아가야 되지 않나 생각한다”며 “(이제) 한국불교의 변화와 개혁은 여기 있는 여러 스님들의 몫이 되었다”고 밝혔다. 스님은 또 “근 10개월 동안 수많은 언론의 뭇매를 맞고 대중들의 불신을 받아왔다”면서 “신뢰를 잃은 사람은 일할 수 없다”며 사퇴할 수밖에 없는 심정을 토로했다.

스님은 한국불교를 위한 마지막 당부의 변도 내놓았다. 스님은 “불교의 위대한 진리를 국민들에게 나눠줘서 희망과 용기, 기쁨을 주도록 해야 한다”며 “모든 분들이 다 함께 참여해서 이 위대한 진리를 서로 나눠 갖고 환희하는 시대가 오길 기대한다. 그것이 불교개혁이요, 혁신이다”고 밝혔다.

설정 스님은 25여분간 사퇴 변을 마친 뒤 조계사 대웅전을 들러 부처님을 참배했다. 이어 총무원 종무원과 수덕사 대중들의 배웅을 받으며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을 떠나 수덕사로 향했다. 지난해 11월1일 총무원장에 취임한 설정 스님은 294일 만에 총무원장에서 물러났다.

설정 스님이 총무원장에서 자진사퇴하면서 8월22일 예정된 원로회의도 총무원장 불신임 인준안을 다루지 않을 전망이다. 원로회의 사무처 관계자는 “설정 스님이 자진사퇴하면서 중앙종회의 불신임 결의 효력이 상실됐다고 봐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조계종 총무원은 설정 스님의 사퇴표명 이후 종법에 따라 총무부장 진우 스님이 총무원장 권한대행을 맡게됐다. 조계종은 60일 이내에 차기 총무원장을 선출해야 한다.

권오영 기자 oyemc@beopbo.com
최호승 기자 time@beopbo.com

[1453호 / 2018년 8월 29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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